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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KIN Jonathan Smith, "Re: Corinthians," Relating Religion. 의 발제문 Translation 파푸아 뉴기니 앗발민 사람들은 197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그러나 기독교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전통 종교들과 긴밀히 얽혀있는 앗발민 사회의 일상생활을 버릴 수는 없는 일: “기독교 개종에도 불구하고, 여기 사람들은 통상 고유의 사회 종교적 관계들의 역사에 의해 구성된 주거지, 경계, 혈통 집단이라는 토착 지형 속에 자리잡고 사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인식의 지형 위에서 기독교를 해석하는 상황에서, 여러 선교 사례들에서 쟁점이 되는 “번역”의 문제가 대두된다. (주41번 참조) 1980년대 이 지역을 강타한 두 종교 운동들--기독교 부흥운동과 하물 숭.. 2023. 5. 3.
미국의 종교 음식 Nora L. Rubel, “Food,” S. Brent Plate (ed.), , London: Bloomsbury, 2015. 1. “이브가 금지된 과일을 먹었을 때 죄가 이 세상에 들어왔다. 기독교인이 성찬대(聖餐臺)에서 하는 의식 중에 하느님을 먹을 때 구원이 온다.” 많은 기독교인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있는 은혜로운 식사를 매주 재연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영성체(wafer)와 포도주를, 어떤 이[개신교인]는 원더브레드와 웰치 포도 주스를 먹을 것이다.(96) 2. 음식은 실질적으로 종교 집단 내에서 돈을 끌어모으는 역할(fundraiser)을 할 때가 많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톨릭 교구의 스파게티 파티나 네이션 오브 이슬람(Nation of Islam)의 빈파이(bea.. 2023. 5. 2.
석마를 탄 앨리스 아래는 1905년에 대한제국을 방문해 수잔 손택의 후임으로 1년간 황실 ‘서양전례관’으로 일했던 독일 여인 크뢰거가 쓴 조선견문기이다. 1909년 독일에서 출판된 이 책이 논란이 된 것은 아래 내용 때문이다. 여기서 묘사된 앨리스의 행위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엘리스의 남편 롱위즈가 뉴욕타임즈를 통해 책 내용이 허위이고 크뢰벨은 거짓말쟁이라고 언플을 했다. 진위여부는 논란으로 남아있었지만, 최근에 코넬도서관에서 사진기자 월러드 스트레이트의 사진이 발간되면서 사실이 입증되었다. 철없는 여성의 해맑은 모습이 전해지는 사진이다. 문제가 되는 행위가 일어난 곳은 명성황후의 묘소(1919년 현재의 홍릉으로 옮겨졌지만, 1905년에는 청량리의 숭인원 자리였음)였다. 갑자기 뿌옇게 먼지가 일더니, 위세 당당하게 말을 .. 2023. 5. 2.
스타(Starr)의 의상 프레더릭 스타(Frederick Starr)는 1891년부터 31년간 시카고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한 인물로, 말년에는 일본에서 주로 연구하였다.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 1910년대에 네 차례에 걸쳐 방문하였고 “Korean Buddhism”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그는 일본에 거주하는 동안 미국 대학교수로서 명망 높은 인물이었다. 정치계, 학계를 비롯해 많은 인물과 교류하였고, 그 영향력은 한국 방문에도 활용되었던 것 같다. 다음 글에서 그의 의상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요약, 인용하겠다. Robert Oppenheim, “‘The West’ and the Anthropology of Other People's Colonialism: Frederick Starr in Korea, 1911–1930,” 64-.. 2023. 5. 2.
가스펠, 영가, 블루스 가스펠 송과 흑인 영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일단 가사의 내용이 다습니다. 흑인 영가는 죽음으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천국에 갈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주요 관심사입니다. 또 노래를 부르며 천국을 상상하고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 노력했습니다. 반면에 가스펠 송 가수들은 슬픔과 괴로움이 표현된 노랫말을 신앙의 환희를 실어 불렀습니다. 가스펠 송은 노래하면서 내면의 기쁨이 솟구치도록 만드는 창조적인 노래입니다. 그러므로 곡조도 리드미컬하고 격렬합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도취되고 환희를 느낀다는 점에서 가스펠 송은 링 샤우트(ring shout)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124) 음악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블루스와 가스펠 송의 가사는 완전히 다릅니다. 노랫말만 본다면 블루스는 ‘악.. 2023. 5. 2.
