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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320

"Drudgery Divine" 1장 조너선 스미스의 1장에 대한 간단한 발제. 이 책은 스미스가 비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쓴 책이다. 그러기 위해 종교개혁기 이래 이루어진 호교론적인 비교 작업들을 열심히 뒤진다. 이 재미없는 자료들을 뒤지면서 그나마 지적으로 계발이 되는 부분을 찾아내려고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지만 고생한 것에 비해 별로 보람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이 호교론적인 자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우리가 익히 예상할 수 있는 것에서 ‘아주 약간씩만’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작업이 스미스만 해야 할 일은 아닐 거다. 이능화나 최병헌 같은 이들이 쓴 비슷한 내용의 비슷하게 지루할 것 같은 자료들을 나도 볼 일이 분명 생길 것 같아서 하는 얘기다. 기원들의 기원에 대하여 1-1. 제퍼슨과 애덤스는 .. 2023. 5. 8.
신화와 의례(클럭혼) 클럭혼의 신화-의례에 대한 대표적인 논문인 Clyde Kluckhohn, "Myth and Rituals: A General Theory," The Harvard Theological Review 35-1 (Jan., 1942): 45-79.를 나름대로 요약하고 내 생각과 관련자료를 덧붙인 글. 신화와 의례 1. 신화는 성스러운 이야기이며 의례와 상호 관계를 갖는다. 뒤르켐적 의미에서 성스러움을 지닌 이야기를 신화하고 할 수 있겠다. 신화가 의례적 맥락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에도 성스러움의 맛은 여전히 존재한다. 신화는 의례와 어떠한 관련성을 지닌다는 것이 중요한 특성이다. 2. 신화와 의례의 관계는 어느 것의 우선성의 문제가 아니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고전 .. 2023. 5. 8.
신화의례학파의 종교 이론 Robert Segal, "The Myth-Ritualist Theory of Religion," Journal of the Scientific Study of Religion 19-2 (1980): 173-185. 이 글을 토대로 하고 다른 글을 약간 보충하여 작성하였다. 신화의례학파의 종교 이론 신화의례 학파(Myth-and-Ritual School)의 다른 이름은 의례중심 학파(Ritual-dominant School)이다. 이들을 특정한 사람들이 모인 구체적인 학파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신화의 이해에 있어서 의례와의 상관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공유한 사람들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시걸의 글은 신화의례학파 학자들의 주장을 요약 소개한 부분과, 이후 학자들의 신화와 의례에 대.. 2023. 5. 8.
<에누마 엘리쉬>와 창조 이야기 는 상당히 오래된 문헌이고, 따라서 인류의 태초의 종교성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흔히 받는다. 그러나 는 바빌로니아라는 새로운 왕조의 성립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제작된, 고도로 정치적인 신화이다. 여기엔 많은 오래된 전승들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통해 고대적 세계관을 이해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먼저 이해되어야 할 것은, 이 신화가 어떻게 전승된 재료들을 가져다 사용하였는가이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단순히 와 창세기의 비슷한 부분을 찾아서, 창세기가 의 영향을 받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 신화의 저자는 신화소라는 재료들을 부려 쓰는 사람이다. 두 신화에는 비슷한 재료들이 사용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는데, 그 재료들이 사용된 맥락은 전혀 다르다. 비슷한 재료를 지적하는 것.. 2023. 5. 8.
기원전 2천년대 메소포타미아 종교, 통치자로서의 신들 아래는 야콥슨(Thorkild Jacobsen)의 의 3장 "기원전 2천년대 은유, 통치자로서의 신들: 하나의 정치체인 우주"를 번역한 것이다. 이 부분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메소포타미아의 정치 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종교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생동감있게 잘 서술한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된다. 이전에 숙제로 번역한 것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다가 너무 말이 안돼는 부분이 많아서 많이 수정하였다. 내가 번역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욕이 많이 나왔다. 더 찾아서 고칠 부분이 있으니 계속 업데이트되지 않을까 예상됨. 바람잘 날 없는 시절 우리가 앞에서 이야기한 것은, 누미노스에 대한 매력과 두려움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간이 어떻게 누미노스를 추구하거나 혹은 회피할 지 선택하는 요소를 도입하였는가에 대한 이야기였.. 2023. 5. 8.
