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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문화/죽음의례9

추도 예배, 한국 개신교의 의례 추도 예배는 한국 교회에만 있는 거라고 이야기하면 잘 믿지 않는다. 하기사 교회사 공부하시는 분들께 그 얘기를 했는데 펄쩍 뛰면서 그럴 리가 없다고 할 정도인데, 일반 교인들이 놀라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기독교 의례체계는 관혼상(冠婚喪), 거기까지이다. 천국에 가면 끝이니까. 죽은 조상을 기리는 제(祭)에 해당하는 의례는 서양 교회에는 (가톨릭 교회의 몇몇 의례를 제외하고는, 예를 들어 모든 성인 축일)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나 다니지 않는 사람이나, 추도 예배는 제사에 반대되는 행위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 반대로 이해한다. 둘은 연속선상에 있는 의례이다. 제사가 있던 자리에 추도 예배가 생겨났으며, 제사의 역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추도 예배가 생겨난 것은, 장.. 2023. 5. 29.
조선 초기 죽음의례에 나타난 혼합 가장 변하기 힘든 의례가 죽음에 관련된 의례들이다. 이는 추도 예배를 비롯한 현대 개신교의 죽음 문화의 양태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선 전기에도 그랬다. 당시의 ‘새종교’였던 성리학의 주자가례를 통해 죽음의례 문화를 형성하는 시도는, 참으로 오래 걸렸고 완결되지도 않았다. 이전부터 죽음의례를 관장했던 불교와 무교의 의례들과 경쟁하고, 공존하고, 영향받고 때로는 결합하는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아래 정리한 김탁의 , 6(1990)는 위호(衛護)와 기신재(忌晨齎)라는 두 현상을 통해 유교 의례와 무속 의례, 유교의례와 불교 의례의 만남을 보여준다. 아울러 보아야 할 흥미로운 현상들이 많이 있다. 정처없는 영혼을 달래는 불교 의례인 수륙재(水陸齋)는, 조선 건국 과정에서 희생당한 영혼들을 달래고자 했던 태조 이.. 2023. 5. 6.
저승길 전통적인 무교의 사후세계에서 재료를 발굴하고 현대화시켜 만든 웹툰 , 웹툰의 요소들을 선택적으로 취합하고 판타지 장르의 영화적 비주얼과 관습으로 재가공한 영화 . 결과적으로 영화를 통해 전통적인 사후세계를 알아보기 힘든 꼴이 되어버려 (나의 유일한 관심인) 교육적 가치는 영 없게 되어버렸다. 오늘 읽은 책에서 영화의 배경이 된 원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두 대목을 메모해 놓는다. 1. 진오기굿의 뜬대왕거리에 등장하는 시왕가망, 중디가망, 말명 영화에서는 저승사자의 역할이 무한히 확장되었지만, 원래 저승사자는 망자를 저승길 초입까지 데려오는 제한된 역할을 하고, 저승길 인도는 다른 신격의 역할이다. 다소 불분명한 점도 있지만, 이들이 저승길 인도를 맡은 이들이다. (1)시왕가망: 망자가 저승으로.. 2023. 5. 2.
절에서 지내는 제사 현재 절에서 지내는 천도재에 관한 논문에서 흥미로운 진술을 볼 수 있었다. 서울에 있는 한 절의 주지께서 하신 말씀. 제사를 점점 절에서 많이 지내는 추세죠. 이제 제사 많은 집 같은 경우에는 하루로 정해가지고 지내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벌써. 1년 제사 지낼 거를 쫙 모아서 하루에 다 잡아가지고 절에서, 아주 합동천도제로 해버리는 거야.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러는 날은 작은 아들은 교회 다녀, 셋째아들은 천주교 다녀, 하나는 뭐 절에 다녀, 가지각색이야. 막 요새 그렇다고 다종교시대니까. 그러니까 염불 하다보면 ‘하느님 아버지시여’ 하는 사람도 있고, ‘성부와 성자, 성신…’, 하하! (연구자: 큰절은 합니까?) 그런 사람은 큰절 안하죠. [구미래, “불교 천도재에 투영된 유교의 제사이념”, 편.. 2023. 4. 27.
