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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발제110

개 같은 종교기원론 찰스 다윈의 저서에서 종교 기원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어 정리한다. 다음 책의 “인간과 열등한 동물의 지적 능력의 비교”라는 장의 종교(Belief in God-Religion)라는 소절의 내용이다. Charles Darwin, (New York: D. Appleton and company, 1882[1871]), 93-96. 1. 시작 부분. 기독교적 관념의 종교가 존재 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 많다는, 당시의 흔한 이야기로 운을 뗀다. 인간이 전능하신 하느님의 존재라는 고매한 믿음을 원주민 상태에서 부여받았다는 증거는 없다. 이와 반대로 신이나 신들에 대한 관념이 없으며,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표현하는 단어가 언어에 없는 많은 민족들이 존재했고 여전히 존재한다는 증거는 많이 있다. 2. 그러.. 2023. 5. 11.
인간과 동물 관계에 대한 근대의 입장 오랜만에 올리는 글인데, 종교와는 직접 상관은 없다. ‘종교와 동물’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준비하는 일환으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를 공부하게 되었다. 다음은 서양 근대 형성과정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담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역사적 배경을 개괄한 글에 대한 나의 발제문이다. 다음 책의 내용을 요약한 것. Adrian Franklin, "'Good to think with': Theories of human-animal relations in modernity", (1999), 9-33. ‘좋은 생각거리’: 인간과 동물 관계에 대한 근대성 내의 이론들 구조주의 인류학자들의 연구에서는 동물에 대한 이론화와 분류체계가 사회적 사유를 의미하거나 코드화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2023. 5. 11.
신정론에 관한 노트 신정론(神正論, theodicy)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서 다음 글을 읽고 설명하는 기회가 있었다. 장석만, “착한 사람이 왜 고통을 받아야 하나”, , 294-303. 요약하면서 살을 약간 붙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면, 신정론은 다음 조건들이 모두 갖추어져 있을 때 생기는 문제이다.(302) 준이 엄마의 대사(밀양)에 함축된 내용이다. “만일 하느님이 계시다면, 하느님의 사랑이 그렇게 크시다면, 왜 우리 준이를 그렇게 내버려 두셨나요?” 1) 신은 전지전능하다. 기독교는 완전한 능력을 가진 신에 대한 믿음이다. 만일 신의 능력이 부실해서 악의 발생을 어쩌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떨까? 조로아스터교, 마니교가 그런 경우다. 그 전통에서는 세상이 선신과 악신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 2023. 5. 11.
뒤르켐 <기본 형태> 1권 1장 메모 뒤르케임 책에서 종교 정의에 관한 부분. Émile Durkheim, Karen E. Fields (tr.), The Elementary Forms of Religious Life (New York: Free Press, 1995); 에밀 뒤르케임, 노치준 & 민혜숙 옮김, (민영사, 1992), 1권 1장. 1권 1장. 종교현상과 종교에 대한 정의 종교 연구에 앞서 종교 정의를 제시하는 것, 현재 연구에서는 상식화된 것이지만 그런 작업을 제대로 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고 생각한다. 뒤르케임은 당시 종교학자들이 정의의 문제에 엄밀하지 못했음을 비판하고 하나의 본을 보인다. 그의 종교 정의 작업은 종교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들을 검토하는 데서 시작한다. Ⅰ. 종교는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다 Ⅰ-1. 그가 .. 2023. 5. 11.
뒤르켐 <기본 형태> 서론 메모 다음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남긴 메모이다. 본문의 숫자는 다음 책의 쪽수를 가리킴. Émile Durkheim, Karen E. Fields (tr.), The Elementary Forms of Religious Life (New York: Free Press, 1995); 에밀 뒤르케임, 노치준 & 민혜숙 옮김, (민영사, 1992), 서론. 서론 Ⅰ-1. 감동적인 처음 두 페이지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책을 통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단순하고simple 원시적인primitive 종교를 연구하여 그 원리principle를 발견하고 설명explain하고자 한다.”(1/21) 일단 ‘원시적인primitive’과 ‘단순한simple’이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이른바 원시성에 대한 저자의 태도가 간명.. 2023. 5. 11.
