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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173

18세기 프랑스 선교사 사전에서 본 우리말 종교 어휘들 Stanislas Férron, (한국교회사연구소, 2004[1869]). 1869년 페롱 신부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초의 불한사전에 ‘종교’에 해당하는 한국어는 ‘도(道)’라고 기록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전을 뒤진 원래 목적은 우리말 ‘하느님’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자어인 ‘텬쥬’만이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옆에 있는 암귀신, 몹쓸년, 마귀짓 등의 어휘에 더 눈길이 간다. les missionnaires de Corée de la Société des Missions étrangères de Paris, (Yokohama: 1880). 페롱 신부가 불한사전을 제작할 때, 리델 신부는 을 편찬하였다. 이 사전은 1868년 경 완성되었으며, 1880년에 .. 2023. 4. 16.
초기 개신교인들의 창세기 이야기 해석 초기 개신교인들이 창세기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찾고 있는 중. 1. 1897년 12월 31일, 정동교회에서 있었던 토론회. 개신교가 신문명의 상징이었던 시절, 정동교회 청년부에서는 남녀가 동등한가의 주제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이 토론회에 대해서는 와 두 기사가 있는데, 전자의 자료에서 종교적 해석의 측면을 더 잘 집어낸다고 생각된다. 1-48 (1897년 12월 29일) 4면을 보면, 참석자 중 김연근은 이렇게 주장하였다. “하나님께서 당초에 남녀를 내시매 음양이 서로 배합이 되었으니, 음이 없으면 양이 쓸데없고 양이 없으면 음이 쓸데없나니 남녀가 동등하다.” 반면에 조한규는 다음과 같이 반론을 펼쳤다. “성경에 가라사대 남자가 여인의 머리가 된다 하고, 하느님께서 아담을 .. 2023. 4. 16.
[강의안] Religious Encounters in Post-colonial and Globalized Space 이번 학기에 우리학교에 이 강의가 개설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놀라움이란... 종교의 만남(religious encounter), 바로 이런 것을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것이 애초에 거창하게 유학을 꿈꿀 때부터의 생각이었다. 애리조나 사막의 이 학교를 선택한 것은 이런 주제를 공부하기에 유리한 곳이라는 판단 때문이었기는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이 주제를 제목으로 하는 강좌를 만드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 강의는 이 주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교수가 새로 초빙되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반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여기 종교학과에는 두세명(!)의 신임 교수가 들어와 있었고, 그 중 한 명이 헨 교수이다. (도대체 이 학교 종교학과의 미친듯한 팽창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2023. 4. 16.
콩쥐팥쥐 이야기 콩쥐팥쥐는 신데렐라와 친족관계에 있는 이야기이다. 계모와 의붓자매에게 구박받는 것과, 나중에 신발을 통해 왕자님(감사)와 결혼하게 되는 부분을 떠올린다면 쉽게 연결이 될 것이다. 사실 꽃신을 통해 발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좀 어색하긴 하다. 유리구두야 발에 꼭 맞아야 하지만 꽃신이야 대충 신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어릴 때 하기도 했다. 어쨌든 신발 이야기는 10세기 이전 중국 문헌에 최초로 발견된다. 중국인지 중앙아시아인지 어디서 시작된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같은 이야기가 유럽에, 그리고 우리나라에 각각 전승되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북미 원주민에게도 유사한 설화가 전승된다고 한다. 다음 논문이 흥미롭다. http://www.kyungnam.ac.kr/~star010.. 2023. 4. 16.
미국 종교사 수업 계획서 티사 웬거 선생이 이번 학기에 진행하는 미국종교사 세미나 계획표이다. 내가 듣게 될 수업은 아니다. 이번이 수업 듣는 학기가 아니라 참여하지 않지만, 듣는 학기였다면 내용상으로나 수강 기호상 들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 미국 종교사 수업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는지 관심이 많아서 선생님한테 특별히 부탁해서 받아본 실라부스 내용이다. 젊은 교수가 처음으로 대학원 수업을 맡은 만큼 빡빡하게 열심히도 짜 놓았다. 분량상 강의 계획 부분만 올려 놓긴 했는데, 과제 지정한 부분을 보면 책 골라 서평하기, 자기가 계획해 실라부스 짜기, 페이퍼 제출 등 다양한 과제들이 있다. 게다가 발표를 맡은 주에는 필수 도서 이외에도 참고 도서를 모두 읽고 내용을 소개하게 되어 있는데 이 또한 부담이 되어 보인다. 대개 한 주에 .. 2023. 4. 16.
