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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_스미스8

"자리 잡기" 번역 출간 [2023년 현재 이 책은 절판되어 서점에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드디어 조너선 스미스의 가 로 번역되어 나왔다. 올해 초에는 이 책의 마무리 작업 때문에 온통 신경을 썼다. 블로그도 쉬어야 할 정도로. 이런 작업을 ‘일상’적으로 하는 출판사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내용은 보도 자료로 작성한 글이다. 현대 종교학계의 큰 별, 조너선 스미스 종교학이라는 학문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학과로서 정착하게 된 데에는 엘리아데라는 큰 학자의 덕이 크다. 그가 타계한 지 한 세대가 되어가는 지금, 엘리아데의 지적 울타리 안에 있는 대다수의 종교학 연구자들은 어떤 의미에서든 엘리아데의 '자식들'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이 엘리아데의 자식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엘리아데의 지적인 유산을 어떻게.. 2023. 6. 2.
의례에 대한 알짜 사실들 조너선 스미스의 ‘의례 이론’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다음 글을 골랐다. Jonathan Z. Smith, "The Bare Facts of Ritual,"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2). 이하의 내용은 이 글에서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대목들을 뽑고 그것을 다른 사례들을 들어서 해설하는 방식을 취한 한시간 분량의 강의안이다. 1. 대본에 없는 것 1-1. 의례에 관한 두 이야기: 우연한 요소의 개입 [글 처음에 인용된 두 이야기를 그대로 소개하였다. 의례에 우연한 요소가 개입된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이다. 우연성이 언제든 들어올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이야기.] 표범들이 갑자기 사원에 들어와 의례용 잔에 든 물을 마셔버렸다... 2023. 6. 2.
괴테의 이파리, 벤야민과 엘리아데의 현상학 조너선 스미스가 엘리아데의 "종교형태론"에 붙이는 주석에서 괴테의 식물 형태론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을 때 좀 황당했다.(의 2장을 참고할 것) 처음 듣는 괴테의 식물학 책도 신기했거니와 엘리아데가 직접 언급도 하지 않은 책을 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이론으로 제시한 것도 낯설었다. 그런데 괴테의 이파리 이야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다른 사상가를 만나게 되면서 그 이야기가 조금 덜 낯설게 되었다. 그 사상가는 발터 벤야민이다. 그가 받아들인 괴테를 통해서 엘리아데가 받아들인 괴테를 좀 더 이해할 기회를 얻었다. 더 나아가 ‘현상학’이라는 전통에 대해서도 전보다 이해하게 되었다. 엘리아데(조너선 스미스가 이해한 엘리아데를 말함. 이하 마찬가지)와 매우 비슷하게도, 벤야민에게 괴테가 영향을 미친 부분.. 2023. 5. 17.
<Relating Religion> 3장: 엘리아데의 형태론 2장에 이어 3장에서 조너선 스미스는 본격적으로 엘리아데의 을 꼼꼼하게 독서한다. 이처럼 치밀하게 엘리아데의 책을 디비 판 연구는 얼마 되지 않는다. 엘리아데 뒷조사 많이 하고 일기장 열심히 뒤진다고 좋은 엘리아데 연구가 나오는는 건 아니다. 이처럼 핵심 저작의 내적 논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도식화해내는 작업이 정말 중요하다. 엘리아데에 대한 이런 작업은 정진홍 선생님의 에 실린 엘리아데 연구 이후 오랜만에 본다. 스미스의 엘리아데 독해는 결코 공감적인 독해가 아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엘리아데의 반대편에 서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스미스 자신의 관점에 입각한 독해이다. 조너선 스미스는 엘리아데의 모든 저서들을 꼼꼼히 읽은 것은 물론이고, 엘리아데 저서에서 사용된 방대한 자료들을 모두, 외국.. 2023. 5. 9.
<Relating Religion> 2장: 엘리아데 저술의 맥락 다음은 조너선 스미스의 의 2장에서 메모한 것이다. 이 책의 2, 3장은 엘리아데의 대표작 을 본격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여기서 다루어진 엘리아데의 책은 우리나라에 두 종류의 번역이 나왔다. 불어판을 번역한 이재실의 (까치, 1993)과 영어판을 번역한 이은봉의 (한길사, 1996)이다. 제목이 영 딴판인 것은 아래에 잘 설명되어 있듯이 출판 과정의 우여곡절 때문이다. 불어판 제목인 “Traité d'histoire des religons”를 으로 옮긴 것은 틀린 것은 아니겠으나, 스미스의 의견을 참고한다면 ‘Traité’는 간단한 입문의 의미인 ‘개론’보다는 포괄성을 담고 있는 ‘론’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게다가 엘리아데는 본격적인 ‘종교사’를 서술하기 앞서 그에 대한 서설로서 형태론적인 접근을 .. 2023. 5. 9.
"Drudgery Divine" 1장 조너선 스미스의 1장에 대한 간단한 발제. 이 책은 스미스가 비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쓴 책이다. 그러기 위해 종교개혁기 이래 이루어진 호교론적인 비교 작업들을 열심히 뒤진다. 이 재미없는 자료들을 뒤지면서 그나마 지적으로 계발이 되는 부분을 찾아내려고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지만 고생한 것에 비해 별로 보람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이 호교론적인 자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우리가 익히 예상할 수 있는 것에서 ‘아주 약간씩만’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작업이 스미스만 해야 할 일은 아닐 거다. 이능화나 최병헌 같은 이들이 쓴 비슷한 내용의 비슷하게 지루할 것 같은 자료들을 나도 볼 일이 분명 생길 것 같아서 하는 얘기다. 기원들의 기원에 대하여 1-1. 제퍼슨과 애덤스는 .. 2023. 5. 8.
조너선 스미스의 <Religion...> 중에서 조너선 스미스의 논문 "Religion, Religions, Religious," 의 처음 한페이지 반을 번역한 것이다. 이 글은 종교 개념에 대한 대표적인 논문이어서 많이 언급되고, 특히 나도 자주 써먹는 대목이다. 예를 들면 덧씌워진 종교 개념에 대한 최근 논의들. 이번에 아예 필요한 부분을 번역해버렸다. 이 논문의 대강을 보려면 이 발제문을 참고할 것. Jonathan Smith, "Religion, Religions, Religious," in Relating Religion: Essays in the Study of Religion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4), 179-180. “신세계”(New World)에 대해서 영어로 쓰여진 두 번.. 2023. 4. 26.
스미스 선생의 뒤르케임 가르치기 종교학 수업에서 뒤르케임의 책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논의한 (Oxford University Press, 2005)이라는 책이 있다. 뒤르케임주의자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뒤르케임의 팬인 나로서는 흥분되는 내용이 많은 재미있는 책이다. 사회학 교실에서 뒤르케임을 읽는 것과 종교학 교실에서 뒤르케임을 읽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종교학 전통에서 뒤르케임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어떤 맥락이 학생들에게 제공되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그에 대한 몰이해를 씻고 책 안의 통찰을 살아있는 것이 되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대학 개론 수업에서 뒤르케임을 다루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들이 실려있다. 이것은 단순히 교육의 테크닉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요즘의 종교학 흐름이 뒤르케임의 재발견이라는 토대 위에 구축된 것이라는 점.. 2023.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