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ko Masuzawa, <<The Invention of World Religions>>, 125-138.에 대한 간단 발제.
2. 유럽의 불교 발견
19세기 전반 유럽에서는 실론, 버마, 타일랜드, 일본, 중국, 타르타르1)에 걸친 지역에 다양한 신앙들의 유사성, 연결성, 계보적 관계를 인식하는 불교에 대한 관심이 일었다. 학자들은 이 현상이 기원전 6세기 인도 북부에 역사적 기원을 두며, 고타마 붓다라는 역사적 인물과, 그의 생애의 결과로 고대 아시아 언어로 쓰여진 다량의 문헌이 생성되었다는 점에 합의를 보았다.2)
근대 불교학은, 동인도회사에서 일하던 호지슨 경이 네팔에서 산스크리트 불교 문헌을 수집하고 이를 뷔르누프(Eugène Burnouf, 1801-52)가 정리하면서 시작되었다. 불교의 발견은 처음부터 문헌의 구성이었다. 그것은 창시자의 사상과 행동으로 생각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창시자에 의해 권위화된 문헌에 중점을 둔 기획이었다. 유럽 연구소에 있는 문헌에 불교의 진수가 담겨 있다고 생각되었으며, 참된 불교를 재구성하는 것은 유럽 학자의 손에 맡겨졌다고 생각되었다. 반면에 아시아 땅에서 불교 가르침은 정처를 잃고 흩어져 타락한 상태라고 여겨졌다. 그것은 후대의 창안과 부패이며 일탈한 형태라는 것이다. 당시 유럽 지식인들이 가졌던 불교에 대한 이런 위계적인 가치 평가를 하드윅의 이야기에서 예를 들 수 있겠다. “내가 불교로 이야기하려는 것은 석가모니 붓다에 의해 조직된 형이상학적이고 사회적 철학의 체계에 대해서이다. 브라마니즘이라는 민중적 형태와의 상호혼합에 의해 변형된 최근의 불교의 전개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니다.”3)
(모니에-윌리엄스의 사진. 흥미롭게도 이 사진을 찍은 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이다. 그는 사진사로도 활동하였으며, 그가 찍은 인물 사진들 중에는 종교학의 아버지 막스 뮐러도 있다.)
이런 가치의 위계를 잘 보여주는 불교학자가 모니에-윌리엄스(Monier Monier-Williams, 1819-99)이다. 그가 참된 불교라고 부른 것은 팔리어 문헌으로 된 불교였다. 그의 불교 강연 전반부에서는 참된 불교에 대해 이야기하고 후반부에서는 잡종(mongrel) 불교를 이야기한다. 그는 후대 불교 변화에 대해 특색 있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후대의 전개의 씨앗이 처음부터 내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불교의 타락과 분열은 불교 근본 사상과 교리의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산물”이라는 것. 또한, 강연 말미에서는 기독교와 불교의 대조를 시도한다. “기독교는 종교입니다. 반면에 불교는 초기 참된 형태에서는 종교가 아니라 단지 인생에 대한 비관론에 근거한 도덕과 철학 체계일 뿐입니다.” 이러한 대조는 영적 불안정이라는 당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한데, 다음 이야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리 지침, 희망, 구원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아시아의 등불일까요, 세계의 등불일까요? 붓다일까요, 그리스도일까요? ... 우리 마음을 사로잡을 책은 무엇일까요? 죽음, 소멸, 죽음을 주는 붓다에 대해 말하는 책일까요, 생명, 영원,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에 대해 밝혀주는 책일까요?”
참된 불교(순수 불교, 초기 불교)는 세계 종교로서 위치를 획득한다. 여기서 우리는 세계 종교에서 필수적인 두 특성을 볼 수 있다(힌두교와 신도는 예외). 하나는 예외적이면서도 역사적으로 실존한 천재 개인을 전통의 창시자로 놓는 것. 다른 하나는 정경의 지위를 갖는 확실한 고전 문헌들을 승인하는 것.
힌두교가 집단적이고 익명적으로 기인한 민족적 종교(national religion)로 이해된 반면에, 불교의 근본적인 출발은 예외적인 개인 지성에서 비롯하였다고 이해되었다. 지역성의 초월을 강조하기 위해 학자들은 붓다의 베다에 대한 거부를 강조하였다. 붓다가 브라만 사제들에 의해 보전되던 베다의 권위에 전적으로 도전하고 거부한 것은 루터가 교황의 권위를 거부한 것처럼 중요한 개념이었고, 문헌의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주장되었다. 올덴버그(Hermann Oldenburg)의 연구에서는 붓다가 희생제의와 카스트 제도에 대해 브라만들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장면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것은 붓다가 경쟁 학파에 대해 더 신랄한 비난을 하는 내용 중 일부의 구절일 뿐인데, 브라만에 관한 부분만 특별히 인용한 것이라고 마쓰자와는 지적한다.
불교는 혁신적인 개혁운동으로 묘사된다. 독일의 인도학자 베버(Albrecht Weber, 1825-1901)의 1857년 글도 그렇다. “불교는, 기원에 있어, 출생과 지위라는 소위 신적인 특권의 폭압에 반대하여 개인에 속한 인간 보편의 권리를 옹호하는 가장 위대하고도 근본적인 반작용이다.” 이어서 그는 “불교는 민족에서 태어난 종교인가, 민족을 초월한(rising above) 종교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베버의 글을 인용한 소쎄이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불교에 관한 학문은 불교를 발견하고 구성한 처음부터 불교를 비민족적인 종교, 보편적 종교, 즉 세계 종교로 보았다.
1) 서양의 서술하는 일반적인 불교 서술에, 한국이 추가되는 시기는 언제일까? 그것은 버스웰의 등장 이후인가?
2) Philip C Almond, The British Discovery of Buddhism (1988), 1-32를 참조할 것. 또, 이민용, <서구 불교학의 창안과 오리엔탈리즘>, <<종교문화비평>> 8호.
3) Charles Hardwick, Christ and Other Masters (1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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