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배움320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 :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미국에서 노예제를 놓고 벌어진 교회내의 논쟁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교회가 성서를 현실에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교훈을 제공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나라 학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주제는 못 된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미국 뉴 멕시코 대학에서 이 문제를 전공한 학자의 책이 나와 있다. [두 얼굴을가진 하나님] (김형인 지음, 살림, 2003). 얇고 쉽게 쓰여진 책이지만 담고 있는 정보는 유용하다. 노예제 찬반을 놓고 미국 종교인들이 어떤 구절을 동원하고 어떤 논리를 구사하였는지를 잘 정리해주고 있고, 아울러 미국 노예제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도 요약되어 있다. 게다가 이 내용으로 박사논문을 쓴 학자답게 노예제와 관련된 학술적 논쟁들.. 2023. 5. 15. 미국 종교사의 잡다한 상식들 를 읽다가 새로 알게 된 짜투리 이야기들. 미국 역사와 문화 구석구석을 다루는 책이다보니, 막힐 때도 많다. 미국 사람들에게 상식일 이런 이야기들을 미리 좀 안다면 책이 술술 읽힐 텐데, 그래도 책 읽다 막히는 부분 있으면 찾아보는 것도 요즘처럼 시간이 남으니 가능한 일이다. 학기중이라면 엄두도 못낼 일이다. 책의 주된 논의는 제쳐 놓고, 새로웠던 사실 몇 개를 정리해 본다. 1. In God We Trust "In God We Trust"라는 슬로건. 너무 유명해서인지 책에서 제대로 설명도 안하고 넘어가는 내용이었는데, 한참 읽고서야 감이 잡혀서 얼른 내가 갖고 있는 미국돈들을 살펴보았다. 그렇다. 모든 미국 화폐와 지폐들에는 "In God We Trust"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미국의 공공생활에.. 2023. 5. 15. Touchdown Jesus 학교 서점을 구경하다가 요즘 미국 종교사 교과서로 널리 사용되는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미국 종교사 분야에서 인정받는 저자가 쓴, 매우 흥미로운 주제의 책, "터치다운 지저스"라는 책을 사고야 말았다. 제목은 알쏭달쏭하지만, 부제를 통해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다. "미국사에서 성스러움과 세속적인 것의 뒤섞임." 터치다운은 미식축구 용어로, 골을 넣었다는 것이다. "터치다운 지저스"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책의 처음 부분을 읽으면 나온다. 미국에서 가장 큰 가톨릭 학교인 노틀담 대학은 유명한 미식축구팀을 갖고 있다. (나도 텔레비젼에서 이들의 경기를 몇 번 본 적이 있다.) 이 학교의 미식축구 경기장은 우연히도 도서관 건물과 맞닿아 있는데, 그 도서관 벽면에는 손을 올리고 있는 예수가 그려져 있.. 2023. 5. 15. “고통의 문화사” 요약 “고통”이라는 제목 책. 영어본의 서지사항은 다음과 같다. Javier Moscoso, (Palgrave Macmillan, 2012) 아래 내용은 책 주제를 요약해 발표한 자리에서 사용한 유인물이다. 너무 간략하지만 이런 내용을 다룬 책이 있다는 정도로... [저자] 하비에르 모스코소Javier Moscoso 스페인 국립연구원(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 CSIC) 역사학, 과학사 과학철학 연구교수. [구성] 여덟 개의 주제topoi(경험이 소통되는 공통된 자리)를 통해 본 고통의 역사 [1. 재현representation] 근대 초기(중세 말)의 고통은 폭력의 쇼(spectacle of violence)에서 재현되었다. 순교한 성인의 육체, 처형당한 범죄자, 해부학 .. 2023. 5. 15. 아파하는 종교적 방식들 Ariel Gluckich, Sacred Pain: Hurting the Body for the Sake of the Soul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chap. 1. 제1장 아파하는 종교적 방식들(Religious Ways of Hurting) 1. 저자는 고통(통증)pain과 고난suffering을 구분한다. 고통은 일반적으로 세포 손상과 관련된 감각의 한 유형이다. 하지만 고통은 정신적이고 문화적 경험과 얽히기도 한다. 고난은 감각이 아니라 다수의 요인(고통 없는 것도 포함)에 대한 감정적이고 가치 평가적 반응이다. 자식을 잃는 것은 깊은 고난이고 슬픔인데, 이 고난은 파생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은유적 의미에서 고통스럽다. (‘pain’을 일단 고통으로 번역하였다... 