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 벌레971 [논문]코로나 시대의 종교와 공간(2021) 코로나 유행이 1년 이상 되었던 시기에 준비한 논문. 불확정적인 시대에 시사적인 글을 쓰다보니 주제가 잘 잡히지 않았다. 애는 썼지만 결론은 평범한 편. 상황의 요청에 의해 써야 하는 글은 쓰기가 쉽지 않다. 초록:한국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종교는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한국 정부는 방역을 위해 비대면 종교 집회를 요청하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독립적 영역이었던 종교 공간에 공적 개입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개신교는 전반적으로 비대면 예배를 수용하였지만,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고수하면서 논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개신교회가 ‘주일성수(主日聖守)’라는 시간적 규범을 공간적 규범으로 변형해가면서까지 대면 예배를 고수한 배경에는, 근대 이후 형성된 건물 중심의 종교문화가 존재했다. 한국 개신교는 .. 2025. 2. 24. [논문]근대 크리스마스의 형성(2024) 크리스마스는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이다. 평소에 관심을 두고 모아둔 자료를 정리하고, 최근에 본 좋은 책을 기반으로 쓴 논문이다. 서양의 크리스마스 역사는 내가 창의적인 주장을 제기할 수 없는 분야이다. 그렇지만 학술적으로 조금도 정리된 내용이 없다는 이유에서, 정리 차원의 논문을 쓰게 되었다. 다음에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방원일, "근대 크리스마스의 형성: 유럽 전통의 메타모포시스", 15권 1집(2024년). 초록:크리스마스는 근대 미국에서 유럽 전통을 조합해서 형성한 ‘만들어진 전통’이다. 이 논문은 크리스마스가 고대 유럽에서 형성된 배경, 근대에 전통의 변형을 통해 재탄생하는 과정, 현대에 상업적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다룬다. 우리는 이 사례.. 2025. 2. 24. 딥시크에게 종교를 묻다 아래 글을 AI로 편집한 버전이다.https://crrc.tistory.com/2810 2025. 2. 23. [책소개] "만남" 관련 인터뷰 2023년 “개신교 선교사와 한국종교의 만남”을 출판한 직후 라디오 방송에서 가졌던 인터뷰이다. 책과 관련된 내용으로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다소 흥분해서 목소리가 들뜨기는 했지만 하고픈 이야기는 대략 전달했다고 기억한다. 연락주신 관계자께 다시 감사드린다.인터뷰는 아래 질문지 내용대로 진행되었다.원음방송 둥근 소리 둥근 이야기>, “달을 가리키다” 코너2023년 9월 6일 (수) 오후 6시 ~ 7시 https://www.youtube.com/watch?v=aqSKBmsDiKw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들어온 지 150년 정도가 됐습니다. 이는 개신교와 한국 종교의 만남이 150년이 되었다는 건데요. 처음 한국에 들어온 개신교 선교사들은 한국 종교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종교로 기록하고 있을까요?최근, 종교.. 2025. 2. 19. [논문]20세기 전반 하얼빈의 종교 지형과 문학적 표상(2023) 방원일, “20세기 전반 하얼빈의 종교 지형과 문학적 표상”, 종교와 문화>> 45(2023).요즘 하얼빈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전에 우연한 계기로 쓴 논문이 하얼빈의 다양한 종교문화에 관한 것이라 생각난 김에 올린다. 하얼빈 이주민의 다양한 종교를 소개하고 관련된 문학 자료를 얹어 구성된 논문. 동북아 역사, 문학, 둘 다 전공이 아니라서 쓸 때 공부는 많이 되었지만 신통치 않은 구석도 있는 글이다. 초록:하얼빈은 1900년 무렵 동서를 잇는 철도 교통의 요지에 러시아에 의해 건설되었다. 정교회 성당을 중심으로 한 유럽식 시가지가 조성되었고, 신속하게 유럽 문화가 전달된 동서교류의 중심지가 되었다. 1920년대에는 중국이 주도권을 행사했고, 중국인을 위한 공자 사당과 불교 사원이 건립되었다. 1932.. 2025. 2. 13. 스미스와 올바른 종교학 조너선 스미스의 학문 세계를 정리할 일이 생겨 읽은 책이 샘 길(Sam Gill)의 올바른 종교학: 조너선 스미스를 바탕으로>(2020)이다. 2017년 스미스가 사망한 이후 그의 학문적 성과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출판된 책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는 수십 년째 스미스와 길의 책을 읽으며 종교학을 공부해 왔던 터라 둘 다 친숙한 학자이다. 