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캐서린 벨) 1
다음 글의 일부를 대략 번역한 것이다. 글의 첫 부분.
Catherine Bell, “Performance,” <Critical Terms for Religious Studie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8), 205-208.
학자들은 종교적 활동을 말할 때 여러 용어를 사용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전례(liturgy), 예배(worship), 의례(ritual), 그리고 최근에는 퍼포먼스(performance)라는 용어가 있다. 이러한 용어들은 각기 다른 관점과 가정을 반영하지만, 의식적인 형식성과 전통성을 특징으로 하는 의례적 행위가 종교의 주요 측면이며 종교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초점이라는 전제를 공유한다. 그러나 계몽주의 이후 대부분의 종교 이론은 이러한 행위가 감정적, 교리적, 혹은 공동체적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종교의 인지적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종교학은 인류학, 역사학, 심리학과 같은 다른 학문 분야와 마찬가지로 종교를 실제로 "하는 것"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의례(ritual)"라는 용어는 종교 활동에 거의 보편적인 구조를 제안하며 신앙 고백적 관점을 넘어서는 시도를 선도했지만, 몇 가지 비판을 받았다. 주요 비판으로는 사고와 행동을 이분화하는 데 오래 공모해 왔다는 점, 상징적 의도성을 일방적으로 부여한 점, 그리고 거의 모든 것을 일종의 의례로 간주하는 "지구화" 경향 등이 있다(Bell 1992; Asad 1993; Goody 1977).
이에 반해 "퍼포먼스(performance)"라는 용어는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고 종교적 활동을 보다 인간 행위의 측면으로 충실하게 탐구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퍼포먼스라는 언어에 대한 관심은 다면적이고 실험적이며 때로는 매우 독특한 성격을 띠었다. 합의가 이루어진 부분도 일부 있지만, 체계적인 방향이나 평가는 거의 없는 상태다. 실제로 퍼포먼스만을 강조하는 접근은 점차 "의례화(ritualization)"나 "의례적 실천(ritual practice)"과 같은 더 넓은 용어들과 함께 사용되는 방향으로 후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론적 방향들은 모두 행동을 행동 자체로 다루려는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며, 이를 "퍼포먼스 접근(performance approaches)"으로 묶을 수 있다. 또한 이들 접근법은 이질적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일관성과 역동성을 갖추어 오늘날 종교 연구의 근본적인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퍼포먼스라는 용어는 기본적으로 모호성을 내포한다. 이 명사의 가장 오래된 의미는 특정 행동(특히 명령이나 약속)의 성취나 실행을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퍼포먼스는 연극이나 음악 연주와 같이 대본이나 악보를 실행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의 용법에서는 행위자나 예술가의 활동 자체가 가장 중요한 차원이 되는 사건 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행동의 완료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다양한 의미를 통해 종교학에서는 퍼포먼스 언어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교회 예배와 같이 사전에 존재하는 대본을 실행하는 것을 강조하거나, 예배의 정신이나 질과 같이 과정 중인 행위의 명백히 비대본적인 차원을 강조한다. 대본 실행이라는 전통적인 의례 관점은 의례 활동이 전통적으로 이해되어 온 방식을 포착하지만, 의례 행동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후자의 관점은 현재 접근에서 중요한 관심사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용어 사용은 다양하고 모호하다. 따라서 의례 퍼포먼스나 예배 퍼포먼스를 말할 때 이는 확립된 행동 규범을 전통 지향적으로 실행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춘 행위 지향적 관점을 의미할 수도 있으며, 또는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할 수도 있다.
퍼포먼스 개념은 1960년대 후반에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당시 몇몇 저명한 사회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의례 연구에서 사고/행동 또는 마음/몸의 이분법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러한 용어를 채택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으로는 빅터 터너(Victor Turner)의 "사회적 드라마(social drama)"라는 과정적 형태로 의례를 묘사한 민족지적 설명, J.L. 오스틴(J.L. Austin)의 "수행적 발화(performative utterances)"에 관한 언어 이론, 그리고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의 "사회적 상호작용" 시나리오 분석이 포함된다. 이러한 일반적인 방향은 스탠리 탐비아(Stanley Tambiah)와 클리퍼드 기어츠(Clifford Geertz)의 작업에서 더욱 확대되었다. 탐비아는 행동이 사고와 대조될 때 발생하는 평가 절하를 바로잡기 위해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췄으며, 기어츠는 의례가 게임, 드라마 또는 "텍스트 앙상블"과 비슷해지는 방식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 "흐릿한 장르(blurred genres)" 해석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리처드 셰크너(Richard Schechner)는 인류학과 연극에 관한 저술을 통해 의례, 퍼포먼스 아트 실험, 그리고 표현적 신체 움직임의 문화를 넘어선 차원 사이에 연결점을 톡톡 튀게 제시했다. 뒤이어서 퍼포먼스 개념이 인문학과 사회과학이라는 이원화된 학문 분야를 재통합할 수 있는 개념적이고 방법론적인 "돌파구"라는 열정적인 제안들이 등장했다.
