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자료278 선교사들의 종교 이론에 관한 발표 발표: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사대회의 성취이론에 관한 재고”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주제발표(2010년 5월 1일, 새문안교회) 한국에서 활동한 북미 선교사들의 타종교에 대한 태도는 ‘성취론fulfillment theory’(다른 종교에도 기독교적 계시의 신학이 존재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기독교 진리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으로 설명되곤 한다. 안선생님의 발표는 이에 대한 반론의 성격을 지닌다. 엄밀한 의미에서 성취이론은 1910년 에딘버러 선교사대회 제4위원회에서 채택된 것으로, 북미 선교사들의 신학적 입장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발표의 요지이다. 대신 그들의 입장은 종교하강설(원시유일신론)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 나는 기본적으로 성취론이라는 명명으로 선교사의 타종교관을 정리하곤 하던 기.. 2023. 5. 19. 개신교회와 법 황교안, (요단, 2012). 황교안이 법무부 장관이던 2012년에 출판된 책으로, 의외로 흥미롭게 읽었다. 교회 관련된 자문을 오랫동안 해온 경험이 책 전반을 통해 느껴진다. 종교에 관련된 법적 문제가 꽤 잘 정리되는 동시에, 한국 교회의 흥미로운 사례들도 접하게 된다. 특히 교회 분쟁과 관련된 사례들이 흥미롭다. 이 분이 정치적 능력은 별로 없지만, 전문가로서의 자기 영역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직업적 특성이나 개인적 특성으로 인해 책의 어조는 차분하고 개인적 견해는 절제된 편이다. 하지만 생각이 튀는 부분이 가끔 나온다. 책의 주된 내용은 건너뛰고 튀는 부분만 몇 군데 추려본다. 이 분은 ‘정통’, ‘일반적’ 교회라는 표현을 즐겨 쓰며, 이른바 이단, 사이비 문제에 대해서 강경하다. 첫.. 2023. 5. 18. 20세기초 한 종교 덕후의 이야기 “문화로 엘리자베스 A. 고든, , 신종범 옮김 (살림, 2013). 원문 링크 기묘한 책이었다. 이 책에는 20세기초 동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의 절을 두루 돌아다닌 저자의 경험과 당대 동아시아 관련 연구들 독서, 그리고 고대 기독교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 뜨겁게 융합되어 있다. 저자의 지식 세계와 나의 지식 세계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데, 이것은 시대 차이라기보다는 성향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책에는 낯선 정보들이 가득한데, 이것을 하나하나 검증하면서 읽으면 하루에 몇 쪽 읽지 못할 것 같아 그냥 포기하고 죽 읽었다. 문장 하나하나 긴장해서 받아들일 내용이다. 예를 들면 저자는 불교의 삼불(三佛)을 아무 고민 없이 기독교 삼위일체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한다. 박식한 종교 지식 속에서 비슷한 것들이 .. 2023. 5. 18. 예쁜 사진책에 나오는 한국 종교 서술 한국 사진들이 실린 1908년의 사진 여행기를 읽다. Burton Holmes, (New York : The McClure company, 1908) 인터넷 아카이브를 통해 읽을 수 있었음. (참고: 버튼 홈즈의 공식 홈페이지, 그가 찍었다고 하는 1899년 서울 영상: 글 마지막에) 당시 나온 책들 중에서 최고의 편집 상태라고 생각되는 세련된 책이었다. 책의 앞부분 디자인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행지로서 한국을 소개한 책에서 깊이 있는 서술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런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한국에 대해 서구인들 사이에서 전형화되어 있는 진술일 것이다. 종교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그러하다. “[불교가 미미하게 존재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해서 한국에는 종교가 없다(Korea has no relig.. 2023. 5. 17. 전씨 아주머니 이야기 한국 무당과 여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인류학자 로렐 켄달(Laurel Kendall)의 최근 글은 한국 무속과 종교 정의의 관계 문제를 제기한다.[Laurel Kendall, "Korean Shamans and Defining 'Religion': A View from the Grass Roots," in Jacob K. Olupona (ed.), (London: Routledge, 2004).] 켄달이 전해주는 전씨 아주머니(Auntie Chun)의 이야기, 이것이 글의 중심적인 소재이다. 