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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173

위네바고 인의 창조 신화 위네바고 족은 지금의 위스콘신 주 그린 베이 근처에 살았던 아메리카 토박이 무리이다. 자신들의 언어로는 호청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다음은 그들의 창조 신화 한대목이다. 창조주(Earthmaker)가 만물을 창조한 뒤 인간을 창조하였다. 인간은 창조된 것 중 가장 마지막이었다. 앞서 창조된 것들은 영들이 있었고, 창조주는 그들 모두에게 역할을 부여하였다. 심지어 가장 작은 벌레도 나흘 앞의 일을 미리 알 수 있었다. 인간은 창조주의 모든 창조물 중 가장 미약하였다. 인간은 아무 역할도 부여받지 못했고, 하루 앞의 일도 내다보지 못하였다. 인간은 가장 늦게 창조되었고, 가장 열등하였다. 그 후 창조주는 기분좋은 냄새가 나는 풀을 만들었고, 모든 영들이 그것을 원했다. 어떤 영들은 그게 자신에 속한 곳이라.. 2023. 4. 19.
... 통하였느냐? (2004.11.19)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이다. 나는 이렇게 장면 하나하나에 공이 많이 들어간 예쁜 영화를 좋아한다. 스캔들은 한국 전통미의 탐구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통 문화로부터 아름다운 화면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영화이다. 한복, 한옥, 화장품, 나전칠기, 동양화, 한식 등의 요소에 갖은 정성을 쏟았다. 뱃놀이, 책방, 저자거리, 연못, 정원 등 어느 하나 놓칠만한 장면들이 없다. 음악이나 구성에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여러 대목에서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비사실적인 대목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것마저도 새로운 시도들을 감안할 때 눈감아 줄 수 있다. 적어도 제작진은 역사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였고 그를 바탕으로 ‘이럴 수도 있지 않.. 2023. 4. 18.
유길준의 세계대세론(1883)의 종교 학계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 자료가 한국에서 종교라는 단어가 사용된 첫 사례라고 생각한다. 유길준이 일본 책에서 옮겨왔을 것으로 보이는 종교론이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는다. 종교에 관한 여러 견해가 들어있다. 이것이 초기 종교 개념을 깔끔하게 요약한 글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되어 실어놓는다. 이 글은 개화사상가 유길준(兪吉濬, 1856~1914)이 1883년에 세계정세와 문물을 소개한 글인 의 일부이다. 종래 종교학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종교’가 언급된 최초의 사례는 1883년 11월에 발간된 기사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은 1883년 상반기에 미국으로 출국하기 이전에 집필되었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에 앞선 것으로 보이며 한국에서 종교 개념을 언급한 최초의 자료로 .. 2023. 4. 17.
조선 청년이 본 미국 교회 매우 이른 시기에 미국 유학을 하고 영어로 견문록을 출간(1916년)한 김동성이 미국 교회에 가서 느낀 것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많지 않다는 실망감이었다. 특히 주중 예배에 신도들이 모이지 않는 것, 목사가 신도를 불러내지 못하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나머지 부분에는 약간의 위트는 있지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은, 그 특유의 에피소드가 곁들여 있다. 아시아인이 미국 여신도를 바래다주려 했는데 잘 안 되었다는 이야기. 젊은 남성의 교회 출석에 대한 풍자적 논평 등. 2023. 4. 17.
"혈분경"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 이라는 경전이 있다. 혈분血分은 출산 때 피를 받는 그릇에서 온 말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여성의 피가 가득 찬 연못을 뜻한다. 혈호血湖라고도 한다. 여성은 부정한 피를 가졌기 때문에 사후에 피가 가득한 연못에서 피를 마셔야 하며, 이를 부처님이 구원해준다는 내용의 경전이다. 이 경전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목련目連존자(목건련)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제가 한 지역에 갔을 때 넓은 들 한복판에 생리혈 연못으로 된 지옥이 있었습니다. 연못은 크기가 8만4천 유순由旬이고, 그 안에는 수갑과 발목 사슬을 차고 고통을 받고 있는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이 지옥의 주인인 마귀가 하루에 세 번 와서 죄인인 여인들에게 강제로 더러운 피를 마시게 했습니다.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쇠막대기.. 2023. 4. 17.
