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독교사자료/만남83

"개종과 혼합을 넘어" Lindenfeld, D., & Richardson, M. (Eds.). (2011). Beyond Conversion and Syncretism: Indigenous Encounters with Missionary Christianity, 1800-2000. New York: Berghahn Books, Introduction. 토착민들이 외부 기독교 선교사의 세계 내 유입에 반응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편집된 책. 저자들은 종교 간의 만남(cross-religious meeting)이나 종교적 상호작용을 다루는 이론적 모델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인류학에서 이 주제의 논의는 혼합현상과 개종에 집중되어 왔는데, 이러한 기존의 논의의 틀을 뛰어넘겠다는 야심이 보이는 제목이다. 편집된 책이 흔히 .. 2023. 5. 14.
코마로프, "선교사와 똑딱 시계" 먼지 덮인 옛 독서 메모를 정리하다. 식민주의와 기독교선교에 관한 대표적인 학자 코마로프의 다음 논문을 요약한 것. Jean Comaroff, “Missionaries and Mechanical Clocks: An Essay on Religion and History in South Africa,” 71-1 (Jan., 1991): 1-17. 여기 나오는 사례들은 몇 년 후 나온 주저서, 에 잘 소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마로프의 책을 읽을 때 느낀 것은 서구의 물질문명이 소개되는 것과 기독교 선교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세심하게 분석하는 대목이 압권이라는 것이었다. 장 코마로프의 이 글에서도 그런 분석이 잘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똑딱 시계, 거울, 수로 등의 새로운 물질이 남아프리카 인들에게 .. 2023. 5. 10.
채필근, 박형룡, 백낙준의 비교종교, 한국 종교 채필근의 책에 대한 느낌은 전에 잠깐 이야기한 적이 있다. (책이라는 물질과 학문) 동시대를 살면서 반대되는 신학을 전개했던 채필근과 박형룡. 한쪽은 온건하고 다른 쪽은 우격다짐이다. 한쪽은 곤궁한 말년을 보냈고, 다른 쪽은 권력의 자리에 있었다. (비교)종교학에 대한 이 둘의 차이 역시 선명하다. “참종교는 기독교”를 외치는 박형룡의 목소리는 현재 대다수 개신교인들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여기에 채필근과 박형룡의 글은 모아 두었다. 여기에 교회사가 백낙준에 대한 메모도 덧붙인다. 앞부분에 등장하는 짧은 서술에 불과하지만, 개신교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 고유전통에 대한 생각을 형성하고 또 대표하는 글로서 중요하다. 백낙준의 글은 여기에 파일로 첨부한다. 신학자들 중에서 종교학에 대해 가장 많은 지식을 갖고 .. 2023. 5. 10.
19세기 말 선교와 사진 선교사 사진을 다룬 다음 논문(첨부파일)에서 필요한 부분을 요약하였다. 논문 중에서 시기별로 자료 유형을 세분하여 정리한 부분이 유용하다. Kathryn T. Long, ""Cameras 'never lie'": The Role of Photography in Telling the Story of American Evangelical Missions," Church History 72-4 (Dec., 2003): 820-851. 논문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겠다: "1851년부터 1870년에 이르는 사진 기술의 향상은 근대 미국 선교의 발흥과 더불어 일어났다. 그리고 사진과 개신교 선교는 둘 다 대략 1870년부터 1차 세계 대전 이전에 이르는 동일한 시기에 성숙하게 되.. 2023. 5. 10.
동묘의 똑딱시계(?) "여행객은 이곳저곳에서 수호신의 형상을 종이에 그려 내부에 걸어놓은 작은 오두막을 보게 된다. 벽에는 한글과 한자로 적힌 기도문이 적혀 있는데, 그 내용은 “1년 360날 모든 아픔과 질병, 불운에서 구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하는 것이다. 간간이 더 커다란 건물이 보이는데, 그것은 아마도 어떤 유명한 전사를 기리고자 세운 것일 것이다. 건물 안에서는 아마도 쏘아보는 눈을 하고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수염을 기르고 의자에 도전적인 자세로 앉아있는, 붉은색과 금빛으로 칠한 신격화된 전사의 형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숭배자들이 헌물로 바친 아주 이상한 물건들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오래된 칼이 그곳을 지키려는 듯이 보이는 반면에, 워터베리 시계(Waterbury clock)가 .. 2023. 5. 2.
