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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발제110

성 패트릭 순례에서 성차와 권력의 문제 빅터 터너의 의 3장은 아일랜드의 성 패트릭 순례를 다룬다. 그 책을 읽을 때 이 논문을 찾아 읽었다. 터너에 대해 비판적인 연구자의 견해를 알기 위해서 참조한 것. 터너의 코뮤니타스 개념은 ‘평등한 공동체 안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아일랜드 순례에 이 개념을 적용하는 것을 비판한다. 그것은 현상을 다소 낭만화한다는 것이고, 그 안의 권력 관계라든지 성차의 문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글. Dorethea R. French, “Ritual, Gender and Power Strategies: Male Pilgrimage to Saint Patrick's Purgatory,” 24-2 (1994): 103-115. 터너의 연구에 의하면 순례는 입문식이나 통과의례와 같.. 2023. 5. 10.
코마로프, <Body of Power, Spirit of Resistance> 남아프리카 기독교를 통해서 기독교 선교와 자본주의 유입의 관계를 분석하는 진 코마로프의 의 후반부 6, 7, 8장에 대한 발제. 이 책의 전반부는 역사적 배경을 개괄한 내용이고, 본격적인 분석은 후반부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7장에서 다양한 시온교회 교파들의 의례와 상징들의 분석을 통하여 경제적 갈등이 상징체계로 어떻게 맺혀 나오는지를 분석한 부분이 압권이었다고 기억된다. 이 발제문에서는 정리되지 못한 부분이다. 코마로프 부분의 주저서인 (1-1이하 발제문들 참조)이 분량 때문에 부담스럽다면, 이 책은 그나마 덤빌 만 하겠다. 전자가 기독교 선교의 역사적 과정에 대한 분석이라면 후자는 현대 시점에 더 가까운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Jean Comaroff, (Chicago: The University of.. 2023. 5. 10.
위베, "미종교학회의 연설문들"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종교학회는 세계종교학회(IAHR)가 아니라 미국종교학회(AAR)이다. 행사 대 모이는 학자들 쪽수가 네 배 이상 크다. 미국종교학회(AAR)는 성서교육자협회(NABI)로부터 발전하여 나온 학회이다. ‘성서교육자’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신학적 지향을 지닌 구성원들이 많고, 이들은 지금 종교학회에서도 7~8할을 차지한다. 그래서 미국종교학회에는 종교학과 신학이 공존한다. 그것은 미국 대학에 설립된 종교학과들(특히 명문 사립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미국종교학회와는 달리 종교학의 사회과학적인 지향성을 갖고 운영하는 곳이 북미종교학회(NAASR)이다. 위베(Wiebe)는 북미종교학회의 구성원으로, 비판적인 시각에서 “미국종교학회는 신학적 지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벗.. 2023. 5. 10.
리처드 니버, <그리스도와 문화> 먼지 덮인 옛 독서 메모를 정리하다. 리처드 니버, 김재준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98). 기독교 문화를 논하는 고전적인 저서 에 대한 발제. 나는 이 책이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를 논하는데 있어 고전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종교와 문화”를 논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다섯 유형은 잘 알려져 있지만, 종교문화의 현실을 편리하게 재단하는데 남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니버의 도식은 신학의 미세한 결을 잠정적으로 나누는 미묘한 맛은 있지만, 분석적인 범주로서는 설득력을 느끼기 힘들었다. 이 발제문의 전반부는 내용요약, 후반부는 비평적인 문제제기로 되어 있다. Ⅰ. 다섯 가지 관계 유형 일단 니버가 제시하는 다섯 유형을 정리해 보자. 문화와의 관계에 있어서 스펙트럼이.. 2023. 5. 10.
판데르레이우의 "힘"에 관한 논의 먼지 덮인 옛 독서 메모를 정리하다. 이것은 판데르레이우(Van der Leeuw)의 대표작 의 가장 앞부분인 “1.Power”와 “2.Theorizing about power”를 읽고 정리했던 내용이다. 잘 모를 때 읽었음에도, 전체 종교의 구조를 제시하는 레에우의 저작의 처음이 힘(power)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종교학사의 측면에서 볼 때, 마레트의 마나에 대한 이론이 종교학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나는 뒤르케임의 토템 본체에 대한 강조와 레에우의 힘에 대한 논의에서, 마나에 대한 이론이 구체적인 종교현상들을 추상화하고 일반화하는 힘을 부여해주고 있음을 느낀다. 1. “종교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레이우는 종교의 .. 2023. 5. 10.