신앙이라고 하는 것은 도덕적이고 보편적이고 덕을 강조하지만, 무속은 그런 식으로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요. 이건 무당의 지위 때문이에요. 별로 배우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기적(miracle)은 무당에게 많이 일어나죠.. 2023. 5. 17. 종교개혁가들의 종교 개념 ‘개신교적인 종교 개념’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전에 귀츨라프의 종교 서술을 분석하면서, 개신교적인 종교 개념이 한국에 처음으로 적용되었다고 이야기할 때부터 품었던 의문이다. 말로는 쉽게 개신교적이라고는 하였지만 아무래도 종교개혁가들까지 공부할 필요를 느꼈던 것. 해리슨의 다음 책에서 해당되는 부분을 정리하고 찾아보았다. Peter Harrison, ,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0). 이 주제에 도움이 되는 다른 글로는 다음을 참고할 것. J. Samuel Preus, “Zwingli, Calvin and the Origin of Religion,” 46-2 (Jun., 1977): 186-202. 종교개혁가들은 하느님에 대한 자연지식과 계시지식(즉, 자.. 2023. 5. 17. 무스의 한국종교 서술 내용 중에서 선교사 무스(J. Robert Moose)의 의 종교 관련 부분에 대한 메모. 이 책의 번역판에 대해서 후한 평가를 주긴 했지만, 종교에 관한 내용은 의역된 것이 많아 직접 종교학 자료로 쓰기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그 일부를 직접 번역하고 그중에서 특기할만한 부분을 여기에 언급한다. 이 책은 1911년에 출판되었지만, 저자 서문은 1909년에 쓴 것으로 되어 있다. 서문에서 저자가 기포드와 헐버트의 글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기포드와 헐버트의 대표적인 글을 참고할 것) 내가 보기엔 같은 감리교 목사인 존스의 영향도 강한 것 같다. 한국 마을의 장례의식을 다룬 18장에서 눈에 익은 표현이 등장한다. 바로 ‘소경 상태에 있는 비참한 이교도들’(poor heathen in thei.. 2023. 5. 17. 귀츨라프의 종교 개념 며칠 동안의 접촉이긴 하지만, 귀츨라프는 1832년, 한국인과 최초로 접촉했던 개신교 목사이고 그 접촉을 기록으로 남긴 인물이다. 이 접촉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은데, 귀츨라프에 대한 다른 내용은 이 블로그의 “: 귀츨라프가 쓴 성경학교 교재”를 참고하던지 리진호의 를 참고할 것. 최근에 나온 에도 귀츨라프 방문의 전후 상황이 잘 정리되어 있다. 귀츨라프가 남긴 기록은 다음 책이다. 이 책은 구글 북서치를 통해 구할 수 있다. Charles Gutzlaff, Journal of Three Voyages along the Coast of China in 1831, 1832, & 1833, with Notices of Siam, Corea, and the Loo-Choo Islands (London: Fre.. 2023. 5. 17. 카베사 데 베카 읽기 호세 라바사의 다음 책은 서구인들이 아메리카와의 초기 만남에서 남긴 자료들의 식민지적 글쓰기를 분석한 것이다. 그 중에서 카베사 데 바카의 글을 다룬 1장을 읽었다. 카베사 데 바카의 글에 대해서는 전에 정리한 적이 있다.(주술의가 되었던 탐험가, 카베사) 여기서 로 약칭되는 카베사의 글은 우리나라에서 (숲, 2005)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 José Rabasa, (Durham: Duke University Press, 2000). 라바사의 논지는 카베사의 기록이 그간 낭만적인 쪽으로 신비화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원주민에 대한 동정적 시선이 담긴 텍스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텍스트의 기본적인 구도는 스페인이 추구한 이른바 ‘평화로운 정복’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텍스트는 카베사가 .. 2023. 5. 16. 토도로프가 분석한 아메리카 타자와의 만남 식민지 타자와의 만남을 다루는 고전, 츠베탕 토도로프의 (New York: Harper & Row, 1984)을 읽다가 메모를 남김. 토도로프의 책은 우리나라에 여러 권 소개되었고, 이 책도 우리나라 어디에선가 번역이 진행 중인 것 같다. 주제상 필요해서 읽고 있는 책이긴 하지만, 글쟁이로서의 토도로프의 능력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치밀한 분석 끝에 멋들어진 문장으로 마무리하는 능력도 일품이거니와, 아메리카 정복을 다루는 이 책의 내용을 정복, 사랑(!), 지식이라는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중첩된 세 영역을 통해 풀어나가는 센스는, 논문을 쓰면서 머리가 굳어버린 나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것이다. 정복과 사랑과 지식은, 연애 사업에 있어서도 기묘하게 중첩되어 있는 영역들 아닌가! 멋지다. 전반적인.. 2023. 5. 16. 사무엘 마펫의 서한 중에서 메모한 것들 요즘 한국에 온 기독교 선교사들의 자료들을 검토하는 중이다. 