종교의 노이로제 세속과 종교가 미신의 제거를 위해 협력하는 관계로 설정되어 있지만, 종교는 끊임없이 세속으로부터 미신의 출처를 마련해준다는 혐의를 받게 된다. 특히 이미 기득권을 획득한 세계종교가 아닐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사이비종교는 미신으로부터 자양분을 받는다.……미신은 전염병과 같다. 언제 어디에나 있고, 항상 잠입 태세를 갖추고 있어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그래서 종교는 늘 미신의 영역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노이로제’ 상태에 처해 있다.……백백교는 최악의 ‘스캔들 메이커’로서 그 위험성을 알려주는 신호등 역할을 하고 있다. 장석만, “1937년 백백교 사건의 의미”, (모시는사람들, 2017), 276-277. 한국 사회에서 백백교와 그 후예들이 계속 호출되는 이유를 선명하게 설명한 글. 종교와 미신이라는 .. 2023. 5. 2.
강남의 종교와 강북의 종교 서울의 종교인구 분포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 기본 데이터는 서울서베이에서 제공되며, 2015년 자료를 정리한 내용이 (나남, 2017), 108-109에 나와 기록해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강남이 종교인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 강남구와 은평구의 대비가 선명하다. 표본이 충분치 않아서 일수도 있지만, 대형교회들이 많은 강남권의 종교 인구 비율이 높은 것은 뚜렷한 추세이고, 서울 다른 지역과의 차이가 상당함은 부정할 수 없다. 또 은평, 도봉, 동대문, 관악과 같은 30%대의 종교인구를 가진 지역의 종교문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더 확인하고 설명할 것이 많은 자료이다. 2023. 5. 2.
동묘의 똑딱시계(?) "여행객은 이곳저곳에서 수호신의 형상을 종이에 그려 내부에 걸어놓은 작은 오두막을 보게 된다. 벽에는 한글과 한자로 적힌 기도문이 적혀 있는데, 그 내용은 “1년 360날 모든 아픔과 질병, 불운에서 구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하는 것이다. 간간이 더 커다란 건물이 보이는데, 그것은 아마도 어떤 유명한 전사를 기리고자 세운 것일 것이다. 건물 안에서는 아마도 쏘아보는 눈을 하고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수염을 기르고 의자에 도전적인 자세로 앉아있는, 붉은색과 금빛으로 칠한 신격화된 전사의 형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숭배자들이 헌물로 바친 아주 이상한 물건들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오래된 칼이 그곳을 지키려는 듯이 보이는 반면에, 워터베리 시계(Waterbury clock)가 .. 2023. 5. 2.
박정희 시대 국가의례와 만주국 "한석정은 기념비 앞에서 행해지는 전사자에 대한 1분간의 묵도, 행진, 시국강연 청강, 선전영화 시청, 포스터 작성, 학생웅변대회, 집회와 대운동회 참가 등의 국가의례를 예로 들면서 이러한 것들은 원래 1930년대 만주국의 국가행사였다고 한다.... 가정의례준칙은 낭비나 허례허식을 삼가는 협화식(協和式) 결혼식을 상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전국 각지에 세워지는 동상 역시 만주국에서 제사지낸 공자나 관우의 재래(再來)일 따름이다. 한석정이 지적하듯이, 만주국에서 행해진 규율화의 방법을 엄밀하게 반복할 수 있는 국가는 박정희 정권기의 한국 이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박정희 정권 치하의 한국은 만주국에서 거행되던 국민대회, 추도식, 전몰자기념비, 학생웅변대회, 표어 짓기, 반공대회, 체조, ‘건설’이나 ‘.. 2023. 5. 2.
고통의 시각적 표현 고통의 시각적 표현의 역사를 고찰한 다음 논문에서 필요한 대목 둘을 정리함. Suzannah Biernoff, "Picturing Pain," In Anne Whitehead & Angela Woods (eds.), The Edinburgh Companion to the Critical Medical Humanities (Edinburgh: Edinburgh University Press, 2016), 163-185. 1. 은유, 문화, 고통 고통을 “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은유를 사용하여 고통을 객체화하는 것, 즉 고통을 내리치는 망치, 칼, 벌겋게 달군 부지깽이, 옥죄는 바이스, 전기 쇼크, 동여맨 실, 개미 부대, 물어뜯는 짐승, 악마 무리 등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19세기의 월코트의 즉석 .. 2023. 5. 2.