2023. 5. 15. 맬러리 나이, 종교하기 “문화로 본 종교학”의 저자 맬러리 나이의 논문으로, 종교 개념에 대한 비판적 이론을 수용한 종교학의 새로운 방향을 논한다. 문화 연구로서의 종교학이라는 저자의 입장, 저자가 제안하는 ‘종교하기’ 개념이 잘 설명되어 있다. Malory Nye, "Religion, Post-Religionism, and Religioning: Religious Studies and Contemporary Cultural Debates," 12-1 (2000): 447-76. 1. 시작부터 신랄하다. 종교학은 뒤처진 학문이라는 돌직구가 날라온다. “종교학이 학문적으로 뒤처져 있고, 그 주인공들은 종교학을 둘러싸고 소용돌이치는 개념적 혼돈을 무시하거나 피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447-448) 지.. 2023. 5. 15. 신불(神佛) 애니미즘과 트랜스휴머니즘 박규태, “‘신불(神佛) 애니미즘’과 트랜스휴머니즘: 가미(神)와 호토케(佛)의 유희”, 7 (2017).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자 하는 기술 시대에도 종교적 이상이 살아있음을 이야기하는, 넓고 깊은 글. 트랜스휴머니즘 논의에서 시작하여 일본 종교사를 관통하는 개념을 논하고 다시 현대 일본의 로봇 산업까지 다룬다. 저자와 토론할 기회가 주어져 메모해둔 내용이다. 인상적인 문장들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정리해보았다. 1. 애니미즘 이 글에서는 여러 형태의 애니미즘이 등장한다. (1) 애니미즘: 타일러가 정의한 대로 “만물에 내재하는 영적인 존재들에 대한 믿음”이다. 이 고전적 애니미즘은 종교학사에서 종교기원론이라는 원래 의도대로 통용되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이 낡은 개념이 일본 맥락에서는 강하게 살아.. 2023. 5. 14. 캔트웰 스미스, 세계종교 패러다임의 극복을 말하다 James L. Cox, “Before the ‘After’ in ‘After World Religions’: Wilfred Cantwell Smith on the meaning and end of religion,” Christopher R. Cotter & David G. Robertson (ed.), (London: Routledge, 2016). 저자는 ‘세계종교’를 비판하는 현재의 논의에 도움을 주는 통찰을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의 고전적인 저작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소개해준다. 캔트웰 스미스는 세계종교 패러다임 해체 논의의 선구자라는 저자의 평가에 수긍이 간다. 그의 공헌을 다음 세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그는 종교 개념의 해체 작업으로 유명하다. 대표작 에서 .. 2023. 5. 14. 아인슈타인의 종교론 “우주적 종교(Cosmic Religion)”는 종교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지론이 요약된 글로 다음 책에 수록되어 있다. (1931) 간단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소박하지만 ‘과학자의 종교’를 분명히 보여주는 글이다. 아마도 종교와 과학에 대한 지금의 논의에서도 과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료로서 빈번하게 인용되리라 예상된다. (예를 들어 리처드 도킨스는 종교에 대한 비판적인 논의를 시작하면서 자신이 비판하는 종교가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우주적 종교는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우주적 종교 아인슈타인은 종교(종교 사상과 신앙)가 발달한 계기에는 ‘감정과 필요’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실로 종교 사상의 요람에는 다양한 정서가 존재하는데, 그가 종교사의 가장 주요 계기로 꼽은 것은 바로 공포, 사회적 감정, 우주적 감각.. 2023. 5. 14. 모스 "증여론"에 대한 더글러스의 서문 메리 더글러스는 1990년에 마르셀 모스의 의 영어 번역서(Gift)에 서문을 썼다. 현대 사회의 상품 소비에 대한 연구를 한 학자의 입장에서 의 가치를 독창적으로 평가한 후에 학사적인 의미를 서술하였다. 뒤르케임과 그 학파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인상적인 글이다. 아래의 글은 너무 오래 전에 독서한 메모인데, 너무 잘못 읽지 않았기만을 바라며 올려둔다. "공짜 선물이란 없다"는 간결한 표현을 통해 더글러스는 모스의 업적을 요약하였다. 그 사실은 자선 사업에서 잘 드러난다. 