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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발제

레비스트로스, 무문자 민족들을 다루는 비교 종교학

by 방가房家 2023. 5. 11.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인류학 Structural Anthropology>> 2권(원서: 1976년, 영역: 1983년)의 5장(Comparative Religions of Nonliterate Peoples)을 발제한 것. 이 짧은 글은 자신인 진행한 대학원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의의를 평가한 내용이다. 수업에 관한 내용이라 억지로 실라부스 형태로 정리해본 발제문이다. 

대학자가 어떤 식으로 연구를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은 재미가 있다. 레비스트로스가 이 수업을 통해서 신화에 대한 중요한 학문적 성과들을 쌓아올렸고 그의 관심 주제들이 어떤 식으로 발전했는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수업을 통해서 학문적 생산력을 확보하는 모범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강좌명: 
“무문자 민족들을 다루는 비교 종교학Comparative Religions of Nonliterate Peoples”
(舊: “비문명화된 민족들의 종교Religions of Uncivilized Peoples")

담당교수: 

레옹 마릴리에(1888년 과목 개설~1901), 마르셀 모스(1901~1940), 모리스 린하르트(1941~1950), 레비스트로스(1954년 이후 18년간)
 
수업 방법: 
①신화 표상과 종교 의례들을 분석하는 원칙과 분석 방법에 대한 강의(1954~1958) ②인류학과 철학의 관계, 인류학에서 기술 규약, 펀치 카드, 컴퓨터의 활용에 대한 토의(1959~1962) ③개별적으로 연구하면서 세미나를 만남의 장으로 활용(1962~1968)
 
강의 목적:
인류학자가 관찰하는 사회들이 더 이상 남보다 ‘미개하지’ 않다면, 그래서 그 사회들이 인류 발전의 태곳적 단계들에 대한 지식을 얻는 통로가 되지 못한다면, 그들을 연구하는 것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그것은 분명 문명 아래 깔린 미개를 드러내기 위한 연구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축소된reduced 형태로, 다른 한편으로는 균형잡힌blanced 형태로 인간에 사회 생활의 모습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 사회들은 소중한 사례가 된다. 그들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현실로부터 모델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수업 내용:
제1강(1950-1951, 1958-1959): 아메리카 등지의 폭식, 바보, 카니발 등의 의례적 행위. 이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사회가 망자들과의 관계맺음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와 관련되어, 매개적인 형태를 띠는 의례 기능들이다.
제2강(1956-1957): 영혼 표상방식의 유형론. 두 극으로 분류된다. 영혼들이 산 자들 모양으로 무리지어 살면서 주기적으로 관계를 갱신하는 ‘사회적인’ 극. 그리고 기능적 영혼의 유기적 사회로 개별적으로 분해되어 특정한 생명 활동을 영위하는 ‘자연적인’ 극. 문제는 영혼이 흩어질 수밖에 없다는 영속적인 경향을 어떻게 피하느냐는 것. 제2-1강(1954-1955, 1958-1960): 의만擬娩couvade, 입문식, 가매장double inhumation[?] 등 논쟁적인 의례들을 이론적으로 해석함.
제3강(1951-1953): 푸에블로 부족들의 신관pantheon에 나타나는 복잡한 기능 분석. 매개자 신격의 중요성을 지적함. 재와 쓰레기로 축성되는 남근 신phallic god은 야생 돌물, 여우, 이슬, 귀한 옷을 다스리는 자로, 북미 전역에 걸쳐 나타난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신데렐라로 축소되어 나타남.
제4강(1959-1961): 처음부터 구조와 항들이 균질적인 방식으로 정의된다면, 구조 분석은 형태 분석과는 달리 지리학과 역사 영역에도 새로운 전망을 보여줄 것이다.
 
강의 의의:
Ⅰ. 신화를 분석하는 방법론 확립
성급하게 비교하고 기원을 추적하기 보다는, 잘 분별된 신화의 변형들로 이루어진 총체를 통해 신화를 규정하고 선입견을 털어내는 신화 분석 방법론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격한 방법론이 요구된다. 
①신화는 단일한 수준에서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특권화된 해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는 여러 해설 수준들의 상호관련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②신화는 개별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변형 집단transformation group을 구성하는 다른 신화들과 함께 모아서 관계성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③한 신화군은 독자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1)다른 신화군들과 관련해서 (2)신화가 발생한 사회의 민족지와 관련해서 해석되어야 한다. 신화들이 변형될 때, 같은 유형의 관계가 사회 생활 발전 상의 다른 수준들(기술경제 활동, 표상체계, 경제적 교환, 정치 가족 구조, 미학적 표현, 의례 행위, 종교적 믿음)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간단한 구조를 찾을 수 있고, 이 구조의 변형에 의해서 다양한 유형의 신화들이 창조된다. 인류학은 이런 식으로 구체의 논리들이 정교화된 것들을 수집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Ⅱ. 신화 연구와 의례 연구의 통합을 시도하다
신화와 의례는 동일한 요소들을 다른 식으로 변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포니 신화는 이웃 의례의 대칭이거나 전도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신화와 의례는 상호보완적이다. 의미로서의 의례의 가치는 도구와 몸짓에 깃들어 있다. 몸 붙인 언어(paralanguage)인 셈이다. 이에 반해 신화는 담론을 사용하면서도 세속적 목적에서 운위되는 것보다 더 복합적인 높은 차원에서 상호대립을 표현한다. 메타언어(metalanguage)인 셈이다.
 
Ⅲ. 종교 그까이 거
다른 수준의 연구들이 모여 사회의 일반 이론의 윤곽을 그려준다. 종교 역시 사회 여러 수준 중 하나. “종교적 사실들을 그러한 사회 체계 내에 놓고 보기 때문에, 우리의 시도는 종교의 특수성을 벗겨내는 것이기도 하다.” 신화와 의례는 신으로부터 인간으로의 소통 방식(신화)이나 인간으로부터 신으로의 소통 방식(의례)으로 다루어질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신이라는 소통 상대는 다른 상대방들과는 달리 동일한 소통 체계 내에서 파트너가 아니라는 점. 사람들은 신을 체계의 상(像)이나 투사(projection)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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