영혼결혼식(1981) 1981년 경북 영일군에서 행해진 수망굿(물에 빠져 죽은 이의 넋을 건져 극락으로 보내주는 굿)에선 고기잡이 나갔다 사고를 당한 김길만씨의 넋건지기 이후 총각인 그를 장가보내는 영혼결혼식이 이어졌다. 궁합이 맞는 죽은 처녀 중 한 명이 신부로 선택되었다. 김수남, (열화당, 1985), 36-44. 아래 사진에서 영혼결혼식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신랑 신부의 인형을 갖고 직접 맞절을 시키는 결혼식의 절차를 진행한다. 식이 끝난 후 가족들과 기념촬영도 한다. 신방이 차려지고, 이부자리에 두 인형을 눕힌다. 동네사람들은 창호지로 엿보는 흉내를 낸다고 한다. 제단에 모셔진 부부의 사진. 2023. 4. 11.
아니미타animita '아니미타animita'는 칠레나 아르헨티나에서 볼 수 있는 미니 사당祠堂이다. 누군가가 사고로 인해 죽은 자리에 그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작은 구조물(개집처럼 생긴 것도 많음)로, 흔히 십자가가 달려있고 내부에는 촛불이나 꽃이 들어있다. 아니미타가 있는 곳은 살인사건의 현장, 바닷가의 언덕, 철길 등 다양할 수 있지만, 가장 많이 있는 곳은 교통사고가 일어난 길가이다. 우리나라라면 ‘사고 많은 곳’이라는 표지판이 있을 만한 곳에서, 칠레라면 아니미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아니미타는 아니마anima(영혼)에서 나온 말로,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는 신앙행위는 아니지만 기독교의 외피를 쓴 원령怨靈 달래기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민간차원.. 2023. 4. 11.
주재용, <先儒의 天主思想과 祭祀問題> 주재용, (경향잡지사, 1957). 가톨릭 교회 입장에서 제사 문제를 정리한 1950년대 글. 제사는 지내는 것은 극단적인 효의 실천으로만 간주되기 쉽지만, 저자의 입장에서는 유고의 오륜(五倫)을 지키는 것은 하느님을 섬기는 것에 연결되기 때문에 결국 제사는 하느님으로 향한 것이라는 결론으로 유도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제사를 이단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단이라 함은 천주에게 드릴 양식을 부적당한 방식으로, 혹은 천주가 아닌 타자에게 바쳐, 피조물을 마치 천주처럼 섬기는 것을 말하는데 제사는 하느님에게 향한 것이기 때문에 이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제사에서 섬기는 것은 하늘이지 부모가 아니다. 이러한 점은 고대의 순수 제사 전통에 잘 드러난다고 주장된다. 다만 제사를 확립한 공자의 잘못은, 하늘에 대한.. 2009. 2. 11.
추도 예배, 한국 개신교의 의례 추도 예배는 한국 교회에만 있는 거라고 이야기하면 잘 믿지 않는다. 하기사 교회사 공부하시는 분들께 그 얘기를 했는데 펄쩍 뛰면서 그럴 리가 없다고 할 정도인데, 일반 교인들이 놀라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기독교 의례체계는 관혼상(冠婚喪), 거기까지이다. 천국에 가면 끝이니까. 죽은 조상을 기리는 제(祭)에 해당하는 의례는 서양 교회에는 (가톨릭 교회의 몇몇 의례를 제외하고는, 예를 들어 모든 성인 축일)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나 다니지 않는 사람이나, 추도 예배는 제사에 반대되는 행위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 반대로 이해한다. 둘은 연속선상에 있는 의례이다. 제사가 있던 자리에 추도 예배가 생겨났으며, 제사의 역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추도 예배가 생겨난 것은, 장.. 2009. 1. 20.
[펌]그레이슨 교수…추도예배의 기원을 찾아서 한국기독교의 힘, 주체성·민족주의 세필드대 그레이슨 교수…추도예배의 기원을 찾아서 편집인 박정신 교수가 한국교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교계 인사들을 찾아 나섰다. 그 첫걸음으로 한국종교와 문화를 40년 가까이 연구한 제임스 그레이슨 교수(James Huntley Grayson·한국명 김정현·영국 세필드대)를 연세대에서 7월 24일 만났다. 감리교 목사인 그레이슨 교수는 한국의 종교·문화를 연구해 에딘버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감신대·경북대·계명대·연세대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영국 세필드대에서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레決?교수는 1965년 퀘이커교도의 한국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줄곧 한국사회와 문화, 특히 기독교의 토착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게다가 한국아이 두 명을 .. 2009.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