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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320

데이비드 치데스터의 강연 (2008.5.2) 데이비드 치데스터(David Chidester) 교수가 한국에 왔다 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라는 종교학의 ‘변방’에서 활동하는 학자이지만, 치데스터야말로 현재 종교학의 중심에 있는 학자 중 하나라고 평소부터 생각해왔기에, 참으로 반가운 만남이었다. 마침 내가 그의 서울대 강연 원고의 번역을 맡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아래에 올린다. 치데스터는 이번 한국 강연에 알맞은 주제로 특별히 원고를 썼다. 을 중심으로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한 작업을 소개하고, 서구와 식민지인들의 관계를 분석하는 그런 식의 세계 각지에서의 작업들이 모여서 진정한 ‘세계 종교학’의 이야기를 이룰 수 있다고 제안한다. 물론 이러한 제안에는 한국에서의 작업이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는 그의 기대가 포함되어 있다... 2023. 5. 19.
덴마크 무함마드 만평에 관한 학술행사 (2006.2.17) 요즘 이슬람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덴마크 신문 만평을 둘러싼 분쟁에 대한 심포지엄(The Danish Cartoon Crisis: Perspectives on the Global Controversy)이 있었다. 작년 말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한 만평을 게재한 한 덴마크 신문에 대해 무슬림들이 반발하였고, 그 파장이 덴마크를 넘어 이슬람 국가들에서 반 덴마크 시위가 일어나고 덴마크 외교관이 소환되는 등 아직까지 그 분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종교학과 종교분쟁 연구소가 주체가 되어 현재 진행중인 이 분쟁에 대해 개략적으로나마 스케치를 하고 이슈를 정리하는 자리는 마련한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현재의 이슈 대해 전문가들을 모아 행사를 마련하다니, 역시 우리학교 종교학과는 참 좋은.. 2023. 5. 19.
옛 이스라엘 사람의 눈으로 창세기 1장 읽기 (2006.1.22) 그랜드캐년 대학(Grand Cayon University)에서 마련한 월튼(John Walton) 교수의 강연에 갔다왔다. 대중 강연이라 주로 동네 노인분들이 많이 온 자리였다. 아시아 사람 하나 눈에 띄지 않거니와, 주변에 온통 백발들이었고 그 자리에서 내가 제일 젊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갔던 자리였다. “옛 이스라엘 사람의 눈으로 창세기 1장 읽기” (Reading Genesis 1 with Ancient Eyes). 저술되었던 당시 사람들에게 그 텍스트가 어떻게 이해되는가라는 문제는 그 책 이해에 핵심적이라는 게 당연한 듯하지만, 성서를 읽는 신자들에 있어서는 잘 고려되지 않는 부분이다. 성서는 하느님이 주신 책이고 시대를 뛰어넘어 진리를 전달해 .. 2023. 5. 19.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한 미국인의 발표 (2005.10.31) The ASU Korean Studies Program presents: “Bounded Variation: Music Television and its Aesthetics in South Korea” A lecture by Professor R. Anderson Sutton of the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In celebration of the Tenth Anniversary of the ASU Koren Studies Program Friday, October 28, 2005 3:00 – 4:30 PM Lattie Coor Hall 120 An overview of Korean popular music, with historical back.. 2023. 5. 19.
며칠 전 강연회 (2005.10.10) 유명한 사람이 학교에 왔다.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내가 대학 새내기 때 선배들은 학회란 걸 만들어 후배들을 열심히 모았는데, 나는 뺀질거리는 후배였을 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내가 가지 않았던 역사학회 “커리”엔 분명히 브루스 커밍스의 이 있었을 것이다. 나야 한국 현대사에 관심없이 살았던 사람이라 그냥 집에서 뒹굴대다가 시간 맞추어 쓰레빠 끌고 강연장에 갔지만, 조금이라도 현대사를 아는 사람에게 그를 직접 보는 것은 전율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그를 한국전쟁에 정통한 정치학자 정도로 소개하는 것은 (미국의 맥락에서는 당연한 거지만) 맥빠지는 일이다. 한국 사람에게 그는 일개 학자 이상이다. 1980년대 초에 그는 한반도 분단 정국의 책임이 미국의 외교정.. 2023. 5. 19.