메소포타미아 종교를 바라보는 네 시선 A. Leo Oppenheim, Ancient Mesopotamia: Portrait of Dead Civilization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77[1964]), 171-227. 메소포타미아 ‘종교’가 서술될 수 없다는 것은, 우리 인식 속에 존재하는 서구적인 종교 개념을 통한 그 시대 종교 서술이 가능하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오펜하임은 서구적 종교 개념에 영향 받은 서술을 피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자료를 통하여 그들의 생활과 종교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보이고자 한다. 메소포타미아 종교가 서술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메소포타미아 종교에 대한 총괄적인 서술(신학부터 시작되는 크레이머의 서술의 경우)이 되었든 종교사의 서술(야콥슨의 경우)이 되었든, 그것이.. 2023. 5. 6.
기원전 3천년대 메소포타미아 종교 (이하는 Thorkild Jacobsen, "4th Millennium: The Gods as Providers," The Treasure of Darkness. 2장을 정리한 것이다.) 초기 메소포타미아 종교는 생활을 영위하게끔 해주는 자연의 힘에 대한 숭배를 통해 형성되었다. 기본적인 경제 활동 영역에서 풍요와 다산을 보장해주는 힘에 대한 숭배가 신화와 제의를 통해 신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었다. [남쪽에는 늪지 생활과 낚시와 사냥과 관련된 신들: 서쪽 에리두 늪지 동식물의 신 엔키(Enki), 물고기의 여신 난쉬(Nanshe), 그리고 니나(Nina)와 키닐샤(Kinirsha)에서는 깊은 물에 사는 생물들에 새 생명을 주는 두무지-압수(Dumuzi-apzu)가 있다. 유프라테스강 하류에는 좋은 나무의 .. 2023. 5. 6.
조선 초 유교와 불교 조선 초기 유교와 불교의 관계에 대한 논문들을 읽고 간단히 메모. John Jorgensen, "Conflicts between Buddhism and Confucianism in the Chosŏn Dynasty," 15(1998). 요르겐센은 (제목에 나온 충돌보다는) 조선시대 불교에 끼친 유교의 영향에 대해 두 가지 흥미로운 논점을 제시한다. 하나는, 조선시대 불교에서 선이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은 성리학이 조선사회의 이념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고 것. 신유학이 선불교 형이상학과의 대화를 통해 형성되었음을 주지시키며, 저자는 선불교에 성리학과 공유하는 언어와 관념 체계가 존재하고, 그래서 대화가 되는 파트너였다는 점을 강조한다.(199) 둘째, 불교가 성리학으로부터 도통(道統) 개념을 수용하였다는 것.. 2023. 5. 6.
조선 초 유교의 정통 확립과 이단 배척 조선 성리학이 지금의 종교사에 남긴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는 정통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유교사의 맥락에서 이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다듬어졌는지 정리해두고 싶었는데, 이번에 읽은 도이힐러의 글은 이 문제를 명쾌하게(너무 명쾌해서 걱정일 정도로) 잘 정리해주어서 참 고마웠다. 이 학자의 글은 이번에 처음 읽는데, 한국 학자의 글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신선한 시각을 많이 얻은 글이다. 이 글에서는 이황이 정통 개념을 형성하고 이단을 배척하는 정통파의 보스처럼 그려지는 일종의 내러티브가 느껴지는데, 이러한 서술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받겠지만, 일단은 흥미롭다. 유교사를 한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에. 다음은 Martina Deuchler, "Reject the False and Uphol.. 2023. 5. 6.
막스 뮐러의 침묵 마쓰자와의 7장 5절에 대한 간단 발제. 이 부분에서 마쓰자와가 보여주는 논의 전개는 거의 바닥이다. 특히 글 마무리에 붉게 표시해놓은 대목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코멘트는 “이건 아니다”이다. 세계 담론의 출현 뒤에 있는 인과적 연결망, 그것은 마쓰자와가 책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이고 독자인 우리로서 기대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그것을 찾지 못했고, 이제 와서 독자들의 헛된 기대라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세계 종교 분류에 있어 막스 뮐러가 중요한 인물로 고찰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학계를 비난하였다. 그러나 이 장을 마무리하는 이 대목에서는 뮐러가 결정적인 문제에 침묵하였고 알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이야기할 뿐이다. 왜 굳이 뮐러를 들고 와서 이 난리를 쳤는가? 그저 그녀가 궁금해.. 2023. 5. 6.