<세계대세론>의 종교 서술 한국에서 ‘종교’(宗敎)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883년 11월 10일에 간행된 제2호라는 것이 종교학계의 정설이다.(나는 아직 이 자료를 확인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용어가 최초로 사용된 정황을 밝혀주는 자료가 있어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유길준이 저술한 이다. 종교에 해당하는 부분 PDF: Yoo_World_power.pdf 유길준은 창간을 준비하던 1883년에 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저작이 과연 신문 준비용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이전에 쓰여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 책에서 몇 페이지에 걸쳐 세계의 ‘종교’에 대해 논의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종교라는 단어를 사용한 최초의 자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성순보가 아니라 이게 최초다”라고 말할 것은 .. 2023. 4. 16.
포동 당제에서 새로 배운 말들 비교적 잘 연구되고 보존된 사례인 시흥시 포동 당제에 대해 소개하는 발표를 듣던 중에 새로 익히게 된 말들을 기록해둔다. 아래 인용문들은 “시흥 새우개 당제 학술조사 보고”(이용범)에서 뽑아온 것이다. 삽입된 관련 사진들은 구형찬씨가 직접 촬영하거나 이전 조사작업으로부터 얻은 사진을 제공해주어 실을 수 있었다. 길지: “당집 내부에는 당신도나 신상은 없다. 대신 뒷벽에는 옷을 거는 횃대와 비슷한 것을 여러 개 설치하여 각각에 신의 의복을 의미하는 백지를 걸어두었다. 이 백지를 길지라 한는데, 당제 때는 신의 옷을 새로 해 입힌다는 뜻에서 새 길지를 걸어두고, 이에 대해 배례를 한다. 그러므로 길지는 신체(神體) 자체는 아니지만, 신체의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무교에서 신이 어떠한 모습으로 드러나.. 2023. 4. 16.
[번역] 타일러의 애니미즘 논의중에서 2 11장에서 내가 읽은 부분의 일부를 꾸역꾸역 번역한 이유는 감동(!)을 받은 대목들이 있어서인데, 앞글에 이어서 두 번째 부분에서 그런 대목을 짚으면 다음과 같다. -앞에서 종교 없음 논의의 부적절함을 논파하였기 때문에, ‘종교 정의’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요청된다. 이렇게 해서 나타나는 “영적 존재Spiritual Beings에 대한 믿음”이라는 ‘최소한의 종교 정의’는 이론화 작업의 필연성을 보여주는 멋진 등장이리라. -모든 사람이 종교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우리가 아는 사람은 모두 종교가 있다는, 얼핏 겸손해 보이면서도 전혀 그렇지 않은 단언. 종교의 보편성은 종교학의 중요한 전제이다. 하지만 보편성이 확립되기까지의 논의과정은 쉬이 망각되곤 했다. -애니미즘이 당대의 심령술과 관련된다는 .. 2023. 4. 16.
[번역] 타일러의 애니미즘 논의중에서 1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의 를 직접 읽은 전공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인류학에서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두 권의 책 중에서 나한테 꼭 필요한 부분(애니미즘 논의가 시작되는 11장)만 골라 읽었으니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에 이 부분만 읽으면서도 고전이 지닌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종교학사에서 타일러라고 하면 원시인 철학자에 대한 상상의 논의를 갖고 애니미즘을 제시한 종교진화론자 정도로 알고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19세기의 여러 자료들을 대하다가 타일러의 글을 접하니까 비로소 그가 당대의 핵심적인 지적 의제를 제시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읽은 부분의 일부를 꾸역꾸역 번역한 이유는 감동(!)을 받은 대목들이 있어서인데, 앞부분에서 그런 대목을 짚으면 다음과 같다. -그의.. 2023. 4. 16.
엘리아데 저작 목록 번역 관련 작업 중에 미르체아 엘리아데 저술목록을 정리하게 되었다. 책 부록으로 실려 있는 목록에 몇 개 추가하고 한국에 출판된 사항을 정리하여 만든 목록. 불어와 루마니아어로 쓴 원서 내용은 삭제하고 영어권에서 출판된 내용만을 실었다. 사실 이 목록을 갱신하면서 더글라스 알렌의 (이학사, 2008) 뒤에 실려 있는 목록을 많이 참조하였고 그 결과도 거의 비슷하다. 그래도 인터넷 상에서는 정리된 목록을 못 본 것 같아 여기 올린다. 엘리아데 책은 한국어로 번역된 것이 많기 때문에 어떤 것이 번역되었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목록 작성에 사용하기 위해 서지사항을 엔드노트로 정리하기도 했는데, 그다지 많이 써먹지는 못했다.(엔드노트 파일: Eliade_bibliography.zip) 구글 북서치 등으로 불러.. 2023. 4. 16.
