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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만남83

주술의가 되었던 탐험가, 카베사 카베사 데 바카(Alvar Núñez Cabeza de Vaca)는 스페인 원정대의 일원으로 아메리카 탐험에 참여하였다가 1528년 지금의 플로리다 지역에 난파당한 사람이다. 그 이후 8년 동안 그는 북미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는 북미 원주민들의 무리의 도움을 받아 생존할 수 있었으며, 그들과 어울려 지금의 뉴멕시코 지역까지 걸어서 이동하였고, 결국 멕시코 지역에서 스페인 원정대를 만나 돌아오게 된다.(그가 여행한 지역에 대해서는 아래의 지도를 클릭해서 확인해볼 것) 그는 거의 원주민 사회의 일원이 되다시피 생활하면서 경험한 일을 후에 책(Naugragios)으로 출판하는데, 이 책은 유럽에서 여행기로 인기를 끌어왔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당시의 문화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로 가치를 갖는다... 2023. 6. 1.
초기 한국 천주교 자료의 엑소시즘 영화 를 보다가 이전에 메모해 둔 한국 자료들을 떠올렸다. 20세기초 천주교 자료에서 봐둔 귀신 쫓는 이야기였는데, 이번에 보니 자료의 구체적인 장면들이 영화의 엑소시즘 장면과 겹쳐지는 것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공식적인 엑소시즘의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루어진 ‘귀신과의 만남’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아래 자료에서 나온 축귀들이 교구에 제대로 보고되고 또 인가를 받아 행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았으리라고 짐작해본다. 또한 아래 사례들에는 서구 엑소시즘의 전형을 닮은 부분과 한국의 전통적인 귀신 개념이 혼재되어 있어서 주의 깊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평신도의 차원에서 이들은 엄연한 천주교 축귀로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다. (1) 1906년.. 2023. 5. 30.
초기 개신교의 전보 이미지 지금 읽고 있는 자료에서 ‘전보’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바람에 어제 글에 이어서 다시 전보에 관련된 내용을 메모해 둔다. 자료는 한국 최초의 감리교 신학자로 일컬어지는 최병헌의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항목을 참조할 것)이다. 책은 1912년에 출판되었지만 내용은 1907년에 에 연재했던 것이니 1907년 글로 보아도 무방하다.이 책은 개신교인과 전통 종교들의 대표자들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화는 주로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에 집중되어 있다. 이 내용은 유학을 공부했던 저자 최병헌이 기독교인으로 되기까지의 내적인 고민들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형식은 대화이지만 사실상 고리타분한 유교를 벗어나 기독교를 받아들일 것을 강권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기독교 입장에서 유교를 공격하는 맥락에서 아래 인용.. 2023. 5. 30.
바울의 아레오바고 법정 연설 조너선 스미스는 기독교와 다른 전통의 만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텍스트는 신약성서 중에서 누가의 아레오바고 법정 이야기(사도행전 17:16-34)와 고린도전서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19세기 선교사들의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나는 그 지적이 타당한 것임을 여러 번 느끼고 있다. 오늘 음미하고 싶은 것은 사도행전 17장이다.(고린도전서에 대한 스미스의 글에 대해서는 이글을 참고할 것)바울은 아테네에 선교 여행을 갔을 때 “온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차 있는 것을 보고 격분”하였지만, 아레오바고 법정에 서서는 다음과 같이 차분히 연설을 시작한다. 바울이 아레오바고 법정 가운데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종교심이 많습니다. 내가 다니면서, 여러분.. 2023. 5. 29.
중국인의 절에 대한 개신교 선교사들의 태도 우리나라 개신교계에서 절하는 것은 이단적인 행위로 취급된다. 몇 해 전 강남대학교 교양학부 이찬수 교수가 해임된 것은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절을 올린 것이 문제가 되어서였다고 알고 있다. 종교 상징 앞에서 절하는 행위를 예의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우상숭배 행위라는 일컫는 공고한 담론이 형성되어 있다. 문상(問喪)에서도 개신교인의 절은 금지된다. 사자의 영정은 우상으로 해석되기에 절하는 대신 국화꽃을 사용하는 관행이 정착되었으리라. “절하기=우상숭배”라는 신학은 한국적 상황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양 선교사들의 중국 이미지를 분석한 책을 보면서 그것이 중국 선교 상황에서 발생한 담론임을 알 수 있었다. 라인더스(Eric Reinders)의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2023. 5. 29.