자선 사업의 수혜자受惠者는 혜택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것은 분명 선물이고, 그들은 보답이 수반되지 않는 선물은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선 봉사자들이 행하는 봉사는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루어.. 2023. 5. 14. "죄인이 된다는 것"(Becoming sinners) 앞부분 로빈스의 책 "죄인이 된다는 것"(Becoming sinners) 앞부분을 다시 정리함. 이전 발제문에서 빠졌던 앞과 뒤의 내용을 붙여서 글의 맥락을 좀더 알아볼 수 있겠끔 정리. 파푸아뉴기니 개종 사례에 대해, 기존의 문화적 틀이 작동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혼합말고 다른 표현을 써서 서술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인류학에서 기독교를 다루어온 방식에 대한 진솔한 평가도 볼 만하다. Joel Robbins, Becoming Sinners: Christianity and Moral Torment in a Papua New Guinea Societ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04), i-41. 프롤로그: ‘헤비 크리스마스’와 ‘사람에 적용되는 돼지 법’ 우라프민 공동.. 2023. 5. 14. 트랜스휴머니즘의 죽음관에 대한 한 신학적 비판 이 글의 저자는 기술로 죽음을 극복하려는 트랜스휴머니즘의 태도를 신과 같아지려는 인간의 교만이라고 비난한다. 거의 바벨탑 느낌. 전형적인 신학적 논리. 이 글에 대한 내 생각은 저자가 사족처럼 붙여놓은 마지막 문장과 같다. “물론 트랜스휴머니즘이 기독교 구원론 드라마를 구현해야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이 글은 왜 쓴 거지? Todd T. W. Daly, “Diagnosing Death in the Transhumanism and Christian Traditions”, Calvin Mercer & Tracy J.T Rothen ed., (Santa Barbara: Praeger, 2015). 트랜스휴머니즘과 기독교 전통의 죽음 진단 1. 의학저널에 실린 한 우화(“The fable of the dra.. 2023. 5. 14. "Becoming Sinners" 서론(1) 기독교 인류학자 조엘 로빈스의 대표 저작으로 파푸아 뉴기니 한 부족의 기독교 개종과 죄 개념을 다룬 책. 시간 부족으로 책 서론의 일부(이론적 배경을 다룬 부분)만을 읽고 정리하였다. 살린스의 저작을 차분히 정리하여 이론적 재료로 사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나머지 더 중요한 부분은 다음에. Joel Robbins, Becoming Sinners: Christianity and Moral Torment in a Papua New Guinea Societ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04), 1-15. 우라프민(Urapmin) 사람들은 1977년 이후 전통 종교로부터 기독교로 전환하였다. 인간의 죄를 고백하고 개종하며 성령의 역할이 강조되는, 카리스마와 부흥회와 재림의 임박.. 2023. 5. 14. 기독교 인류학, 상황과 비판 기독교 인류학이라는 연구흐름을 개괄하기 위해 읽은 두 번째 글. 기존의 인류학에서도 종교에 대한 연구는 적지 않았는데, 요즘의 새로운 흐름은 어디가 다른지 약간은 이해하게 해 준 글이었다. Timothy Jenkins, “The Anthropology of Christianity: Situation and Critique,” 77-4 (2012). 기독교 인류학: 상황과 비판 1. 이 글의 장점은 ‘기독교 인류학’이 기존의 인류학 연구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지를 설명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인류학에서 기독교 관련 연구의 주제들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근본주의, 오순절교회, 식민지와 식민지 이후 시기의 선교, 선교의 영향, 문화접변과 토착화라는 용어와 크리올화와 혼합현상 모델로 기술되는 사.. 2023. 5. 14. 트랜스휴머니즘 시대의 신학적 인간론 “종교와 트랜스휴머니즘”(Religion and Transhumanism)이라는 책의 2장. 트랜스휴머니즘에 의해 변화한 인간 개념을 설명하고 이것을 여전히 신학적 인간론의 논의 안에서 설명하고자하는 시도. 영락없는 신학 논문으로서의 논리 전개이다. Matthew Zaro Fisher, “More Human Than the Human? Toward a ‘Transhumanist’ Christian Theological Anthropology”, Calvin Mercer & Tracy J.T Rothen ed., (Santa Barbara: Praeger, 2015). 1. 포스트휴머니즘의 두 형태: 사이보그와 트랜스휴먼 (이 글에서 제일 새로웠던 부분인데, 그나마도 다른 학자의 견해를 소개한 것. 포스트.. 2023. 5. 14.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