사진으로 치룬 영혼결혼식 1938년 충남 보령에서 있었던 영혼결혼식에 대한 신문기사들이다. 이경민의 (산책자, 2008)를 읽다가 알게 된 이야기. 1938년 4월 9일 기사 제목은 “지하의 신랑 신부, 사진으로 월모(月姥)결연(結緣)”이다. 부여군 세도면 면장의 중매를 통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두 남녀를 연결하였고, 사진을 통해 둘의 결혼식을 올렸다는 내용이다. 기사 제목의 ‘월모’(月姥)는 부부의 연을 맺게 해준다는 전설 속 노파라고 한다. 4월 10일자 기사는 약간 더 상세하고 선정적이다. “백골(白骨)에도 성례(成禮)는? 저승간 처녀 총각 이승에서 결혼식. 유골 파오고 사진 묻어 합장”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두 남녀의 사연이 자세히 소개되고, 신부의 무덤이 있던 부여에서부터 보령까지 자동차와 상여로 시체와 사진을.. 2023. 4. 16.
바이넘, <성스러운 잔치와 성스러운 단식>, 10장 아랫글에 이어서 의 10장 번역문이다. 중세 상징 사용에 대한 핵심적인 분석이 들어있는 부분이다. 남녀의 성차에 따라서 상징 구사 방식이 달라지는 내용을 흥미롭게 분석하였다. Caroline Walker Bynum, (Berkel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7), chap. 10. ch10. Women's symbols, pp.282-296 남자들의 여성 상징 사용 중세 후기 남성의 저작을 볼 때 우리는 상징적 이분법과 그것의 전도가 그 핵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자들은 남성/여성의 차이성(아버지 대 어머니, 선생님과 훈련자 대 양육자, 강함 대 부드러움 등)을 강조하기 위하여, 여성의 약함을 비난하거나 낭만화하기 위하여 남성/여성의 이분법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 2023. 4. 16.
바이넘, <성스러운 잔치와 성스러운 단식>, 서문 바이넘(Caroline Walker Bynum)은 서양 중세 기독교, 여성, 육체, 물질과 상징 등 매혹적인 주제들을 다루는 역사가이다. 그녀의 초기작이자 대표작인 의 서문을 과제물로 번역한 것. 검색해보니 이 책을 포함해서 바이넘의 저서들은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된 것이 없다. 내용을 살펴보면, 중세 남녀 신비가들의 상징 세계라는 낯선 분야 안에서 먹고 굶는 문제라는 현대의 첨예한 관심사를 풀어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빨리 번역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어설픈 나의 번역을 올린다. Caroline Walker Bynum, (Berkel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7), Introduction. 서문 (pp.1-9) 성 베르나르두스는 이 성사(성찬식)를 사.. 2023. 4. 16.
<Traveller's Wonders>: 1830년대 미국 성경학교 교재 미시건 주립대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생각되는데, “Sunday School Books: Shaping the Values of Youth in Nineteenth-Century America”라는 웹페이지에 가면 1815년에서 1865년 사이에 미국 성경학교에서 사용된 교재 163종을 볼 수 있다. 그 교재들 중에는 선교와 관련된 책자들도 있는데, 그 중에서 ‘여행 이야기’ 정도로 번역될만한 2023. 4. 16.
서양인과의 첫 만남에 대한 일본인의 서술: 타자로 경험된 선교사 *는 에도 시대 때 저자거리에서 유행한 책으로, 반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기독교가 일본에 들어와 박해받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서술하였다. 이야기 사이사이에는 여러 장의 삽화들이 삽입되어 있어 좋은 자료가 된다. 저자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현재 3종의 목판 인쇄본이 전해진다. 출판 시기는 1639년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기독교 선교사를 처음 대면한 장면에 대한 묘사이다. 밑의 그림에서 이 묘사의 "코 큰 괴물"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지 시대(1555-1588)에, 진무 시절 이후 108번째 천황 미카도 노나라노인(後奈良天皇, 1536-1557)이 통치하던 시절에, 남만(南蠻)의 무역선이 우리 해안에 왔다. 이 배에서 처음으로 이름붙일 수 없는 생물이 나왔다. 모습은 인간하고 좀 비슷하기도 했.. 2023.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