정길당 이야기 우리나라 기독교사에 정길당이라는 미스테리한 여인이 있었다. 개항한 지 얼마 안 되는 1900년 언저리에 그녀의 행적들은 참 낯설다. 이 특이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다.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그녀 이야기를 좀 정리해 본다. 정길당에 대해서는 이만열의 “한말 러시아 정교의 전파와 그 교폐 문제,” (기독교문사, 1987)가 유일한 연구이지 않을까싶다. 이 논문은 정길당 사건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전후 사정을 당시 문헌을 토대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논문에서 사용된 이상의 자료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더 이상의 연구는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정길당(貞吉堂)의 아버지는 1860년대에 러시아에 입국하였다고 한다. 정길당은 러시아에서 태어.. 2023. 5. 29.
과달루페의 성모 멕시코 테페약 언덕에 나타난 과달루페의 성모(Lady of Guadalupe)는 멕시코 가톨릭을 넘어서 멕시코 자체를 대표하는 종교 상징이다. 과달루페 성모에 대해서 우리말 자료도 다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장황한 설명은 생략할 수 있다. 우선, 어떠한 기적이 일어났는지 가톨릭 교회의 자료를 통해 보자. 성모께서 요한 디에고라는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은 한 아즈텍인(원명은 쿠아틀라테우악: 독수리 같이 말하는 사람이라는 뜻)에게 발현하신 것은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한 지 꼭 10년 후인 1531년의 일이었다. 영세 후 날이 갈수록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던 요한 디에고는 12월 9일, 지금의 멕시코시티 근방에 있는 프란치스코 수도원 성당의 미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테페약 산을 넘고 있었다. 그날 따라 이른 새벽.. 2023. 5. 29.
인디언 성녀, 카테리 테카크위타 카테리 테카크위타(Kateri Tekakwitha) 북미 원주민의 기독교에 관한 책을 읽다가 낯선 성인 하나를 만나 그 내용을 정리해 본다. 인디언 전통과 천주교 전통이 어떻게 결합하였는가라는 쟁점이 흥미롭고, 한 명의 인디언 성인을 배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부분도 흥미롭다. 결국에는 북미 원주민에 대한 바티칸의 정치적 배려에 의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북미 지역을 방문하기 몇 년 전에 복녀로 인정받게 된다. 1650년대 예수회는 이로쿼이 인 선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1667년 테카크위타라는 이름의 소녀에게 세례를 주게 된다. 이 인디언 이름은 다양하게 해석된다. “그녀는 손으로 민다,” “길을 더듬어 걷는 이,” “열심히 일하는 여자,” “가지런히 정리하는 이,” 등. 이 소녀는 세.. 2023. 5. 27.
휴런 인들에게 기독교는 처음에... 유럽인들이 처음 북미 대륙에 진출한 17세기, 예수회 선교사들의 기록에서 몇몇 에피소드를 발췌해본다. 옛날에 “뉴 프랑스”라고 불리던 지역, 지금의 캐나다 온타리오, 퀘벡, 미국의 메인 주에 해당하는 북아메리카 북동쪽 지역에서 활동한 기록이다. 정치적으로 프랑스가 지배하던 지역이었는데, 예수회가 그 지역 원주민(휴런족, 이로쿼이족, 알곤킨족, 몬태냐족 등)에게 선교하는 과정에서 남긴 기록들이다. 휴런 인들은 예수회 주거지에서 우연히 본 똑딱시계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시계의 기계적인 움직임과 소리 때문에 그들은 시계를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하루의 대장”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신부들은 시계의 기계적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진한 원주민에 대해 점잔을 빼며 우월감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 2023. 5. 27.
첫 출발의 설레임, 그 오버 1860년에 일본인 사절이 미국 방문을 했을 때, 그들이 남긴 기록에는 처음으로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설렘과 두려움이 담겨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여행기를 분석한 마사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바다에 있을 때 거의 모든 여행자들은 배의 위치가 변함에 따라 감격했던 것 같다. 이것은 매일 기록되어 여행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여러 일기에서 배의 위도와 경도를 표시하는 부호에 날씨나 기온에 대한 간단한 언급이 덧붙여진 것이 그 날에 대한 기록 내용을 구성한다. Masao Miyoshi,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9), 100-1. 이어서 마사오는 배 안에서의 흥분이 역사적으로 섬 밖으로 지평을 넓혀본 적이 없는 일본인들이 느끼는 흥분이라고 설명.. 2023. 5. 22.