불교라는 학문 대상 (2005.5.26) 어제 참석한 “불교학 형성과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심포지엄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대목은 불교라는 현실의 종교와 불교학의 관계에 대해서였다. 나를 비롯해서 불교에 문외한인 참석자들은 세부적인 논의보다는 다소 추상적인 그런 논의에 우선 눈길을 두기 마련이다. 종교학과 종교의 관계라는, 언제나 논란거리를 남겨두고 있는 그 문제가 불교의 영역에서는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는 관심이 가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불교학의 경우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보면 종교학의 역사는 신학으로부터의 독립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의 내부적 관점에 머물러 있다가, 근대 학문의 탄생과 더불어 외부적 관점을 갖고 다른 종교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종교학이 생겨났다. 기독교의 진리.. 2023. 5. 19.
장신대에서 있었던 학술행사 (2005.5.28) 장신대에서 열린 “20세기 개신교 신앙부흥과 평양 대각성운동”이라는 학술 행사. (관련 기사) 주제가 괜찮았다. 한국에서 일어난 부흥운동에 영향을 끼친 세계 기독교사의 부흥운동들을 조명하면서 비교연구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시간상 6개의 발표 중 2개를 들을 수 있었는데, 주제발표인 “미국 교회 대각성운동과 한국교회의 1907년대 부흥운동의 비교연구 -유사점과 상이점을 중심으로”가 내가 관심 있는 부분이자, 전체 행사의 취지를 보여주는 발표였다. 미국사와 한국 교회사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나로서는 관심이 갔다. 주제 발표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비교 연구라는 이름 하에 미국과 한국 기독교사의 사실들을 죽 열거해놓은 글이다. 미국사 300년과 한국 초기 기독.. 2023. 5. 19.
버스웰 교수의 선불교 강연 (2004.9.11) 로버트 버스웰은 한국 불교 연구로 잘 알려진 미국 학자이다. 미국 내 한국 불교 연구의 좌장이라고나 할까, 영향력이 큰 학자이다. UCLA(이 학교는 미국의 한국학 연구 중심지이다) 한국학과에 있으면서 후배학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 그의 제자가 둘 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것은 모르지만, 다른 곳에도 꽤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는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그는 송광사에서 5년이나 승려로 수행 생활을 한 한국통이기 때문이다. 한국말도 잘 한다. 한국 불교계와 미국 학계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기에 대접을 잘 받는 편이다. 그런 그가 우리학교에 강연을 왔길래 가 보았다. 그는 최근에 “Zen Monastic Experience”(‘선 수행 체험기’ 혹은 '선 수행자.. 2023. 5. 19.
강요된 침묵... 기독교 안의 동성애- 입을 떼다 (2004.6.20) 특별한 기독교 행사에 다녀왔다. 제목부터가 인상적이다. “강요된 침묵... 기독교 안의 동성애- 입을 떼다” 약간은 개인적인 이유에서 간 곳이었다. 발표자 한 분이 잘 아는 선배라서 갔고, 현경이라는 사람을 한 번 보고 싶었다.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의 태도 문제는 솔직히 그 다음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별 생각 없이 갔다가 이런 저런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 이 행사가 한기총의 동성애를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와 한 동성애자 기독교인의 죽음이 계기가 되었음도 행사 후에야 알게 된 내용이다. (행사 내용에 대해서는 오마이뉴스의 기사 후반부를 참조할 것. 참고로, 기사 전반부는 종묘에서 있었던 퀴어 문화 축제에 관한 내용인데, 사실 난 이 행사도 흘깃 보았다. 때마침 내가 종묘 앞을 지나.. 2023. 5. 19.
도심포교당 학술행사 (2004.5.21) 한마음 선원은 지하철 1호선 관악 역에서 내려 서울 방향을 보면 눈에 들어오는, 큼지막한 건물을 가진 초대형 사찰이다. 능인선원과 더불어 대표적인 도심포교당이다. 오늘 그 곳에서 주최하는 국제 학술 행사에 다녀왔다. (http://home.hanmaum.org/conference/kor_main.asp) 그동안 꽤 많은 종교 연구 관련 행사에 다녀보았지만, 오늘처럼 으리으리한 행사는 첨 보았다. 우선, 국제 학술행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엄청난 수의 외국인 불교연구가들을 초빙하였다는 것. 내가 알기로 한명 한명의 외국 학자들을 불러들이는데 엄청난 초빙 비용이 들었다. 포스터와 팜플렛의 디자인이 다르다. 종이질도 끝내주고. 오천원에 굵직한 자료집 두 권을 주고, 깔끔한 쇼핑백에 넣어준다.. 2023. 5. 19.
