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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출판물18

[책]메타모포시스의 현장 이 책은 종교, 전력망, 헝가리에서 볼 수 있는 변화를 설명한다. 묘한 조합이다. 상관 없어 보이는 세 전공자가 한 사업단에 속해 있기에 만들어진 조합이다. 나는 책의 1부(1-4장)에서 그간 혼합현상(syncretism)에 관해 써온 글들을 정리했다. 종교는 만나 섞여서 변화한다. 정체성을 중시하는 신학에서는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종교사에서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만남이다. 나는 신크레티즘이라는 다소 어려워 보이는 말에 끌려 학자들의 논의를 추적해왔다. 결론은 종교학에서 혼합현상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례영역에서 혼합의 역동성이 발휘된다, 정도의 간단한 내용이지만 일단은 여기까지 일단락하고 다음 공부를 준비하려 한다. 제1부 종교의 메타모포시스 1장 종교의 혼합과 변형 2장 혼합주의 담론의 .. 2023. 9. 7.
[책]개신교 선교사와 한국종교의 만남 박사논문을 책으로 정리해서 내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 속이 시원하다. 아래의 글은 책소개를 요청받아 "대학지성"에 기고한 내용이다. http://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43 한국종교가 종교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 대학지성 In&Out ■ 책을 말하다_ 『개신교 선교사와 한국종교의 만남』 (방원일 지음, 소명출판, 306쪽, 2023.07) 우리는 만남이 잦은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www.unipress.co.kr 한국종교가 종교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우리는 만남이 잦은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2023. 9. 6.
종교적인 것의 시대 아래는 최근 탈종교 상황을 개괄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쓴 글이다. 2020년 2월호에 기고한 글이다. 쉽게 쓰겠다던 애초 생각은 금방 헝클어져 여러 주제가 섞여 들어갔다. 방향이 여러 갈래이니 쉽게 읽히기는 글렀다. 아울러 한국의 무종교 인구에 관해 더 정리된 글을 써보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종교적인 것의 시대 필자는 수년간 대학에서 종교학 교양 수업을 강의하고 있다. 종교와 무관한 국공립대학의 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니 이들을 통해 종교에 대한 한국 사회 일반의 정서를 느끼게 된다. 2015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종교인구는 44% 정도이고, 20대의 종교인구는 35% 정도이다. 필자가 강의실에서 체감하는 바가 통계와 비슷하다. 요즘 대학생 중 종교가 있다고 말하는 학생은 열 명 중 세 명 정도이다. .. 2023. 6. 4.
선교사의 만남의 경험과 우상숭배 우상숭배라는 주제로 청탁 받은 글로, 11월호에 실렸다. 잡지에 실린 것과 동일한 원고는 아니다. 기고글에 분량 제한이 있기 때문에 찾아놓고 넣지 않은 자료들을 아래에는 대괄호 속에 삽입하였다. 대부분은 논지를 흐리거나 불필요해서 제외한 것이지만 아래엔 그냥 남겨두었다. 철저하게 선교사 용법에만 근거를 두고 정리한 우상숭배 개념이다. 선교사의 만남의 경험과 우상숭배 0. 일반적인 여행과 마찬가지로 선교는 낯선 문화와의 만남의 경험을 동반한다. 그러한 만남의 순간에, 특히 종교적 만남의 순간에 선교사가 처음 접한 문화적 정황을 포착할 적절한 언어를 찾지 못하는 경우는 빈번하게 있으며, 새로운 용어를 찾기 전까지는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언어를 활용하여 타자를 묘사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된다. 선교사들이 언급하는.. 2023. 6. 4.
이야기를 해야 하는 사람들 (책 광고) 내가 쓴 글이 포함된 책이 나왔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에서 발간된 뉴스레터 내용을 골라 뽑아 만든 책 (모시는사람들, 2018). 이 책은 연구소 3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된 책으로, 이만큼 많은 종교 전문가가 이처럼 다채로운 주제들에 대해 발언해왔다는 연구소의 자부심이 담긴 책이다. 나는 37인의 저자 중 한 명이자 53편의 글 중 두 편으로 참여하였다. (책에 실린 글의 옛 형태는 이 블로그에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일차적으로 연구소의 30년 생존에 대한 자축의 성격을 갖는다. 연구소를 소개하는 데 주로 할애된 머리말은 이를 보여준다. 연구소와 인연 있는 분들이 나눠 가진 것만으로도 재고가 상당히 충당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일반 독자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나도 그것이 궁.. 2023. 6. 4.
