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66 무스의 한국종교 서술 내용 중에서 선교사 무스(J. Robert Moose)의 의 종교 관련 부분에 대한 메모. 이 책의 번역판에 대해서 후한 평가를 주긴 했지만, 종교에 관한 내용은 의역된 것이 많아 직접 종교학 자료로 쓰기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그 일부를 직접 번역하고 그중에서 특기할만한 부분을 여기에 언급한다. 이 책은 1911년에 출판되었지만, 저자 서문은 1909년에 쓴 것으로 되어 있다. 서문에서 저자가 기포드와 헐버트의 글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기포드와 헐버트의 대표적인 글을 참고할 것) 내가 보기엔 같은 감리교 목사인 존스의 영향도 강한 것 같다. 한국 마을의 장례의식을 다룬 18장에서 눈에 익은 표현이 등장한다. 바로 ‘소경 상태에 있는 비참한 이교도들’(poor heathen in thei.. 2023. 5. 17. 귀츨라프의 종교 개념 며칠 동안의 접촉이긴 하지만, 귀츨라프는 1832년, 한국인과 최초로 접촉했던 개신교 목사이고 그 접촉을 기록으로 남긴 인물이다. 이 접촉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은데, 귀츨라프에 대한 다른 내용은 이 블로그의 “: 귀츨라프가 쓴 성경학교 교재”를 참고하던지 리진호의 를 참고할 것. 최근에 나온 에도 귀츨라프 방문의 전후 상황이 잘 정리되어 있다. 귀츨라프가 남긴 기록은 다음 책이다. 이 책은 구글 북서치를 통해 구할 수 있다. Charles Gutzlaff, Journal of Three Voyages along the Coast of China in 1831, 1832, & 1833, with Notices of Siam, Corea, and the Loo-Choo Islands (London: Fre.. 2023. 5. 17. 카베사 데 베카 읽기 호세 라바사의 다음 책은 서구인들이 아메리카와의 초기 만남에서 남긴 자료들의 식민지적 글쓰기를 분석한 것이다. 그 중에서 카베사 데 바카의 글을 다룬 1장을 읽었다. 카베사 데 바카의 글에 대해서는 전에 정리한 적이 있다.(주술의가 되었던 탐험가, 카베사) 여기서 로 약칭되는 카베사의 글은 우리나라에서 (숲, 2005)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 José Rabasa, (Durham: Duke University Press, 2000). 라바사의 논지는 카베사의 기록이 그간 낭만적인 쪽으로 신비화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원주민에 대한 동정적 시선이 담긴 텍스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텍스트의 기본적인 구도는 스페인이 추구한 이른바 ‘평화로운 정복’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텍스트는 카베사가 .. 2023. 5. 16. 토도로프가 분석한 아메리카 타자와의 만남 식민지 타자와의 만남을 다루는 고전, 츠베탕 토도로프의 (New York: Harper & Row, 1984)을 읽다가 메모를 남김. 토도로프의 책은 우리나라에 여러 권 소개되었고, 이 책도 우리나라 어디에선가 번역이 진행 중인 것 같다. 주제상 필요해서 읽고 있는 책이긴 하지만, 글쟁이로서의 토도로프의 능력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치밀한 분석 끝에 멋들어진 문장으로 마무리하는 능력도 일품이거니와, 아메리카 정복을 다루는 이 책의 내용을 정복, 사랑(!), 지식이라는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중첩된 세 영역을 통해 풀어나가는 센스는, 논문을 쓰면서 머리가 굳어버린 나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것이다. 정복과 사랑과 지식은, 연애 사업에 있어서도 기묘하게 중첩되어 있는 영역들 아닌가! 멋지다. 전반적인.. 2023. 5. 16. 페이절스, <사탄의 탄생> 일레인 페이절스(Elaine Pagels)의 (루비박스, 2006). 좋은 책이고, 번역도 좋다. 영지주의 문헌들과 그 사회적 배경을 다루는 페이절스의 다른 책들과는 달리 주로 4복음서를 갖고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약간 지루할 수도 있다.(나는 그랬다) 하지만 페이절스처럼 이름난 저술가는 자신이 논의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설명한다. 이 책의 서문은 책의 내용을 요약적으로 보여주면서, 그것이 기독교 전체의 맥락에서, 또 종교사의 맥락에서 어떤 문제를 다루는 것인지를 인상적으로 소개하는, 모범적인 서문이다. 이런 서문을 쓰는 능력이 부럽다. 상식적으로 기독교는 유일신을 섬기는 일원론적인 종교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선과 악의 대립을 강하게 전제하는 이원론적인 종교로 신앙된다. 간.. 2023. 5. 