헌의 종교론 박규태, (아카넷, 2015). 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 고이즈미 야쿠모)는 생애 자체로 이목을 끄는 인물이다. 일본에 애정을 가진 미국인으로 끝내는 일본에 동화되어 일본 가정을 꾸리고 일본인으로 죽은 인물, 일본 문화의 전반을 뛰어난 영어 문장으로 전달한 저술가, 그래서 일본인으로부터 “어떤 일본인보다도 일본을 더 잘 이해한 예술가”라는 찬사를 들었던 인물. 여기에 박규태 선생은 그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 저술한 방대한 글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가 ‘종교’ 이해임을 보여줌으로써 매력을 한층 높여 놓았다. 중요한 인용과 통찰로 가득한 책에서 몇몇 대목만 옮겨 놓는다. “스피리추얼리즘(심령술), 범신론, 진화론, 휴머니즘, 낭만주의가 뒤범벅된 복합적인 세계관을 가졌던 헌”(134) 라프카.. 2023. 5. 2.
차라리 기독교인이 없는 지옥으로 가겠다 신대륙에서 스페인 식민지배자들이 원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비인간적 행위를 고발한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 신부의 소책자가 (북스페인, 2007, 아쉽게도 현재 절판 중)로 번역되어 있다. 자극적인 것에 단련된 현대 독자들에게도 섬뜩한 내용들로 가득한 책이다. 아메리카 각 지역에서 얼마나 죽였고 어떻게 죽였는지에 대한 정보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그 디테일들은 여기 옮기기 싫을 정도로 끔찍하다. (더 끔찍한 건 책 중간을 읽다가 내가 졸았다는 것. 끔찍한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다 지쳐버린 걸까? 잔인함에 무감각해져버린 내 자신에 놀란 순간이었다.) 국내 번역본에서 약간 궁금했던 것은 이 책을 유명하게 해준 도판을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아마 역자가 사용한 원본에 도판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후대의 판본을 .. 2023. 4. 30.
십자가를 목에 건 귀신 한 무당의 진술에서 기독교와 관련을 가진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어 기록해둔다. 예수쟁이가 끼면 굿이 잘 되지 않는 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어도, 이처럼 신자(혹은 예비 성직자)가 귀신으로 나타나는 예는 처음 들어보았다. 귀신이 영특해저서 종교인[무당]을 갖고 노는 것이지요. 아마 어설프게 기도하는 무당이 이 귀신들을 떼려고 한다면 실패했을 것입니다.……또 다른 남자 귀신은 십자가를 목에 건 귀신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귀신이 마지막까지 잘 안 나갔습니다. 세 시간 동안 저와 씨름했습니다. 왜 당신은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십자가를 목에 걸고 종교인의 수행을 하다가 죽었냐고 물으니 사랑하는 여인을 결국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자살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의 꿈에 계속 나타나고 십자가를 목에.. 2023. 4. 28.
모르겠소, 할 수 없소, 망하겠소, 놉시다 타일러의 잔존물survival 개념이 한국에서도 활용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읽은 된 선교사 헐버트의 1900년 글에서 특이한 주장을 만났다. 고유 신앙과 불교의 결합은 이해할 만한데, 불교의 외피 아래 흐르는 한국 고유 신앙의 정신을 네 한국어 표현으로 포착한 것은 일단 기발하다. 한국 고유의 귀신론demonology은 불교와 결합해서, 서로를 분별해내기 힘든 복합적 종교composite religion를 형성하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불교의 형식 아래 네 근본적인 흐름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신비주의, 운명론fatalism, 염세주의pessimism, 정적주의quietism이다. 이것들이 한국인의 정서에 내재해 있음은 그들이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통해 알 수 있다. “모르겠소”(I don'.. 2023. 4. 27.
크루소의 종교 소설 는 1719년에 출판되었다. 맥그레인은 이 소설에 나타난 타자와의 만남의 양상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크루소의 경우에 그와 타자 사이에 가로놓인 것은 19세기 진화론적 인류학의 경우처럼 시간이 아니라 종교이다. 역사적 시간이 아니라 지리적 종교가, 직선적 시간이 아니라 공간적 종교가 가로놓인 것이다. 크루소의 외딴 섬은 기독교적인 지리 내에 위치한다. 지구 표면은 무엇보다도 기독교적 관심의 모눈이라는 위도와 경도 아래 존재한다.…… 크루소가 보기에 ‘야만인’들은 벌거벗었고 자신은 옷을 입었다. 그들은 벌거벗었고 그는 총으로 무장했다. 그들은 벌거벗었고 그는 영혼에 기독교로 무장하였다. 타자는 원시인(primitive)이 아니라 야만인(savage)이다. 기독교적인, 종교적인 인식 내에서 타자가 출.. 2023. 4. 27.