메리 더글러스 (책 광고) (커뮤니케이션북스, 2018) 책 한 권 번역한 것이 인연이 되어, 혹은 발목이 잡혀 인류학자 메리 더글러스의 이론을 소개하는 작은 책을 냈다. 종교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인류학자 해설서를 쓰다니, 이것은 본업에서 이탈한 것인 동시에 그만큼 더글러스가 종교학에서 중요한 이론가라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더글러스에 대해 종교학의 입장에서 쓴 편파해설서이다. 한편으로는 종교를 공부하면서 그에게서 배운 것에 고마워하며 주요 개념들을 정리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학문에서 종교는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궁금해하며 글을 썼다. 나는 더글러스의 개인사에 대해서 전혀 모른 상태에서 몇 년 전에 그의 책을 번역했는데, 이번에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이런 것도 모르고 번역을 한 게 .. 2023. 6. 4.
연애와 종교 한국종교문화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에 개제된 칼럼. 오래 전에 습작한 글 “새로운 주술론, ” 이후에 발전된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잘 되지는 못했다. 좀 더 현실감 있는 이야기와 엮을 생각도 있었는데 분량이 다 되어 책 메모로만 끝났다. 미리 기고했다가 연구소 사정으로 한 달 묵혀둔 글인데, 그 사이 시국이 급변하는 바람에 세상 분위기와는 매우 다른 생뚱맞은 글이 되었다. [이 글은 수정, 보완하여 다음 책에 수록되었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모시는사람들, 2018).] 연애와 종교 사랑은 종교를 비유하여 설명하는 가장 오래된 방식 중 하나이다. 당장 떠오르는 아가서와 각종 신비주의 문헌들을 비롯해 종교사 전반에 걸쳐 논할 자료들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내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그중에서도 현대인의.. 2023. 6. 4.
종교혐오 시대에 종교 가르치기 거의 몇 년 만에 대학신문을 펴보았다. 내 글이 실렸기 때문이다.(마음에 들지 않는 내 얼굴 사진이 작게 나오도록 찍었음.) 강사들이 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코너에 원고 청탁을 받았다. 코너 성격상 꼰대 스타일의 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각이다. 안 그러려고 종교학 강의 홍보 쪽으로 쓰긴 했지만 훈계조는 어쩔 수 없다. 아래에 비슷한 제목으로 올린 메모(종교혐오 시대에 종교 공부하기)에 좀 저 말랑말랑한 소재를 집어넣고 제법 교훈적인 마무리를 덧붙여 완성한 글이다. 종교혐오 시대에 종교 가르치기 “종교가 없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연애 관련 팟캐스트 '불금쇼'의 한 출연자가 연애 상대의 조건으로 한 말이다. 종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하게 하는 말이었다. 여기서 출연자가 언.. 2023. 6. 4.
종교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종교신문”에서 무려 “차세대 종교학자와의 대담”이라는 거창한 표제 하에 내 이야기로 한 면을 채워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기자가 달아준 제목은 약간 부끄럽지만 종교인이 대부분인 독자층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다. 내 사진은 부담스럽지만 생긴 대로 찍힌 것이기에 더 욕심을 낼 여지는 없다. 기사 내용 대부분은 내가 말한 내용들이 거의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만족스럽다. 내용상 약간 축약된 부분과 부드럽게 처리된 부분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배려로 이해된다. 제도권에 들어왔다고 보기 힘든 나를 신문 지면에 초대해 준 계기는 블로그였다. 그래서 마지막에 내 블로그를 언급해준 것도 의미가 있다. 순전히 블로그를 읽고 이런 인터뷰를 제안해준 기자에게 감사드린다. 종교학은 편협한 생각의 틀을 깨는 혜안의 지혜를 알려.. 2023. 6. 3.
종교와 동물 1년이 넘도록 학술적인 글을 생산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내 글이 실린 출판물이 나왔다. 논문 모은 책 치고는 편집에 신경 써준 듯하여 고마운 마음. 재작년에 쓴 논문을 보완해 출판한 것이긴 하지만 양적으로는 한 편의 글이 나온 셈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올해는 글이 쏟아져 나오기를 희망한다! 멋들어지게 쓴 글은 아니지만, 논문 형식의 답답함을 벗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내용으로는 애정이 좀 있는 글이다. 짧은 미국 생활 동안 '북미원주민'에 대해 배운 내용이 반영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배운 성찰을 잘 발달시키지는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지만, 배울 당시의 풋풋한 느낌이 추억처럼 이 글에 남아 있는 듯 하다. 박상언 엮음, (모시는 사람들, 2014). 2023. 6. 3.