16. 사무엘 마펫의 서한 중에서 메모한 것들 요즘 한국에 온 기독교 선교사들의 자료들을 검토하는 중이다. 참고할만한 부분이 있어서, 전에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2000)를 읽다가 메모해 둔 것을 다시 올린다. 마펫은 평양지역 선교로 유명한 선교사이다. 한국 개신교의 초기 지형이 "한국의 예루살렘"이라 불린 평양을 중심으로 형성되게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한 지형 형성 과정에는 서울을 근거로 한 언더우드와의 신경전이 존재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한국 개신교 선교 초기의 중요한 보고문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마펫이 해외선교본부 총무 엘린우드에게 보낸 편지가 주를 이루지만, 그 외에도 그래함 리, 언더우드, 기포드, 엘리스 마펫 등 동료 선교사들의 보고서와 마펫이 가족들이나 동료 선교사에게 보낸 편지들로 구.. 2023. 5. 16. 19세기 프랑스 선교사들의 한국 종교 서술 개항 이전 천주교 선교사들은 박해의 와중에서, 조선 민중들 사이에 숨어서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다른 서구 관찰자들과는 한국인들을 경험한 ‘깊이’가 달랐다. 그래서인지 종교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천주교 선교사들의 기록에서 그냥 지나치기 힘든, 정곡을 찌르는 관찰들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초기에 활동한 이들 중에서 종교에 대한 기록은 프티니콜라(Petitnicolas)와 다블뤼(Daveluy)가 본국에 보낸 서한 및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하 두 사람 자료는, 조현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2)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대충 뭉뚱그려 말하면, 프티니콜라는 조선에는 종교가 없다, 다블뤼는 지고한 존재에 대한 막연한 신앙이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종교의 있고 없음으로 단순히 정리될 수.. 2023. 5. 16. 일곱 큰 죄에 대한 책 하나 책에 대해 검토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쓴 글.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다 보니 글의 본래 목적과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The Seven Deadly Sins (Paperback) Solomon Schimmel, The Seven Deadly Sins: Jewish, Christian, and Classical Reflections on Human Psychology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7). 1. 이 책의 제목은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직역에 가까운데, 그러한 번역의 문제를 잠시 지적하고 넘어가자. 이 번역에는 ‘죽음’이 대단히 강조되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하듯이 ‘죽음에 이르는 죄’(deadly sins)는 중세.. 2023. 5. 16. 누미노제 경험으로 메소포타미아 종교를 기술하는 것 Thorkild Jacobsen, The Treasures of Darkness: A History of Mesopotamian Religion (New Heaven: Yale University Press, 1976), ch.1을 읽고 남긴 메모. 야콥슨은 오토가 이야기한 누미노제 경험을 전제하여 메소포타미아 종교를 서술한다. 기독교 구도를 따르는 이러한 서술 대신 다른 서술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는 종교는 세계 외적인 실재인 누미노제에 대한 반응으로 서술될 수 있다는 강력한 오토 테제가 전제로 주어진다. 물론 이 경험은 일상의 사물들을 통하여 표현되는데, 이것을 설명하기 위하여 지시어 또는 은유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종교가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구성된다고 서술하는 것과, 외적 .. 2023. 5. 16. The Invention of World Religions에 대한 서평 마쓰자와의 최근 저서, 에 대해서 험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식의 원색적인 비난은 생산적이지 않은, 감정의 분출일 따름이다. 나의 심리 상태상 필요한 발언일 뿐이다. 그런데 내가 존경하는 학자인 슈미트(Leigh E. Schmidt, 이 사람은 19세기 미국 종교사 전공자이다)가 그 책에서 대해 쓴 서평(JAAR(2006) 74-1: 229-232)을 읽었다. 