세계종교 교과서를 분석하면서 "Religion/s between Covers: Dilemmas of the World Religious Textbook," 31-1&2 (2005), 1-3. 세계종교 교재들을 분석하는 패널이 2003년 미국종교학회에서 열렸고, 위의 글은 그 결과를 정리하여 2005년에 발표한 글이다. 이 리뷰는 각 전통별로 세계종교 교과서를 분석하여 분량이 꽤 되는데, 그 중에서 서론에 해당하는 글만 간단히 정리하였다. 1. 분석 대상이 된 세계종교 교과서들. 세계종교 교과서는 수십 종이 넘는다. 그 중에서도 어떤 책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지 대충 아는 것만으로도 분석에 큰 도움이 된다. 이 리뷰에서는 다음 15종의 교과서를 주 대상으로 삼았다. (이 교과서들의 특징 중 하나가 판올림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교재로.. 2023. 5. 11.
캡스의 종교학사, 서문 월터 캡스의 종교학사 은 다소 딱딱하지만 저자의 내공이 잔뜩 실린 육중한 책이다. 우리말 번역본은 (까치, 1995)이다. 번역이 안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쉬운 점은 많다.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는 예를 하나 들면, 캡스는 종교학을 하나의 학문 분과로서 확립하고자 하는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책을 집필했는데, 번역본에서는 그 문제의식이 다소 뭉개진다. 저자의 의도는 책 제목에 “학과의 형성The Making of a Discipline”이라는 부제를 달아놓은 데서 잘 나타난다. 반면에 번역본 제목 은 무슨 의도인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번역자들은 ‘담론’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본문에서 담론discourse은 ‘담화’로 옮겨진다.) 첫 문단에 등장하는 핵심 어휘 ‘학문 분과intellectu.. 2023. 5. 11.
니담의 <원시분류체계> 서문 불현듯 생각나는 대목이 있어서 10년 전의 발제문을 찾아 싣는다. 이 글은 미국 인류학자 로드니 니담Rodney Needham이 뒤르케임과 모스의 1901년 논문을 1963년에 라는 제목으로 영역할 때 붙였던 역자서문의 요약이다. 일반적인 역자서문과 달리 이 서문은 중요한 글로 취급된다. 이 글에서 다루어지는 것은 두 가지, 원서의 문제점과 가치이다. 이 두 내용에 대해서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옛날에 이 글을 읽을 때는 왜 자기가 번역한 책에 대해서 악의에 찬 사람 마냥 수십쪽에 걸쳐 이런저런 비판을 하였는지 의아했다. 지나고 보니 그 비판이 텍스트에 대한 진정한 애정과, 그 이론을 발전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100년이 지.. 2023. 5. 11.
레비스트로스, 무문자 민족들을 다루는 비교 종교학 *레비스트로스의 2권(원서: 1976년, 영역: 1983년)의 5장(Comparative Religions of Nonliterate Peoples)을 발제한 것. 이 짧은 글은 자신인 진행한 대학원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의의를 평가한 내용이다. 수업에 관한 내용이라 억지로 실라부스 형태로 정리해본 발제문이다. 대학자가 어떤 식으로 연구를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은 재미가 있다. 레비스트로스가 이 수업을 통해서 신화에 대한 중요한 학문적 성과들을 쌓아올렸고 그의 관심 주제들이 어떤 식으로 발전했는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수업을 통해서 학문적 생산력을 확보하는 모범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강좌명: “무문자 민족들을 다루는 비교 종교학Comparative Religions of Non.. 2023. 5. 11.
키펜베르그, 애정 깃든 종교학사 한 교수님이 종교현상학 강의에서 하시던 말씀이 항상 생각난다. 종교학은 백년이 지난 학문이지만 개념이나 이론의 전승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막스 뮐러나 틸레로부터 시작해서 숱한 학자들의 이름을 종교학사를 통해서 듣게 되지만, 우리가 배우는 것은 ‘폐기된 이론들’이다. 사회학에서 맑스, 베버, 뒤르케임의 고전 논의들을 이론 생성의 자양으로 삼아 발달시키는 것과 달리, 뮐러, 타일러, 매럿, 프로이트 등의 이론들은 종교의 기원을 설명하던 한때의 유행일 뿐 지금의 자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것은 최근에 엘리아데 이론을 어떻게 계승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그리 산뜻하지 않은 데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키펜베르크(Hans G... 2023. 5. 11.