겐테가 본 한국종교(2) 19세기말, 20세기초 서양인들의 종교묘사는 서울에 변변한 종교건물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대표적인 예는 비숍) 겐테도 그러한 예를 따라 서술을 시작하였다. 약간 차이가 있다면 원구단을 본 자신의 관찰을 집어넣은 것.(원구단의 기능에 대해서는 문묘(文廟)와 헛갈린 것 같다.) 이상하게도 조선의 수도에는 절이 없다. 다른 아시아 지역, 완전히 문명화되었거나 어설프게 개화된 세상 어디에서도 전례가 없는 사실일 것이다. 궁궐이 있고 수십만명이 사는 거대한 수도에서 한두 종교는 신봉할 만한데, 사찰이 없다니 신기할 따름이다.……서울의 중심 황제의 궁궐 한가운데에는 유일하게 사찰 지붕이 하나 눈에 띄었다. 조선 관료들의 모범이 되는 중국 현자들의 제사를 모시는, 베이징의 거대한 사원을 소박하게 모방해 지은 .. 2023. 4. 27.
겐테가 본 한국종교(1) 독일 기자 지그프리트 겐테(Siegfried Genthe)는 1901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였고, 그가 취재한 기록은 1901년 10월~1902년 11월에 에 연재되었다. 이 내용이 그의 사후에 책으로 발간된 것은 1905년이었다. 우리나라에는 다음 책으로 매우 깔끔하게 번역되어 있다. 지그프리트 겐테, 권영경 옮김, (책과함께, 2007). 짧은 기간 한국에 있었지만 그의 관찰력은 상당히 날카롭다고 생각된다. 사실 종교만큼 날카로운 관찰의 힘이 무뎌지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전통적인 사유의 습관의 힘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영역이기에, 이전 관찰자들의 기록을 답습하지 않기가 힘든 게 종교에 대한 이야기이다. 겐테의 경우에도 이전 관찰자들과 동일한 관찰 대상에 대한 기록을 남긴 것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 2023. 4. 27.
장터에서 하는 선교 복음이 전해지는 곳: 시장에는 자신의 물건을 멍석 위에 펼쳐놓은 채 주위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서 있는 사람도 있다. 그는 무언가 말할 거리가 있으며, 또 화술도 대단한 사람처럼 보인다.……그는 성경과 소책자 뭉치를 갖고 있는 권서전도사이거나 선교사다.……모든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엇갈리는 장터에서 이것은 매우 이상한 일로 보일 것이다. 장터에서는 누구나 가능하다면 최대의 이익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 명의 사람들이 처음으로 복음에 관해 듣게 되는 곳은 바로 이러한 장터에서이다. (제이콥 로버트 무스, 문무홍 외 옮김, [푸른역사, 2008], 202.) 몇달 전에 “초기 선교사들의 전도활동과 장시”라는 발표를 들었다. 19세기 말에 장시는 전국의 상품 유통을 이어주는 공간인 동시에 문화.. 2023. 4. 26.
그리피스의 일본종교 서술중에서 메모 그리피스(Griffis, William Elliot)는 서양인들의 한국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을 저술한 목사이다.(위키 항목) 그는 일본에서 집필활동을 하였는데, 그의 주전공영역은 한국이라기보다는 일본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한국 이해는 일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즉 서구인으로서 일본이라는 동양국가를 이해할 때 적용되었던 이해의 틀이 한국에 적용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에서 찾아본 몇 구절들. 이 책은 한국에 대한 저술들이 나온 이후 집필된 것이어서 한국에 대한 이해가 일본 이해에 영향을 준 것인지, 일본 이해가 한국에 영향을 준 것인지를 따지는 것은 좀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Griffis, William Elliot, T.. 2023. 4. 26.
<효경> 16장에 대한 레그의 주석 의 제16장(의 경우. 에서는 17장에 해당된다)인 ‘응감장’(感應章)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우리말 번역은 김덕균 역주, (문사철, 2008)을 따랐다. 子曰, 昔者明王, 事父孝, 故事天明. 事母孝, 故事地察. 長幼順, 故上下治. 天地明察, 神明彰矣. 공자가 말했다. “옛날에 명철한 왕은 아버지를 섬김에 효를 다했다. 그러므로 하늘을 섬기는 것도 분명하였다. 어머니를 섬김에 효를 다했다. 그러므로 땅을 섬김에도 밝게 하였다. 어른과 어린이의 질서를 잘 지켰다. 그러므로 상하가 잘 다스려졌다. 하늘과 땅이 밝고 밝으면 귀신이 감응하여 잘 드러난다.” 1879년에 종교학의 시작을 알리는 전집인 (The Sacred Books of the East) 시리즈가 막스 뮐러의 기획 아래 출간되기 시작되었다. 이.. 2023.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