초기 감리교회의 성만찬 다음 논문에서 두 가지 사항을 메모해둔다. 박해정, “초기 한국 감리교회 성만찬 양상들: 1885-1935”, 54 (2005). 1. 감리교회의 포도 주스 사용 -논문에서는 한국 감리교회가 성만찬에서 “발효시키지 않은 빵과 발효시키지 않은 포도 주스를 사용할 것을 명시”한 미감리교회의 규정을 따랐다고 설명하였다.(305) -당시 미국의 감리교 규정인 “The doctrines and discipline of the Methodist Episcopal Church”을 찾아보니 “발효하지 않은 와인”(unfermented wine)의 사용을 언급하고 있다. 발효하지 않은 와인은 포도 주스를 의미하는 것일까? 그런 것 같다. 원래 주스가 꼭 무알콜음료인 것은 아니었지만, 19세기 중반 감리교 목사 웰치스(T.. 2023. 5. 2.
성인전, 성유골 성인전은 보편적 진리를 예증하기 위해 특수한 사실을 희생하여 쓰여진 글. 성인전의 내용이 오늘날 ‘역사적 사실’이라고 간주되는 것에 근접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세 성인전 작가가 성인 전기를 집필한 목적은 성인의 인격이나 개성에 관한 모든 것을 독자에게 말해주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모든 시대 모든 성인에게 공통되는 성스러움의 보편적인 특징을 어떻게 보여주는가를 예증하는 데 있었다. 이러한 예증이 성인의 생애와 죽음의 독특한 점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시되었기 때문에 성인의 보편적 특징을 예증하는 본보기와 일화들은 특정 성인의 생애에서 반드시 따올 필요가 없다.……성인전은 특정 사실보다 본원적 진리를 우선시하는 성인의 정형화된 세계관, 즉 다른 성인전에서 조금씩 따온 ‘상.. 2023. 5. 2.
헌의 종교론 박규태, (아카넷, 2015). 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 고이즈미 야쿠모)는 생애 자체로 이목을 끄는 인물이다. 일본에 애정을 가진 미국인으로 끝내는 일본에 동화되어 일본 가정을 꾸리고 일본인으로 죽은 인물, 일본 문화의 전반을 뛰어난 영어 문장으로 전달한 저술가, 그래서 일본인으로부터 “어떤 일본인보다도 일본을 더 잘 이해한 예술가”라는 찬사를 들었던 인물. 여기에 박규태 선생은 그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 저술한 방대한 글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가 ‘종교’ 이해임을 보여줌으로써 매력을 한층 높여 놓았다. 중요한 인용과 통찰로 가득한 책에서 몇몇 대목만 옮겨 놓는다. “스피리추얼리즘(심령술), 범신론, 진화론, 휴머니즘, 낭만주의가 뒤범벅된 복합적인 세계관을 가졌던 헌”(134) 라프카.. 2023. 5. 2.
히포크라테스 학파의 종교적 발언 히포크라테스 학파는 주술적 치료를 거부하고 합리적 의학을 제창하였지만, 그들에게 현대 과학의 태도를 지나치게 뒤집어씌우면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합리성을 추구하였지만 반종교적 태도를 취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내세운 것은 새로운 종교적 태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래는 전집에 나온 인상적인 내용으로, 다음 책에서 재인용한 것이다. 반덕진, (휴머니스트, 2005). 유명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시작은 이렇다. 그들이 신을 거명한 것은 면피용이거나 관습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진심이 담겼다고 생각된다. 그들은 ‘아스클레피오스 신의 후손’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다. “나는 아폴론 신, 아스클레피오스, 건강의 여신 히기에이아, 파나케이아, 그리고 모든 남신과 여신을 두고 그들을 나의 증인으.. 2023. 5. 2.
종교적/세속적 물질 경험 현대인과 종교적 인간의 물질 경험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엘리아데는 재치 있게 ‘communion’(교감/성만찬)을 사용한다. 현대인들은 물질을 다루면서 성스러움을 경험할 수 없게 되었다. 기껏해야 미적인 경험을 얻는 정도이다. 그는 ‘자연 현상’으로만 물질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시의 종교 체험과 현대의 ‘자연 현상’ 경험을 갈라놓는 거리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빵과 포도주라는 성만찬의 요소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물질’로 확장되는 교감(communion)을 상상하기만 해도 충분하다. (미르체아 엘리아데, , 이재실 옮김(문학동네, 1999), 146-147, 번역 수정) 엘리아데의 패기 넘치는 지적. 그는 현대인과 종교인의 단절을 강조하는 입장인데, 이 부분에서는 살짝 (변형된) 연속성을 주장한다.. 2023.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