펠리컨, <기독교 전통>, 4-1,2 펠리컨의 제4권의 1, 2장은 14세기와 15세기의 신학사상사에 관한 내용이다. 이 시기는 중세신학의 정합성에 균열이 나고 종교개혁으로 이어지기 바로 전의 시기로, 혼란스러운 동시에 새로운 생각들이 등장하는 시기였다. 분열이 팽배해 가던 이 시점에, 역설적으로 가장 큰 신학적 목소리는 교황청을 지키려는 “하나의 보편적 진리”라는 소리였다. 이것은 “장미의 이름”의 시대에 신학적 언어가 현실을 역으로 반영하는 방식이었다. 이 시기의 다양한 논의들을 살펴보면 종교개혁 때 폭발한 논의들이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다. Jaroslav Pelika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1), chap. 1-2. 1. 중세 후기의 교리적 다양성 13세기가 종합의 시대였다면 14.. 2023. 5. 11.
펠리컨, <기독교 전통>, 3-1,2 교회사가 야로슬라브 펠리컨의 5권짜리 대작 제3권의 1, 2장을 요약한 내용. 1장은 7~8세기, 2장은 8~9세기의 서양 신학사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문외한이 보기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듯한 이 시기에서 대가는 사상적 단초가 마련되는 것을 보여준다. 문외한이 보기엔 고전을 똑같이 묵수하는 그저 그런 이야기들에서 이 대가는 다른 결을 드러내어 준다. 성찬, 교회론, 성모 등 중요한 주제들에서 아우구스티누스 체계와의 연속성이 유지되면서도 새로운 사상적 싹이 돋는 모습들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Jaroslav Pelika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78), 9-105. Ⅰ. 가톨릭 전통의 완전성 7,8 세기는 기독교가 보편 교회로서의 전체적인 일치(total unanim.. 2023. 5. 11.
아사드, <종교의 계보학>, 서문 탈랄 아사드는 서문에서 당시 제3세계 근대화와 관련된 논의들을 다룬다. ‘역사만들기’라는 표제 아래 진행되는 최근 논의들은 제3세계 사람들이 행위주체가 되어서 창조적인 저항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들이다. 아사드는 특유의 논쟁적인 태도로 이 학자들의 논의에 딴지를 건다. 거칠게 말하면 서구의 근대성은 그렇게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굴레가 아니며, 제3세계 행위주체들의 창조적 행위 역시 근대라는 회로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냉철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낭만적인 이야기로 그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입장이다. 그의 비평은 날카로우나 전망은 어둡다. Talal Asad, (Baltimore: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93), Introduction. 1. 책의 주제와 대.. 2023. 5. 11.
샘 길, <이야기 따라가기>, 1장 북미원주민 연구가 샘 길의 의 1장 내용. 조너선 스미스의 1장을 읽다가 찾아 읽게 된 글. 이 글은 스미스가 지적한 엘리아데의 오스트레일리아 자료 사용 문제를 샘 길이 더 철저하게 찾아들어간 내용이다. 원주민의 자료로부터 학자의 이론에 이르기까지의 굴절의 과정을 되짚는 ‘이야기 따라가기’는 공부하는 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작업이다. Sam D. Gill,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ch. 1. 1장 학문의 수풀을 통과해서 아레른테 이야기 따라가기 갈라진 틈 우리 세계의 실재와 그것에 대한 이해 사이에, 학문이 존재한다. 학문은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 지를 상상하는 일이다. 그 간극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음을 알면서 말이다. 실재는.. 2023. 5. 10.
빅터 터너, <기독교문화의 성상과 순례>, 4장 빅터 터너는 종교사에 정통한 인류학자이다. 순례를 종합적으로 다룬 그의 저서 에는 중요한 종교사 사례들이 다루어진다. 4장에서는 성모 숭배를 둘러싼 긴 기독교사가 정리된다. 성모의 위치를 둘러싼 신학적 논쟁, 성상 문제 등 복잡한 주제들과 성모 숭배의 발전 양상까지, 한 장에서 다루는 것이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방대한 내용이다. Victor Turner & Edith Turner,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78), ch. 4. 4. Iconophily and Iconoclasm in Marian Pilgrimage 1. 성상파괴/성상숭배 성모 숭배는 유럽사의 주요 신학적 정치적 변화와 맞물려있다. 우선 성상혐오(iconophobia)와 성상숭.. 2023.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