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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만남83

첩을 버려야 함 복수(複數) 결혼의 사회 분위기에서 살아오던 개종자들은 유럽식 핵가족을 따라가기 위해 한 명이나 그 이상의 부인이나 남편을 버리도록 요구받았다. 오랫동안 표준이었던 결혼 제도 내에 살아가다가 갑자기 결혼 관계로부터 배제되어버리고 살아갈 방도도 막막했던 수많은 여성들과 그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을지를 물어본 역사가들은 거의 없었다. (George E. Tinker, Missionary Conquest, p.26.) 북미 인디언 선교 초기의 상황이다.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기독교 선교 초기에 겹쳐지는 장면이 있다. 1895년 감리교회에서는 첩을 둔 교인을 제명시키며, '남녀를 막론하고 복혼 관계자는 감리교회에 입교하거나 재적할 수 없다는 결의를 표명'했다. 장로교회에서도 1896년 이 문제를 놓.. 2023. 4. 20.
큰 신이 우세하다니까 성당으로 가는 수밖에 언젠가 읽은 종교인류학 책에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었다. 어느 부족에서 현지조사를 하는 인류학자가 있었다. 그는 그 부족의 전통 의학, 다시 말해 무의(巫醫)의 치병의 효과를 굳게 믿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열병에 걸렸다. 며칠을 앓고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도 그는 부족의 무당을 만나서 부족 전통의 치병 의례를 치루어야 한다고 우겼다. 그는 겨우겨우 무당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를 본 무당은 뜻밖에도 대번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빨리 자동차 불러서 도시에 있는 병원으로 가라고... 그렇게 해서 인류학자는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이다. 언뜻 들으면 허무 개그처럼 들리겠지만, 나에겐 묘한 감동을 준 이야기였다. 자신이 연구하는 전통에 대한 미련할 정도의 신뢰가 일단 감동적이다. 종교인류학 교과서.. 2023. 4. 20.
백발천사, 도포자락 휘날리며 흔히 쓰는 과장법 중의 하나가 “누구 할아버지가 와도”이다. 잠시 검색해봐도 많은 용례들이 나온다. IMF가 아니라 IMF 할아버지가 와도 펠레가 아니라 펠레 할아버지가 와도 박근혜가 아니라 박근혜 할아버지가 와도 이 때의 할아버지는 단순히 혈연적인 관계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고유한 한국인의 종교 체험에는 할아버지와의 만남이 많다. 산신령, 신선, 옥황상제, 단군 할아버지, 천지신명, 그리고 한울님으로 불리는 이까지, 할아버지들이다. 할아버지는 우리의 전통적인 보호신격의 모습이다. 그래서 내 생각에 누구의 할아버지라는 표현은 누구의 보호신령이라는 의미를 함축하는 듯 싶다. 그래서 다음 사례에서 기독교 천사의 이미지가 어느 한국인에게는 할아버지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은 인상적이다. 나는 기독교 천사 .. 2023. 4. 19.
[교우론], 우리는 우정을 통해서 만났다 영화 에는 남미 오지에 들어간 선교사와 원주민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장면이 있다. 타자와 타자의 만남, 그 서먹한 관계는 무엇을 통하여 이루어 졌을까? 처음에 양쪽은 물끄러미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영화의 선교사는 피리를 꺼내 들더니 불기 시작하였다. 피리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퍼지고, 경계하며 떨어져 있던 원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것이 선교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 장면이 매우 그럴듯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선교에 있어 공통 분모의 설정이 얼마나 중요하며 극적인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눈을 돌려 동양과 기독교의 첫 만남을 바라보자.(여기서 처음이라는 말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 2023. 4. 19.
초기 감리교인 노병선의 전도문서 노병선은 초기 감리교인으로, 배재학당을 졸업학고 웹웟청년회, 정동교회 전도사 등으로 주요한 활동을 하였으나, 1910년 이후로는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이지 않았다.(노병선 항목 참고) 그는 (1897)이라는 전도 책자를 저술하였다. 짧은 분량이지만 전형적인 전도문서 성격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꽤 진솔하게 담았다는 인상을 준다. 그가 나라를 위해 고민하다가 기독교를 찾게 된 과정도 나타난다. 왜 멀쩡한 미국 사람들이 이 나라에 와서 이러는지 궁금했다는 것은 바로 그가 품었던 질문일 것이다. 이 솔직한 책에서 그의 개성이 드러난 대목을 메모해둔다. -그는 기독교를 동서의 도를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대저 도에 근원은 하늘로부 난 것이니, 어찌 서양 하늘과 동양 하늘이 다르다고 하겠는가.” 그가 하느님/하.. 2023. 4. 17.
신 명칭에 관한 뮐러와 선교사의 논쟁 Max Muller, "Interminable Question," 9 (1881): 228-33. PDF: Muller_China_Review_1881.pdf 이 글은 시리즈에 포함된 제임스 레그의 중국 고전 번역에서 상제(上帝, Shang-ti)의 번역으로 "God"이 사용된 것에 항의하는 중국 개신교 선교사들의 서한에 막스 뮐러가 답변한 내용이다.선교사들의 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평무사해야 할 번역서에 레그의 개인적 의견인 ‘상제=God’에 입각한 번역이 이루어져 문제가 많음. 이 번역서의 영향력 때문에 중국에 대한 왜곡된 이해로 선교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 뮐러는 레그를 두둔하는 답변을 한다. 그의 기본적인 입장은 중국 고전의 제(帝)나 상제(上帝)는 영어의 하느님(God)에 해당한다는 .. 2023. 4. 16.