참고할만한 부분이 있어서, 전에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2000)를 읽다가 메모해 둔 것을 다시 올린다. 마펫은 평양지역 선교로 유명한 선교사이다. 한국 개신교의 초기 지형이 "한국의 예루살렘"이라 불린 평양을 중심으로 형성되게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한 지형 형성 과정에는 서울을 근거로 한 언더우드와의 신경전이 존재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한국 개신교 선교 초기의 중요한 보고문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마펫이 해외선교본부 총무 엘린우드에게 보낸 편지가 주를 이루지만, 그 외에도 그래함 리, 언더우드, 기포드, 엘리스 마펫 등 동료 선교사들의 보고서와 마펫이 가족들이나 동료 선교사에게 보낸 편지들로 구.. 2023. 5. 16. 19세기 프랑스 선교사들의 한국 종교 서술 개항 이전 천주교 선교사들은 박해의 와중에서, 조선 민중들 사이에 숨어서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다른 서구 관찰자들과는 한국인들을 경험한 ‘깊이’가 달랐다. 그래서인지 종교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천주교 선교사들의 기록에서 그냥 지나치기 힘든, 정곡을 찌르는 관찰들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초기에 활동한 이들 중에서 종교에 대한 기록은 프티니콜라(Petitnicolas)와 다블뤼(Daveluy)가 본국에 보낸 서한 및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하 두 사람 자료는, 조현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2)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대충 뭉뚱그려 말하면, 프티니콜라는 조선에는 종교가 없다, 다블뤼는 지고한 존재에 대한 막연한 신앙이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종교의 있고 없음으로 단순히 정리될 수.. 2023. 5. 16. "개종과 혼합을 넘어" Lindenfeld, D., & Richardson, M. (Eds.). (2011). Beyond Conversion and Syncretism: Indigenous Encounters with Missionary Christianity, 1800-2000. New York: Berghahn Books, Introduction. 토착민들이 외부 기독교 선교사의 세계 내 유입에 반응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편집된 책. 저자들은 종교 간의 만남(cross-religious meeting)이나 종교적 상호작용을 다루는 이론적 모델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인류학에서 이 주제의 논의는 혼합현상과 개종에 집중되어 왔는데, 이러한 기존의 논의의 틀을 뛰어넘겠다는 야심이 보이는 제목이다. 편집된 책이 흔히 .. 2023. 5. 14. 초기 개신교 금주에 대한 논문 개신교의 금주문화의 형성과정을 다룬 최근 논문을 한 편 읽었다. “초기 한국기독교의 금주금연 문제”(2010년)이라는 글. 관심 갖고 있는 주제를 정리한 글이라 고마워하며 읽었다. 마침 잘 아는 분이 쓴 글이라 부담 없이 배운 점과 아쉬운 점을 정리해본다. 문제제기부터가 마음에 든다. “초기 기독교인의 생활 속에 금주․금연이 녹아드는 과정과 끼친 영향력에 주목”(6)한다고 하였다. 그것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와는 별개로, 연구 방향에는 기존의 것들과 다른 신선함이 있다. 1. 금주문제는 선교사에 대한 언급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기에 술을 금지했나? 논문은 아서 브라운의 유명한 언급을 인용한다. 한국에 들어간 선교사들이 지닌 공통성은 청교도형이었다. 그들은 백 년 전에 뉴잉글랜드의 우리 조상들이.. 2023. 5. 12. 코마로프, "선교사와 똑딱 시계" 먼지 덮인 옛 독서 메모를 정리하다. 식민주의와 기독교선교에 관한 대표적인 학자 코마로프의 다음 논문을 요약한 것. Jean Comaroff, “Missionaries and Mechanical Clocks: An Essay on Religion and History in South Africa,” 71-1 (Jan., 1991): 1-17. 여기 나오는 사례들은 몇 년 후 나온 주저서, 에 잘 소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마로프의 책을 읽을 때 느낀 것은 서구의 물질문명이 소개되는 것과 기독교 선교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세심하게 분석하는 대목이 압권이라는 것이었다. 장 코마로프의 이 글에서도 그런 분석이 잘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똑딱 시계, 거울, 수로 등의 새로운 물질이 남아프리카 인들에게 .. 2023. 5. 10. 이전 1 2 3 4 5 6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