선교사들의 종교 이론에 관한 발표 발표: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사대회의 성취이론에 관한 재고”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주제발표(2010년 5월 1일, 새문안교회) 한국에서 활동한 북미 선교사들의 타종교에 대한 태도는 ‘성취론fulfillment theory’(다른 종교에도 기독교적 계시의 신학이 존재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기독교 진리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으로 설명되곤 한다. 안선생님의 발표는 이에 대한 반론의 성격을 지닌다. 엄밀한 의미에서 성취이론은 1910년 에딘버러 선교사대회 제4위원회에서 채택된 것으로, 북미 선교사들의 신학적 입장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발표의 요지이다. 대신 그들의 입장은 종교하강설(원시유일신론)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 나는 기본적으로 성취론이라는 명명으로 선교사의 타종교관을 정리하곤 하던 기.. 2023. 5. 19.
전씨 아주머니 이야기 한국 무당과 여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인류학자 로렐 켄달(Laurel Kendall)의 최근 글은 한국 무속과 종교 정의의 관계 문제를 제기한다.[Laurel Kendall, "Korean Shamans and Defining 'Religion': A View from the Grass Roots," in Jacob K. Olupona (ed.), (London: Routledge, 2004).] 켄달이 전해주는 전씨 아주머니(Auntie Chun)의 이야기, 이것이 글의 중심적인 소재이다. 신앙이라고 하는 것은 도덕적이고 보편적이고 덕을 강조하지만, 무속은 그런 식으로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요. 이건 무당의 지위 때문이에요. 별로 배우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기적(miracle)은 무당에게 많이 일어나죠.. 2023. 5. 17.
카베사 데 베카 읽기 호세 라바사의 다음 책은 서구인들이 아메리카와의 초기 만남에서 남긴 자료들의 식민지적 글쓰기를 분석한 것이다. 그 중에서 카베사 데 바카의 글을 다룬 1장을 읽었다. 카베사 데 바카의 글에 대해서는 전에 정리한 적이 있다.(주술의가 되었던 탐험가, 카베사) 여기서 로 약칭되는 카베사의 글은 우리나라에서 (숲, 2005)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 José Rabasa, (Durham: Duke University Press, 2000). 라바사의 논지는 카베사의 기록이 그간 낭만적인 쪽으로 신비화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원주민에 대한 동정적 시선이 담긴 텍스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텍스트의 기본적인 구도는 스페인이 추구한 이른바 ‘평화로운 정복’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텍스트는 카베사가 .. 2023. 5. 16.
토도로프가 분석한 아메리카 타자와의 만남 식민지 타자와의 만남을 다루는 고전, 츠베탕 토도로프의 (New York: Harper & Row, 1984)을 읽다가 메모를 남김. 토도로프의 책은 우리나라에 여러 권 소개되었고, 이 책도 우리나라 어디에선가 번역이 진행 중인 것 같다. 주제상 필요해서 읽고 있는 책이긴 하지만, 글쟁이로서의 토도로프의 능력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치밀한 분석 끝에 멋들어진 문장으로 마무리하는 능력도 일품이거니와, 아메리카 정복을 다루는 이 책의 내용을 정복, 사랑(!), 지식이라는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중첩된 세 영역을 통해 풀어나가는 센스는, 논문을 쓰면서 머리가 굳어버린 나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것이다. 정복과 사랑과 지식은, 연애 사업에 있어서도 기묘하게 중첩되어 있는 영역들 아닌가! 멋지다. 전반적인.. 2023. 5. 16.
19세기 프랑스 선교사들의 한국 종교 서술 개항 이전 천주교 선교사들은 박해의 와중에서, 조선 민중들 사이에 숨어서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다른 서구 관찰자들과는 한국인들을 경험한 ‘깊이’가 달랐다. 그래서인지 종교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천주교 선교사들의 기록에서 그냥 지나치기 힘든, 정곡을 찌르는 관찰들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초기에 활동한 이들 중에서 종교에 대한 기록은 프티니콜라(Petitnicolas)와 다블뤼(Daveluy)가 본국에 보낸 서한 및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하 두 사람 자료는, 조현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2)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대충 뭉뚱그려 말하면, 프티니콜라는 조선에는 종교가 없다, 다블뤼는 지고한 존재에 대한 막연한 신앙이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종교의 있고 없음으로 단순히 정리될 수.. 2023.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