그 둘의 대화를 듣는 기분으로 읽은 책이다. 샘 길은 북미 원주민(Native American) 종교 연구자로, 스미스와 전공 분야는 달라도 이론적 관심을 공유하며 작업해 왔다. 예를 들어, 스미스의 꼼꼼한 자료 비평에 자극받아, 원주민 자료가 학자들에게 변용되어 인용되는 방식을 추적한 이야기 따라가기>(Storytracking, 1988)를 저술한 바 있다.스미스의 학.. 2024. 7. 17. 북한산 한 절에서 있었던 만남(1891) 성공회 초기 선교 때 있었던 불교와의 만남 이야기. 성공회 한국선교 기관지인 모닝캄>(Morning Calm) 17호(1891.11.)에 실린 글이다. 훗날 강화도 선교를 개척한 워너(L. O. Warner)가 북한산성 일대를 여행하다가 한 절에서 숙박한 체험을 담은 글이다. 성공회 선교사들은 한국 종교, 특히 불교에 대한 태도에서 다른 개신교와는 차이를 보인다고 느꼈는데, 이 글에서 그러한 면모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그의 글에서 한국종교에 관한 언급이 세 번 나오는데, 그중 그가 절에 하룻밤 묵으며 승려들과 교류한 대목이 가장 흥미롭다. 글의 일부이다. 워너(L. O. Warner), “불교 사원에서 보낸 하룻밤”(A Night in a Buddhist Monastery)원문은 아래 링크의 5-9쪽.. 2024. 7. 12. 벨 부부의 삼막사 휴양 벨 부부가 1895년, 1896년에 여름 휴양지로 간 곳은 관악산(삼성산) 삼막사였다. 서양인의 바캉스 개념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적용되었다. 그들이 초기에 택한 휴양 장소가 절이었기에 선교사와 불교의 흥미로운 만남이 시작되었다. 다음은 유진 벨의 기록이다. 다음 긴 기록에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그들은 템플스테이가 아니라 휴양을 간 것이다. 자신들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막대한 준비물을 가져갔고, 한국인 짐꾼과 하인이 동반되었다. (2)절을 선교사 숙소로 개조하기 위해 꽤 품을 들었다. 가람 훼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어떻게 개조했는지는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3)절은 종교공간이 아니라 휴양지였다. 거기서 행해지는 예불/우상숭배는 휴식에 방해되는 일일 뿐. 그래도 묘한 공존이 이루어.. 2024. 7. 1. 벨 부부의 크리스마스(1896, 1897) 유벤 벨, 로티 벨의 편지에는 1890년대 선교사들의 크리스마스에 관한 디테일이 담겨 있다. 19세기 말 미국에서 새로운 풍속으로 정착된 크리스마스를 한국에 어떻게 들여왔는지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고받은 것들, 물건의 정확한 의미는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 자세한 목록만으로도 만족이다. 유진 벨, 고영자 & 이은상 옮김, 유진 벨 선교 편지: 1895~1897> (보고사, 2022).유진 벨의 1896년 크리스마스 기록 1897.1.2.모두들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기를 바란다. 우리도 잘 보냈다. 우리는 난생 처음으로 산타클로스 노릇을 하고, 헨리를 위한 스타킹에 이것저것 작은 것들을 넘었다. 나는 로티에게 식당에서 쓸 걸이용 캠프와 몇 개 작은 것들을 선물했다. 로티는 내게 새 옷 한 벌.. 2024. 7. 1. 로티 벨, 선교 편지 중에서 로티 벨, 고영자&이은상 옮김, 로티 벨 선교 편지: 1895~1897> (보고사, 2022). 로티 벨은 1901년 젊은 나이에 사망하여 활동이 많지 않은 인물이지만, 편지를 통해 정착하던 때의 이야기를 상세히 남겨주었다. 1. 식생활 적응 문제. 선교사 부인들이 한국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로티 벨은 그래도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보이지만,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불결함에 놀라는 대목이 자주 있는데, 음식 문제도 이와 연결된다. 1895.5.26.많은 선교사 부인들이 한국 음식은 먹지 않으려고 하지만, 저는 그걸 먹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들의 친구가 되려면 음식 먹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2024. 6. 29. 유진벨, 선교 편지 중에서 유진 벨, 고영자 & 이은상 옮김, (보고사, 2022). 전남 선교를 개척한 남장로교 선교사 유진 벨, 로티 벨 부부의 서한이 번역되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놓는다. 1. 유진 벨이 처음 와서 서울 거처에서 열심히 한 일 중 하나는 텃밭 가꾸기였다. 