이 새로운 방법들은 용어 자체의 모호성을 반성하면서도, 퍼포먼스 언어를 활용하여 해독 분석에서 표준화된 텍스트 구조를 넘어서서 행동을 행동 자체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는 분석 과정에서 행동을 다른 것으로 번역하는 일 없이, 사회적 행동에서 임시적이고 본능적이며 수행적인 논리를 이해하려는 도전이었다. 마셜 살린스(Marshall Sahlins), 셰리 B. 오트너(Sherry B. Ortner),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와 같은 저명한 ‘실천’ 이론가들도 퍼포먼스 용어를 직접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관심을 공유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효과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내재적 역동성을 설명하며, 인간 활동에서 탐험과 협상의 차원, 즉 모든 사회적 행동의 미시정치 속 권력 작용에 더 확실히 초점을 맞췄다. 여기서 권력은 단순히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위신이나 인간 세계를 일관되게 하고 유지 가능하게 하는 실재의 모델(models of reality)을 확실히 지배하려는 관심을 말한다.
특히 종교학 분야에서 퍼포먼스 언어는 종교적 활동을 단순히 분석할 텍스트로 보거나 이미 존재하는 이념을 실행하는 물리적 행위로 간주하려는 학문적 경향에 반대하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폴 리쾨르(Paul Ricoeur)가 1971년에 의미 있는 행동을 분석하기 위한 텍스트 은유를 제안했지만, 종교학에서도 곧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행동에 대한 텍스트 은유와 그 은유가 암시하는 특정한 해독 실천을 넘어서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나타났다. 근 목표는 인간 활동의 본질에 더 충실한 분석 방향을 찾거나, 적어도 텍스트 학자의 해석적 입장과 의제를 덜 반영하는 방향이었다. 따라서 앞서 언급된 학제 간 발전은 종교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종교학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시작된 전례 전통의 주요 변화에서도 또 다른 영향을 받았다. 더 개방적인 형태의 공동체 퍼포먼스를 실험한 전례 실험들은 종교 활동을 교리, 신념, 전통이라는 '대본'을 실행하는 행위로 보는 관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의례 활동의 차원을 강조했다. 특히 이전 관점에서는 의례 변화의 역동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친숙한 의례 관행을 재설계하려는 프로젝트들은 미국인 다수의 형식적인 종교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었다. 퍼포먼스라는 용어는 현대 종교 실천에서 이러한 변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변화를 정당화하는 새로운 근거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였다(Bell 1997).
이러한 발전의 영향을 받아 종교학에서 퍼포먼스에 대한 저작이 매우 다양하게 저술되었다. 예를 들어 토마스 F. 드라이버(Thomas F. Driver, 1991)와 테오도르 제닝스(Theodore Jennings, 1982)의 연구는 각각 목회적 강조와 철학적 강조를 가진 신학 중심의 접근법을 보여준다. 종교사 분야에서는 조너선 Z. 스미스(Jonathan Z. Smith)가 전통적인 텍스트를 재해석하며 의례의 현상학적 형태보다 의례가 발생한 정확한 역사적-정치적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브루스 링컨(Bruce Lincoln)의 보다 인류학적인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결론이다(Smith 1982, 53-65, 90-101; Lincoln 1989, 53-74). 또 다른 관점에서는 르네 지라르(Rene Girard, 1977)의 의례적 희생양 이론이나 발터 부르케르트(Walter Burkert, 1996)의 희생의 생물학적 기원에 관한 연구가 심리학, 민속학, 문학, 사회생물학을 종교와 문명의 거대 종합으로 엮어내며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나 케임브리지 신화-의례 학파를 떠올리게 한다.
로널드 L. 그라임즈(Ronald L. Grimes)는 1982년 <의례 연구의 출발>(Beginnings in Ritual Studies)의 출판으로 의례 연구를 독립된 학문 분야로 정립하려는 기초를 마련했다. 이후 설립된 Journal of Ritual Studies는 의례 퍼포먼스에 대한 다학문적 접근을 특히 장려하며 미학적 혹은 생물학적 분석을 문화적, 정치적, 전례적 분석과 함께 제시했다. 1980년대 초반 이후 학제 간 접근이 점점 일반화되었지만, 퍼포먼스와 같은 새로운 주제가 이러한 변화를 선도했는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나타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도 두 가지가 모두 작용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방법론적 다양성의 수용은 새로운 그룹들을 폭넓은 대화에 참여시켰다. 예를 들어 전례 연구는 위에서 설명한 이론적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되었고, 의례를 공동체 갱신을 위한 주요 매체로 설명하기 시작하며 신학, 성서 연구 및 전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Collins 1981; Collins and Powers 1983; Kelleher 1993). 실제로 퍼포먼스 용어가 종교학에 미친 영향은 행동을 텍스트로 보는 관점에서 텍스트를 활동으로 보는 관점으로 완전히 변화시킨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때로는 종교의 다양한 측면에 퍼포먼스 접근법을 적용하려는 열의에 온건한 접근이 밀려나는 듯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행위를 수행하는 행위자의 선행 인지 능력에 초점을 맞춘 몇몇 준언어(paralinguistic) 모델들이 등장하여 일부 형태의 퍼포먼스 이론에 반대하고 있다(Staal 1989; Lawson and McCauley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