The Negro Christianized 중 교리문답 학교 도서관에서 이미지 형태로 제공하는 자료이다. 47쪽밖에 안 되는 소책자이지만, 무식하게 다 퍼다 놓기는 힘이 부치고, 당장 필요한 부분, 17,18세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할 때 쓰인 교리문답만 여기 옮겨 놓고 읽는다. 책표지와 pp.36-40. 제목: The Negro Christianized: An essay to excite and assist the good work, the instruction of Negro-servants in Christianity. 저자: Mather, Cotton (1663-1728) 출판: Boston : Printed by B. Green, 1706. 당시는 흑인들이 도대체 교육 받고 종교를 가질 능력이 있는지가 "증명"되지 않은 시기였다. 개신.. 2023. 4. 16.
하느님은 흑인이다(God is a Negro) 하느님은 흑인이다 (God is a Negro) (Bishop Henry Turner, The Voice of Missions, Feb., 1898) 성서적으로도, 그리고 다른 이유에서도, 우리는 하느님이 흑인이라고 믿을 권리가 있다. 당신들 백인들이 하느님이 잘생기고 반듯하고 잘 꾸민 백인 남자로 믿고 있듯이 말이다. 당신들과 이 나라의 바보같은 흑인들은 하느님이 하늘 나라 어디엔가 왕관을 쓰고 앉아 있는, 흰색 피부에, 파란 눈에, 직모에, 우뚯 솟은 코에, 평평한 입술에 좋은 옷을 입은 백인 신사라고 믿고 있다. 유사 이래 모든 인종들이 언어, 그림, 조각, 그리고 다른 형태나 형상을 통해 하느님을 묘사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자신들을 만들고 운명을 결정지은 하느님이야말로 자기의 모습으로 상징된다는 .. 2023. 4. 16.
나는 축복받았지만 너는 버림받았다. "나는 축복받았지만 너는 버림받았다." (i am blessed but you are damned)라는 제목의 이 글은 흑인들의 회심 이야기(conversion narrative)를 모아 놓은 [God Struck me Dead]이라는 책에 수록되어 있다. (p.15-18.) 모르테라는 한 흑인의 회심 체험을 진술하고 있는 글이다. 한 노예가 하느님을 체험하고 전도사(혹은 설교자. preacher)가 되었다는 이 이야기는 당시 상황에서 예외적인 이야기이다. 어느 백인이 자기 노예의 종교 체험에 감복하여 그를 전도사로 풀어주었겠는가... 하지만 예외적인 동시에 흑인으로서의 체험이 행간에 절절히 배어있어 역사적인 맥락에 의한 해석을 요구하는 글이기도 하다. 한줄한줄 많은 양의 해석을 요구하는 텍스트인데, 일.. 2023. 4. 16.
시애틀 추장 1: 기독교 추장과 인디언 영성 시애틀 추장은 아마 가장 잘 알려진 인디언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떻게 하늘을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대지의 온기를 사고판단 말인가? 신선한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어떻게 소유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백인들에게 항변한, 시애틀 추장의 명연설문은 전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인디언의 영성이 얼마나 생태학적인 지혜를 간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글이다. 연설한 후 20년 있다가 기록되었기 때문에 진위 여부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http://blog.empas.com/tcasuk/2792070 참조), 우리나라에도 류시화를 비롯한 여러 번역으로 소개되었고, 인터넷에도 그의 연설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http://blog.empas.com/freeska/13.. 2023. 4. 16.
시애틀 추장 2: 종교에 관한 한 연설 시애틀 추장이 남긴 다른 연설문이 있다. 1855년 토지 조약을 맺을 때 남긴 연설로, 백인의 종교와 조상의 종교를 대조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연설문 역시 20년 넘게 구전되다가 백인에 의해 기록된 글이라 얼마나 시애틀 추장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논란을 떠나서, 연설의 내용 자체는 참 아름답고 서글프다. 기독교와 자기 조상의 종교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래의 인용은 그 연설을 요약한 것이다. 1. 당신들의 종교는 잊어버리지 말라고 성난 하느님의 철의 손가락으로 석판 위에 쓰여졌다. 2. 붉은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할 수도 기억할 수도 없었다. 3. 우리의 종교는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4. 고요한 밤시간에 노인들의 꿈.. 2023. 4. 16.