레비스트로스, "마르셀 모스 전집 서문" 레비스트로스가 쓴 에 대한 요약문. Claude Levi-Strauss, (tr.) Felicity Baker, (London: Routeledge & Kegan Paul, 1987[1950]). 뒤르켐 학파 사회학자인 마르셀 모스의 전집 서문으로 1950년에 레비스트로스가 썼던 글이다. 이 글은 독립적으로 많이 읽혔고, 1987년에는 영문으로 따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짧지만 빈번히 인용되는 글이다. 특히 데리다가 에서 인용한 것이 유명하다. "기표의 과잉", "떠다니는 기표", "상징가 제로" 등의 표현들은 이 글의 3부에 등장하는 것들로, 데리다에 의해 인용되어 알려졌다. 모스, 레비스트로스, 데리다라는 세 학자의 화려한 조우를 목격할 수 있는 글이다. Introduction to the Work .. 2023. 5. 10.
최병헌의 <만종일련> 최병헌의 과 은 개신교와 전통종교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나로서는 일독해야 할 글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글들은 읽기가 너무 어렵다. 한문이 중심이 된 국한문혼용체를 읽는 게 아직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단어들도 낯선 것들이 많다. 사실 아래 요약글은 시간이 없어 이진구 선생님의 논문, “한국 근대 개신교에 나타난 자타인식의 구조 -과 을 중심으로”를 읽고 정리한 것이다. 다음에는 내 힘으로 이 글을 소화하리라. 한국 최초의 신학자로 불리는 최병헌은 일찍이 (1907)에서 전통 종교들과 기독교가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유불선을 대변하는 인물들과 기독교를 대변하는 한 인물 사이의 대화 형식을 취한 이 저서는, 결국은 기독교 진리로 모아지는 성취론을 결론으로 한다. 대화.. 2023. 5. 10.
권상로의 <조선종교사> 중에서 나는 권상로(민족문화대백과사전)라는 이름을 근대불교사에서나 친일 행적에 관한 언급에서 얼핏 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글을 통해 만난 권상로에게는 학자로서의 힘이 느껴졌다. 종교사에 대한 그의 강의는 결코 무시할 만 한 것이 아니었다. 오래된 이론을 자료로 하는 것이긴 해도, 그 내용을 한국의 자료를 갖고 전개하는 하는 수준은 당대 한국 학자 중에서는 최상급이라고 느껴졌다. 다음은 앞부분을 중심으로 간단히 메모한 것이다. 다음 파일은 의 몇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권상로는 에서 종교학과 종교사를 구분하면서, “종교학이라 하면 일반 민중의 심리에 기인하여 어떠한 사상, 신앙 또는 연구가 어떻게 발달되어서 어떠한 종교를 형성하였다는 것을 논술하는 것”(1)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저작에서는 “종교학적 방법.. 2023. 5. 10.
베버, 직업(계층)과 종교에 대한 논의 막스 베버의 고전, 6장을 읽고 정리한 내용. 이 책은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았다. 베버의 글을 세심한 고려와 까다로운 논리 전개로 이루어져 있지만, 여기서는 뭉툭하게 기본적인 요지만 추렸다. 베버 이론의 대강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하면서도 배움을 주는 것은 그가 전개하는 이론의 사례들 고찰을 따라가면서 것이다. 너무나도 다양한 종교 전통들을 거론하면서 그것들이 자신의 유형에 속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세밀하게 따지는 베버의 논의에서 대가의 시야를 배우게 된다. 그러나 이 요약에서는 그런 내용이 빠져 있다. 편의상 ‘직업과 종교’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이것은 사회의 발달에 따라 어떠한 계층들이 발달하였으며 그 인간 집단들이 갖고 있는 종교 성향에 대한 서술이다. 직업에 대한 공시적 고.. 2023. 5. 10.
손진태의 샤머니즘 개념 논의 대표적인 역사학자이자 민속학자였던 손진태(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항목)는 1927년 글, “한국상고문화연구”에서 한국 무속에 샤머니즘이라는 용어를 적용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그러한 적용은 ‘종교학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눈이 번쩍 뜨이는 표현이다. 1920년대라는 이른 시기에 종교학적이라니? 잘 읽어보면 지금과 같이 학문분과로서의 종교학을 일컫는 표현은 아니고, ‘종교에 대한 연구’라는 문자적 의미에 가까우며 이 때 사용된 ‘종교’의 영역에 주의할 필요가 있음을 보게 된다. 단순히 종교학이라는 말이 사용되어서가 아니라(우리나라에 ‘종교학’이라는 말은 유길준의 에 ‘신학’이라는 의미로 처음 나오긴 한다), 그가 사용하는 용어의 엄밀성이나 이론적인 논의의 깊이 때문에 이 대목을 주의 깊게 읽게 된다. 손진태의.. 2023. 5. 9.