디지털 세상의 가톨릭 전례 필립 테레사 베르거, , 안선희 옮김 (CLC, 2020). 디지털 예배에 대한 최신 논의를 알기 위해, 정보 습득의 차원에서 집어든 책인데, 이론적으로도 깊이 있게 정리되어 있어 많은 공부가 되었다. 저자는 가톨릭 전례학자로서 디지털로 매개되는 가톨릭 미사가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마치 코로나 이후의 일을 예측이라도 한 듯한 통찰력 있는 견해이다. 그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의 가톨릭이 ‘모인 회중에 대해 과도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 거기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최근(책이 쓰여진 2018년 이전) 프란체스코 교황의 행보가 그의 낙관론의 근거가 된다. 그리고 그가 예측한 대로 2020년 현재 성사의 효력이 디지털로 매개될 수 있다는 입장이 되돌이킬 수.. 2023. 5. 18.
원시문화로 배운 종교학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 , 유기쁨 옮김 (아카넷, 2018). 온갖 사례로 가득한 이 두꺼운 책을 읽으며 행복했다. 이 변태 같은 감정은 무엇일까? 유럽과 세계 각지로부터 수없이 쏟아지는 자료들, 자료의 엄밀성이 확인되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 자료들에 압도당할 때면 생각의 길을 잃고 무엇을 읽어내야 할지 멍해지기 마련이다. (다시 읽으면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를 읽을 때는 확실히 그랬다. 그런데 타일러의 글은 자료의 홍수 속에서도 신기하게도 종교학사를 장식하는 주요 주제들이 도드라져 보이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 특히 애니미즘 서술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번역판의 2권을 읽을 때 황홀감이 극에 달했다. 종교가 없는 민족이 있다는 보고를 논박하면서 종교의 기본적인 정의를 제안하는 애니미즘 이론의 첫 부분은 전.. 2023. 5. 18.
종교에 관한 50가지 오해 존 모리얼 & 타마라 손, , 이종훈 옮김 (휴, 2015). 1. 볼 만한 종교학 책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보통 종교학을 가르치는 일은 종교에 관한 상식과 싸우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상식 차원의 질문에 대해 그 생각의 잘못된 전제를 지적하는 이 책의 형식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질문에 대한 해설도 수준이 높다. 2014년에 저술된 만큼 최신의 학문적 논의도 담겨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수준급 번역자를 만나 2015년에 번역되어 나왔으니 고마운 일이다. 2. 질문을 어떻게 던지는가가 이런 작업의 핵심이다. 이 질문들은 미국의 종교학 교실에서 형성된 것이다. 미국인을 위한 것이다 보니 우리 처지에선 불균형해 보이는 것이 있다. 유대교 내용이 많은 것에 비해 불교를 비롯한 동아시아 종교에 관한 질.. 2023. 5. 18.
미국이 불교에 던지는 질문들 Thomas A. Tweed, The American Encounter with Buddhism: Victorian Culture & the Limits of Dissent (Chapel Hill: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Press, 2000[1992]). 미국의 불교 수용 과정을 다룬, 잘 정리된 책이다.(번역서가 나와 있지만 번역 상태가 좋지 않아 인용하기 힘들다.) 우리는 보통 서양 종교가 아시아에 어떻게 선교되었는가에 대해서 연구하지 그 반대의 경우는 많이 생각해보지 않는다. 미국에 불교가 어떻게 선교되었는가를 다루는 이 책은 그 반대 상황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1. 불교라는 새로운 사상에 19세기말 미국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였는가가 핵심 내용이다.. 2023. 5. 18.
예루살렘에 중첩된 성스러운 폭력 는 종교와 폭력의 근원적 관계라는 저자 필생에 걸친 물음이 낳은 묵직한 책이다. 희생제의적 폭력이 종교의 근저에 놓여 있다는 르네 지라르의 종교 이론이 종교사를 이해하는데 이렇게 절실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책을 통해 납득될 수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기독교 변증으로 가버리는) 원래의 이론가 지라르보다 오히려 저자 제임스 캐럴의 입장이 더 깊이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이다.저자는 성서 전체가 폭력의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전장에서 태어나다시피 한 이슬람의 가르침에서 폭력을 억제하려는 최대한의 노력을 읽어낸다. 이 문제로 평생을 고민한 깊이가 담긴 통찰이다. 꽤 두꺼운 책이고,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긴 역사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을 아우르며 다루기 때문에 범위가 넓지만, 저자의 입장.. 2023.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