평범한 장면이지만 두 가지 생각이 든다. (1)상관 없는 생각. 낯선 품종의 목록을 보니, 토착화라는 선교에 대한 비유가 떠오른다. 선교는 씨앗(복음)을 가져와 낯선 토양(타국 문화)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라는 비유. 의도치 않았지만 유진 벨이 처음 한 노력은 토착화였다. (2)낯선 품종의 목록은 서구식 식생활을 유지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류대영이 말한 ‘사막의 오아시스’에 거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895.4.2.. 2024. 6. 29. [책]메타모포시스의 현장 이 책은 종교, 전력망, 헝가리에서 볼 수 있는 변화를 설명한다. 묘한 조합이다. 상관 없어 보이는 세 전공자가 한 사업단에 속해 있기에 만들어진 조합이다. 나는 책의 1부(1-4장)에서 그간 혼합현상(syncretism)에 관해 써온 글들을 정리했다. 종교는 만나 섞여서 변화한다. 정체성을 중시하는 신학에서는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종교사에서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만남이다. 나는 신크레티즘이라는 다소 어려워 보이는 말에 끌려 학자들의 논의를 추적해왔다. 결론은 종교학에서 혼합현상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례영역에서 혼합의 역동성이 발휘된다, 정도의 간단한 내용이지만 일단은 여기까지 일단락하고 다음 공부를 준비하려 한다. 제1부 종교의 메타모포시스 1장 종교의 혼합과 변형 2장 혼합주의 담론의 .. 2023. 9. 7. [책]개신교 선교사와 한국종교의 만남 박사논문을 책으로 정리해서 내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 속이 시원하다. 아래의 글은 책소개를 요청받아 "대학지성"에 기고한 내용이다. http://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43 한국종교가 종교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 대학지성 In&Out ■ 책을 말하다_ 『개신교 선교사와 한국종교의 만남』 (방원일 지음, 소명출판, 306쪽, 2023.07) 우리는 만남이 잦은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www.unipress.co.kr 한국종교가 종교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우리는 만남이 잦은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2023. 9. 6. 바빌론 강가에서 부른 귀향 노래 “바빌론 강가에서”(Rivers of Babylon)는 디스코 그룹 보니엠(Boney M.)이 불러 잘 알려진 노래이다. 그런데 이 노래를 둘러싼 의미의 껍질을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만만치 않은 종교적 가치가 이 문화적 상품 안에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여건이 된다면 보니엠의 노래를 플레이해서 장중한 인트로와 더불어 글을 읽어주시면 좋겠다. 1. 우리 대부분에게 이 노래는 옛날 팝송의 하나이다. 노래 첫 구절을 우리 귀에 들리는 대로 변형해서 “다들 이불 개고 밥 먹어”[By the rivers of Babylon]라고 장난치는 데서 보이듯이(몬더그린mondegreen이라고 부른다), 단박에 의미가 통하지는 않는 영어 노래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 팝송이 미국 노래가 아니라는 사실은 유념할 필요가 있.. 2023. 7. 16. 우리 일상에서 되살려진 애니미즘 애니미즘animism이라는 단어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의 대표적인 용어이긴 하지만, 그의 학문적 의도는 잘 잊힌 채 부정적인 의미만 강조되어 원시민족(교회에서 흔히 말하는 미전도 종족)의 종교라는 멸칭으로 사용되는가 하면, 현대 생태학에서는 긍정적 의미로 되살려지고 있는 용어이다. 설명의 실마리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이 용어의 고전적 의미부터 생태학적 의미까지 완벽하게 설명해준다. 글쓴이의 삶이 배어 있기에 가능한 설명임을 읽는 내내 느끼게 된다. 1부에선 타일러 의 번역자 유기쁨이 고전적 이론으로서의 애니미즘을 설명해준다. 이론적 논의에서 거의 항상 무시되어 오는 타일러의 입장에서 그의 문제의식을 상세히 알려준다. 물론 진화론적 도식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던 그의 한계가 무엇인지.. 2023. 7. 16. 이전 1 2 3 4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