생각했던 대로, 책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으로 가득 차 있는데, 대학자가 나같은 피라미와 다른 것은 불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부족하므로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를 지적하는 생산적인 비평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슈미트는 이 책을 종교 담론에 대한 거대한 수술 작업이라고 비유하면서, 이 수술이 때로는 멋지지만 때로는 “느려터진 수술 .. 2023. 5. 16. 신화 번역에서 잃는 것, 신화의 키취 웬디 도니거의 2023. 5. 16. 세계 종교 담론이라는 희망(?) 마쓰자와(Tomoko Masuzawa)의 (세계 종교의 창안)을 읽기 시작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갖는 포부(?)는 다음과 같다. 미국 대학 종교학과의 교양 수업에서 세계 종교 수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미국에서 세계 종교 수업은 명실 공히 종교학의 밥줄로 기능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미국으로 오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종교를 아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고, 그래서 어느 대학이나 세계 종교에 대한 강의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그리고 그러한 기본적인 수요가 종교학자의 존재 근거가 된다. 일반 대학은 물론이고 조그만 커뮤니티 칼리지들까지도 세계 종교 강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종교학으로 학위 받고 나서도 직장 구할 곳이 이곳저곳 없지 않다... 2023. 5. 16. 엘리아데의 꿈 요즘 올리는 글들 대부분은 수업 시간에 제출하기 위해서 작성된 과제들을 손봐서 올리는 것들이다. 글 내용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밖에 없고, 결정적으로 책 읽은 사람을 대상으로 쓰는 글이기 때문에 불친절하다. 약간 살을 붙여 올리긴 하지만 설익은 인용으로 이루어진 글이 잘 읽힐 거라는 기대는 않는다. 그래도 요즘 글 쓰는 것이 이런 것뿐이니, 다른 글 쓸 (시간은 있지만) 힘이 부족하니 학기중에는 어쩔 수가 없다. 안 올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혼자 생각하니까. 아래 글은 후반부에 실린 빈, 알렌, 케이브, 페이든의 글에 대한 논평 과제인데, 글 읽으며 들었던 생각, 특히 엘리아데에 대한 나의 입장 정리가 글 내용과 섞여서 서술되었다. 매우 거칠긴 하지만, 나에게 엘리아데의 의미는 이러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 2023. 5. 16. 엘리아데 읽기의 어려움 아래 글은 엘리아데에 대한 서평 과제를 채점한 후 들었던 생각 정리와, 엘리아데에 대한 논쟁 모음집인 의 전반부에 대한 논평이 짬뽕된 글이다. 학생들이 어려워했던 그 부분이 학자들의 논쟁이 집중되었던 그 부분이기도 하고,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혹은 창조적으로 읽어낸 그 대목이 학자들이 자신의 이론을 새로 발전시켜 나간 그 대목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엘리아데,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동시에, 숱한 오독(誤讀)을 남긴 학자이기도 하다. (과제에 사용된 책은 (심재중 옮김, 이학사)이다. 내가 간직하고 있는 번역은 (정진홍 옮김, 현대사상사)이다. 두 번역의 차이는 심각하지 않은 것 같다.) 엘리아데의 를 읽으면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2023. 5. 16. 도구상자 은유 6장에는 도구상자(toolbox)라는, 방법론에 대한 은유가 나온다. 내 주변에서 여러번 회자되었던 은유이고, 그게 좋니 나쁘니, 정확하게 말하면 누가 그걸 좋게 보았느니 아니니 말들이 좀 있었던 개념이라서 그 부분을 좀 주의 깊게 읽어보았고 다른 글들도 좀 찾아보았다. 내 입장은 좀 냉소적이다. 그런 논쟁은 하수들의 슬픈 이야기라고. 바둑에선 고수의 기풍(碁風)을 말한다. 조훈현은 발빠르고 이창호는 실리적이면서도 두텁다. 박영훈은 타개에 능하며 최철한은 축, 장문 안 되면 끊고 싸우고 보는 힘바둑이다. 그러나 하수가 고수의 기풍을 안다고 생각하고 무턱대고 따라했다가는 낭패를 본다. 기풍은 바둑이 일정한 경지 이상이 되었을 때 구분가능한 미세한 차이다. 기본이 갖추어진 이후에야 의미를 갖는 언어이다. 하.. 2023. 5. 16.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