선구적인 지식IN, 최남선 그의 발상은 기발하고, 동원되는 자료의 폭은 방대하고, 민족을 생각하는 스케일은 웅혼(雄渾)하다.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을 읽으면서 그가 당대에 혼자서 ‘지식IN’의 역할을 해내는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를 ‘지식IN’이라고 한 데에는 삐딱한 시선이 있는데, 그것은 그렇게 방대한 지식이 도대체 어디에 소용되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함께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본다면 최남선의 지적 유산은 종교 ‘이론’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민족주의 종교 ‘담론’에 관한 것이다. 비록 그의 종교 담론을 구성하는 종교적 지식은 당대의 최신 종교 이론들을 활용하여 생산된 것이긴 하지만. 지금도 활발히 생산되고 있는, 한민족을 주제로 한 장광설 안에서는 최남선 류의 주장을 쉽게 볼 수 있다.(물론 최남.. 2023. 5. 9.
이능화, <조선종교사> 이능화의 는 인쇄되어 출판된 자료가 아니다. 1937년 경 이능화가 강의한 내용을 누군가가(이능화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정서(正書)한 노트로 전해지다가 영인된 것이다. 이런 류의 자료를 본 적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신기할 뿐이다. 이렇게 정갈한 필체로 책 전체를 써내려간 공력에, 그리고 그 내공에 압도된다. 그 책을 정서한 이도 나와 마찬가지로 ‘공부하는 이’일 텐데,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아서 공부하는 방식이 너무나 달라져서 ‘공부하는 이’의 육체적 단련의 종류와 질은 차이가 크다. 맨날 키보드나 두드리고 있는 나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예인(藝人)이자 도인(道人)의 품모... 아래 그림이 이 책의 시작 부분이다. 이 책의 내용을 첨부파일로 올린다. 전체 71쪽의 분량이라 여기에 올릴만한 분량에 들어간다... 2023. 5. 9.
아카마츠와 아키바의 무속 연구 제도적인 관점에서, 또 국적을 불문한다면, 1927년부터 경성제국대학의 교수를 역임한 아카마츠 지조(赤松智城)는 한국 최초의 종교학자라고 할 수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이 문제가 된다면 빼도 상관없다. 내가 말하려는 바는, ‘서양 학문’인 종교학을 습득한 정도에 있어서나 한국의 종교 자료를 수집한 정도에 있어서나, 당시에 아카마츠 정도의 수준에 오른 학자는 없었으며 그 이후로도 한동안은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카마츠는 아키바와 함께 한국 무속을 답사하고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들의 자료수집은 일본 경관들을 대동하고 이루어졌는데, 그러한 자료 수집의 정황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어 올려놓는다. 서울대학교박물관에서 펴낸 유리건판 사진전 책자 에서 스캔해놓은 것이다. 첫 번째 사진은 강원도 고성에서 굿하는.. 2023. 5. 9.
<Relating Religion> 12장: 차이를 만드는 차이 스미스의 타자에 대한 논문 3부작(11, 12, 13장) 중 하나이다. 이 세 편은 다른 시기에 쓰여졌으나 상호보완관계에 있어서 같이 읽으면 좋다. 내 생각엔 11장이 가장 깔끔한 편이고 종교 사례를 가장 직접적으로 다루는 글이다. 12장에서는 여러 분야들을 전전하면서 타자는 ‘우리’와의 관계에 의해 설정되는 범주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생충학, 아메리카의 발견을 둘러싼 지리적 인식 등이 주요 논의 대상들이다. Jonathan Smith, , “12. What a Difference a Difference Makes” I. 기생충학의 타자성 학회 주제인 "To See Ourselves as Others See Us"는 번즈1)의 시에서 따온 것이다. 스크틀랜드 방언으로 쓰여진 그의 영시는 ‘영어에 가까운.. 2023. 5. 9.
<Relating Religion> 5장: 만나와 마나 이야기 이 글은 만나와 마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서에 나오는 음식 만나와 멜리네시아에서 보고된 종교적 개념 마나 사이에는 별 관계가 없다. 만나 이야기는 만나라는 음식 이름이 다양한 이야기 구조에 따라 어떻게 다양하게 쓰였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나 이야기는 인류학 보고에서 출현한 마나 개념이 어떻게 종교학의 이론적 논의를 주도하는 재료가 되었는지를, 특히 뒤르켐과 레비-스트로스의 작업을 통해서 살피는 이야기이다. 둘은 발음만 비슷하지 관련이 없다. 글 끝부분에서 꽤 멋있게 마름질을 하긴 했지만, 아무리 보아도 스미스 특유의 지적인 탐미주의에서 비롯된 글 구성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글에서 찾아낸 만나와 마나 사이의 유일한 끈은 주35이다. 이 주에서 스미스는 뒤르켐 저작 영역본(Field의 것).. 2023.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