레그, 기독교와의 관계에서 본 유교 Legge, James, Confucianism in Relation to Christianity [A paper read before the missionary conference in Shanghai, on May 11th, 1877] (Shanghai: Kelly & Walsh, 1877). 파일: Legge_Confucianism_to_Xianity.pdf 선교사 출신의 중국학자 제임스 레그가 중국 선교회에서 발표한 글. 짧지만 레그의 신학적 태도가 잘 요약되어 있으며, 선교사들 사이에서 큰 논쟁이 되었던 발표였다. 이 글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지라드로(Norman Girardot)의 책 의 218-227을 볼 것. 전후 상황 및 선교사들의 논란에 대해서는 210-218, 227-234를 볼 것... 2023. 4. 16.
세계종교의회에 참석한 윤치호 윤치호가 1893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와 “세계종교의회”에 참석하고 남긴 기록이 있어 옮겨보았다. 그의 일기 중에서 13번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세계종교의회(Parliament of Religions)는 처음으로 세계 종교들의 대표자들이 모인 자리로, 초기 종교학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이 회합이 갖는 독특한 의미는 에릭 샤프의 (한울, 1986), 179-81에 서술되어 있는데, 샤프는 이 의회가 “종교학에 일면 자극이 되었고 또 일면으로는 위험한 것이기도 했다”고 평가한다. 윤치호의 생각은 이 행사를 바라보는 미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1893년이면 1888년에 미국에 건너간 윤치호가 밴더빌트 대학을 졸업한 후 에모리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 2023. 4. 16.
강이천이라는 유생과 정감록과 천주교 1797년(정조21년)에 “바다[海浪]에서 도적이 온다”는 말을 퍼뜨려 처벌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는 강이천(姜彛天)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사전을 찾아보면 고증학적인 연구를 한 유생이라고 나와 있기도 하고 처형된 가톨릭 교인이라고 나와 있기도 하다. 그러나 , , 그리고 당시 재판 기록인 (推案及鞫案) 등의 자료들을 통해 추적해 본 그의 세계관은 상당히 다채롭다. [내가 직접 자료를 본 것은 아니고 일본 친구의 도움으로 내용을 소개받은 논문, 鈴木信昭의 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다.] 내가 보기에 강이천은 긴즈부르그의 책 에 나오는 메노키오 노인과도 같은 인물이다. 백승종이 이름지은 조선후기 ‘불만지식인’들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성격을 가지는데, 지식인과 민중적 상상력의 경계 지점에 위치하면서 그 둘을 종합한.. 2023. 4. 16.
최병헌, "삼인문답" 최병헌, "삼인문답(1)", (1900. 3. 21) 최병헌, "삼인문답(2)", (1900. 3. 28) 기독교 전도인이 유학자 둘과 나눈 가상 대화 형식의 글이다. 유학과의 대화를 통해 기독교를 소개하고 전도하는 내용이다. 최병현은 이후 이런 대화 형식을 발전시켜 1907년에 "성산유람긔"를 연재하고 1909년에 을 출판하게 된다. 2020. 11. 12.
번하이슬, "다른 종교와 이단들" Charles F. Bernheisel, “Meeting other Religions and Heresies,” KMF 10-4 (1914, April), 105-108. 재림교회(유대인의 율법주의를 계승한 자들), 여호와의 증인(천년왕국) 천도교: 이곳만의 독특한 이단. 살아있는 예수를 예배한다고 주장. 몰몬교와의 유사성(땅에서 파낸 돌에 영감, 성경 이용, 현세에 대한 욕심[조상숭배, 제사]을 경전에 보완) 2020. 1. 23.
불입천국 황성신문 1899년 4월 14일 기사 "불입천교" 2015. 4. 6.
불교인에게 전도한 일(1897) “불교인에게 전도한 일”, 《조선그리스도인회보》(1897년 8월 25일)“불교인에게 전도한 일(속)”, 《조선그리스도인회보》(1897년 9월 1일) 2014. 3. 14.
노블 부인의 굿 묘사 노블 부인이 참관한 굿 장면. 선교사는 몸의 감각을 통해 무교문화와 만났다. 노블의 경우 가장 중요한 감각은 청각이었다. 징과 북의 소음, 이것은 대부분의 선교사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감각 내용이기도 했다. 1897. 3. 7. …… 마당 한가운데에 깔아놓은 돗자리 위에는 중년의 여자 무당(women sorcerers) 세 명이 앉아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커다란 심벌즈를 맞부딪쳤고, 나머지 두 사람은 머리를 흔들며 커다란 놋쇠 북[징]을 각자 두드렸고, 가끔씩 이상한 주문을 중얼거렸다. 우리가 그곳을 나가려 할 무렵, 아주 기묘한 형상--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귀신(evil spirit)의 모습에 가까운 모습--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는데, 검은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린 젊은 여성으로 이마에서는 땀이 흐.. 2010. 11. 1.
노블 부인의 홍제동 나들이 참 괜찮은 자료가 번역되었다. 노블 부인의 일기. 원문으로는 크리스마스 관련 내용만 찾아보았는데, 번역본을 통해 적지 않은 종교 관련 자료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다음의 ‘소풍’ 이야기는 홍제동의 보도각 백불에 간 내용이다. 절하는 모습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인상적인 기록. 1894. 5. 26. 해리스 양과 버스티드 박사 그리고 아서와 나는 서울 북문 외곽에 불상(Buddhist image)이 있는 곳으로 소풍을 다녀왔다. 해리스 양과 나는 가마를 탔고 아서와 버스티드는 걸어서 갔다. 점심은 싸 가지고 갔다. 오랜만의 원행길이라 즐거웠다. 우리가 본 불상은 바위를 깎아 만든 큰 조각상으로, 흰 칠이 되어 있었다. 높이는 6미터 정도로, 동양 불상의 전형적인 자세를 하고 있었다. 굉장한 예술 작품이었.. 2010.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