20분에 전달되는 한 종교의 모습 오랜만에 올리는 글인데, 새로운 내용은 아니고 전에 올린 내용을 가공해 기고한 글. 사우스파크, "몰몬교에 대한 모든 것”을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짧게 재구성하였다. 짧은 분량의 글이라 서술이 충분치 못한 부분이 있다. 이 글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모시는사람들, 2018)에 수록되었다. “몰몬교인의 모든 것” 최근에 3년 남짓 이런저런 종교학 강의를 해오면서, 나에게 발달한 부분이 있다면 영상물을 사용하여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일 것이다. 조금 생뚱맞을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에서 소개하고 싶은 것은 내가 매우 수업 시간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영상물인 시즌7 제12회 “몰몬교인에 대한 모든 것All About Mormons”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22분 정도이기 때문에 다른 영.. 2023. 6. 3.
종교학이 신화학을 말하다 최근에 신화를 다루는 중요한 종교학 서적들의 번역이 쏟아져 나왔다. 이 기쁨을 나누기 위해 서평을 하나 써서 기고하였는데, 방대한 폭의 책들을 한데 모아 이야기하느라 애를 많이 썼다. 솔직히 말하면 상당히 거친 글이 되었다. 하지만 신화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은 나로서는 머리속에 든 것을 박박 긁어서 쓴 글이기 때문에 새로 제대로 써보라고 해도 더 나은 글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애초에 쓰기로 했던 것 자체가 무리했던 것. 글은 신통치 않아도 공부는 많이 되었다. 다루어진 책들은 (이학사, 2008), (이학사, 2009), (청년사, 2007)이다. 막스 뮐러로부터 비롯해서 종교학사 내내 신화는 종교 연구의 중심적인 주제였다. 그래서 종교학 연구자에게 신화를 종교현상의 일부로 연구하는 것은 당연.. 2023. 6. 3.
"자리 잡기" 번역 출간 [2023년 현재 이 책은 절판되어 서점에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드디어 조너선 스미스의 가 로 번역되어 나왔다. 올해 초에는 이 책의 마무리 작업 때문에 온통 신경을 썼다. 블로그도 쉬어야 할 정도로. 이런 작업을 ‘일상’적으로 하는 출판사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내용은 보도 자료로 작성한 글이다. 현대 종교학계의 큰 별, 조너선 스미스 종교학이라는 학문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학과로서 정착하게 된 데에는 엘리아데라는 큰 학자의 덕이 크다. 그가 타계한 지 한 세대가 되어가는 지금, 엘리아데의 지적 울타리 안에 있는 대다수의 종교학 연구자들은 어떤 의미에서든 엘리아데의 '자식들'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이 엘리아데의 자식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엘리아데의 지적인 유산을 어떻게.. 2023. 6. 2.
뱀다루기와 종교학하기 서평으로 제출하기 위해서 쓰긴 썼는데.... 서평의 장르적 성격을 무시한 크로스오버 글쓰기 ;; 학술지에 실린 모습 주제서평: 뱀다루기와 종교학하기: 스네이크 핸들링에 빗댄 종교 연구 태도의 논의들 Dennis Covington, Salvation on Sand Mountain: Snake Handling and Redemption in Southern Appalachia, New York: Penguin, 1995. Robert A. Orsi, "Snakes Alive: Religious Studies between Heaven and Earth," Between Heaven and Earth: The Religious Worlds People Make and the Scholars Who Study .. 2023. 6. 1.
책꽂이 한 칸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나의 꿈은 꼭 필요한 내용의 글만 적게 쓰는 학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도서관을 전전하다가 제목만 그럴듯하고 내용은 이런저런 논문을 엮어 만든,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책들에 물렸던 터였다. 보석 같은 책 몇 권만 남긴 학자가 그렇게 멋져 보였다. 그래서 나는 불필요한 책으로 종이 낭비를 하는 학자가 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2021년 나의 현실은 이와 정반대였다. 재작년부터 나는 학술적 글을 생산하는 공장 안에 들어와 있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지금 우리 학계는 논문의 생산을 강요하는 체제이다. 학자는 논문의 생산량으로 평가받는다. 나 역시 연간 논문 편수를 계약 조건으로 하는 연구직에 있다 보니, 내 학문적 관심은 오직 적당한 크기로 잘라 논문을 만들 재료를 찾는 일.. 2023.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