<다른 사람들의 신화> 6,7장 1. 도니거가 6장에서 최종적 독자로 염두에 두고 있는 ‘우리’는 미국 사람들 중에서도 세속 인문주의에 반작용하면서도 1차적 순진성으로는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다. 맑스와 프로이트를 먹어치우고서도 여전히 배가 고픈, 이차적 순진성을 갈망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①신화화되지 않은 사람들(the un-mythologized) ②탈신화화되지 않은 사람들(the un-demythologized) ③탈신화화된 사람들(the demythologized) ④재신화화된 사람들(the remythologized) 2. 이 영화는 여신 숭배 형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가 너무 인기를 끌어 이 신에 대한 숭배가 인도 전역에 퍼졌으며, 사람들은 전통적인 예배 물품들(화환, 코코넛 등)을 극장 홀 앞 스크린에 바쳤다. 이 .. 2023. 5. 6.
The Invention of World Religions, 125-138. Tomoko Masuzawa, , 125-138.에 대한 간단 발제. 2. 유럽의 불교 발견 19세기 전반 유럽에서는 실론, 버마, 타일랜드, 일본, 중국, 타르타르1)에 걸친 지역에 다양한 신앙들의 유사성, 연결성, 계보적 관계를 인식하는 불교에 대한 관심이 일었다. 학자들은 이 현상이 기원전 6세기 인도 북부에 역사적 기원을 두며, 고타마 붓다라는 역사적 인물과, 그의 생애의 결과로 고대 아시아 언어로 쓰여진 다량의 문헌이 생성되었다는 점에 합의를 보았다.2) 근대 불교학은, 동인도회사에서 일하던 호지슨 경이 네팔에서 산스크리트 불교 문헌을 수집하고 이를 뷔르누프(Eugène Burnouf, 1801-52)가 정리하면서 시작되었다. 불교의 발견은 처음부터 문헌의 구성이었다. 그것은 창시자의 사상과 행.. 2023. 5. 6.
세계 종교 담론이 자리잡았을 무렵 [마쓰자와(Tomoko Masuzawa)의 1장 일부(37-46)에 대한 간단한 발제.] 종교를 범주화하는 방식이 불확정적이고 변화가 심했던 장기 19세기1)가 이 책에서 다루어질 시기이다. 단절의 모습을 통해 그 시기의 경계선을 그려 보이기 위해, 1절에서는 장기 19세기가 종결된 직후의 모습을, 2절에서는 장기 19세기 이전 시기의 모습을 보여준 후, 3절에서는 19세기 전반의 몇몇 사례들을 통해 이전 분류체계들이 변모되었음을 보여준다. 1. 세계 대전 시기의 “세계 종교들” 1920년대와 1930년대 초에 “세계 종교”라는 영어 용어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게 되었다. 이 시기 이 주제에 관한 책의 출판이 괄목할 만큼 늘었고, 세계 종교 강의가 북미 대학 커리큘럼에 나타나기.. 2023. 5. 6.
<깨끗함과 위험> 후반부 읽기 Mary Douglas, Purity and Danger 6-10 6. 권력과 위험 무질서는 질서를 위협하지만 질서를 생성하는 잠재력을 지니기도 한다. 체계 질서 내에서 유형화된 형태로 작동하는 힘이 있는가하면, 외적 경계 바깥에서 체계화되지 않은, 제어되지 않는, 승인되지 않은, 의식화되지 않은, 무형의 힘이 작동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사회의 경계에 의해 설정되는 힘의 관계, 즉 권력과 위험이 의례적 맥락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금기와는 어떤 관계를 갖는지가 다루어진다. 더러움은 통과 의례의 격리 단계에 있는 신참자들, 주변(margin)에 위치한 사람들의 상징적 의미에 상응한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고 했다. 사회 체계 바깥에 존재하는 규정되지 않은 힘, 즉 위험을 어떻게 서.. 2023. 5. 3.
<깨끗함과 위험>(전반부) 읽기 예전에 메리 더글러스의 (Purity and Danger) 앞부분(1-3장)을 읽고 수업시간에 발표를 해야했던 일이 있었다. 그땐 책을 내 삶의 경험에 견주어보려고 무지하게 노력하던 시기였다. 책을 읽으며 제일감으로 떠오른 것은 이젠 사회적으로 잊혀진 경험이 되어버린 방위 시절이었고, 그것이 발표문의 처음이 되었다. 당시 내 머리 속에 있던 건 모두 집어넣으려 애쓴, 꽤 혼란스러운 발표였다. 당시 발표문에선 더글러스와 리치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는데, 지금 보기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3.1부터의 내용은 무효에 가깝다. 1.1 위험한 방위 방위병은, 불쾌한 존재이다. 그것은 방위가 분류체계 상에서 경계에 위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방위는 '군인/민간인'의 분류체계 내에서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 2023.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