시애틀 추장 3: 북미 원주민의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 시애틀추장이 어떤 종류의 인간이었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에 대한 여러 견해가 공존하고 있고, 그의 목소리라고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힘든 연설문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그는 기독교의 외양을 가진 인디언 성자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전통을 어느 정도 간직한 기독교인이었을수도 있다. 어쩌면 그냥 말 무지하게 잘하는 사람이었을수도 있다. 딱히 결론 내리지도 않을 거면서 추앙받는 현인에 잔뜩 상처만 내 놓은 것 같다. 그나마 분명한 사실은 그가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 정도이다.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는 개념이 다시 문제가 된다. 북미원주민의 기독교로서의 정체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전통과 기독교가 어떤 식으로 융합하고 있는지, 아니면 한쪽이 다른 한쪽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 2023. 4. 16.
예수의 동정녀 탄생에 찬성하는 이유들과 반대하는 이유들 나는 요즘 신약 성서(New Testament)라는 과목의 TA를 하고 있다. 공립 학교의 강의이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신학적인 내용과는 많이 다르다. 수십년 이 과목을 가르친 목사 출신의 할아버지가 가르치는 과목인데, 신자들에게는 과격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을 참으로 노련하게, 토론을 통해서 잘 가르친다. 종교 텍스트의 역사성에 관한 강의는 신자들의 울분의 가득찬 반응을 이끌어내기 십상인데, 그런 반응에 대해 부드럽게, 때로는 단호히 대응하며 수업의 틀을 유지해나가는 솜씨가, 참 대단하다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다음은 그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유인물 중 하나이다. 짬이 나서 한번 번역해 보았다. 이 유인물에서, 크리스마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동정녀 탄생 기사를 놓고 신앙의 입장과 학문적 입.. 2023. 4. 16.
릴리쓰(Lilith), 첫번째 이브 창세기에는 두 개의 창조 기사(P자료와 Y자료)가 실려 있고 인간이 두 번 창조된다. 한번은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으니,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1:27) 그 다음은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아담)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2:7) 오랜 세월 동안, 성서를 완전한 하나의 텍스트로 생각했던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은 이 상충되는 구절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해왔다. 다양한 해석들이 제기되었고, 중세 유대교 전통에서 재미있는 해석이 하나 나왔다. 하느님은 여자를 두 번 창조하였는데, 첫번째 만든 것은 실패작이고 두번째 만든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이브라는 것.. 2023. 4. 16.
디테일이 아름답다, 영화 [아멜리에] 옛날 티벳의 승려 까말라쉴라가 쓴 라는 불경에서는 깨달음에 이르는 첫 두 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연민의 수행: 살아있는 존재의 고통을 공유할 것. 타인에 대한 증오와 집착을 버리고 평등심을 갖는다. 현실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자신의 고통의 경험을 타인의 경험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2. 자애의 수행: 고통의 평등성을 관찰함으로써, 중생들이 그러한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세상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은 깨달음을 향한 첫걸음이다. 이것이 매우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이 불경의 수행론이다. 며칠 전에 본 영화 아멜리에는 세상을 관찰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는 극단적으로 디테일이 강조된다. 영화 초반부부터 줄곧 "누구는 무엇을 좋아하고, 누구는 .. 2023. 4. 16.
“슬럼독 밀리어네어”/“Q&A”에서 다루어진 인도 종교 영화 와 원작 는 내용 차이가 크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의 종교적 배경에 해당되는 부분만 기록해둔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단순히 “자말”이지만, 소설 주인공 이름은 “람 무함마드 토머스”이다. 이 차이는 크다. 영화에서는 이름 자체에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은데, 소설에서는 인도의 다종교적 상황이 함축되어 있다. 영화에서 두 번째 퀴즈는 종교에 대한 것이다. 라마신의 그림에서 오른손에 쥐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자말이 어릴 때 겪었던 힌두 무슬림 폭동과 관련된다. 자말은 가난한 힌두교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날 무슬림 폭도들이 마을을 습격해서 어머니는 사망하고 자말은 형과 함께 정처 없이 길을 떠나게 된다. 그 혼란의 와중에서 자말은 라마로 분장한 아이를 마주치게 된.. 2023.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