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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Starr)의 의상

by 방가房家 2023. 5. 2.
프레더릭 스타(Frederick Starr)는 1891년부터 31년간 시카고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한 인물로, 말년에는 일본에서 주로 연구하였다.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 1910년대에 네 차례에 걸쳐 방문하였고 “Korean Buddhism”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그는 일본에 거주하는 동안 미국 대학교수로서 명망 높은 인물이었다. 정치계, 학계를 비롯해 많은 인물과 교류하였고, 그 영향력은 한국 방문에도 활용되었던 것 같다. 다음 글에서 그의 의상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요약, 인용하겠다.
Robert Oppenheim, “‘The West’ and the Anthropology of Other People's Colonialism: Frederick Starr in Korea, 1911–1930,” 64-3 (2005).

1. 그는 일본에 있을 때 대부분 기모노를 입고 지낸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양복을 입은 모습을 본 일본인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일본에서 환영받는 의상이었지만, 그렇지 않았던 예외적인 사례 둘이 있었다. 첫째는 이세 신궁을 방문할 때였다. 섭외가 된 상태여서 입장하려다가, 신사 관계자에게 제지당한다. 그가 제대로 된 공식적 복장, 즉 양복을 갖추어 입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둘째는 외교부 관리의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였다. 그는 제대로 된 양복이 없어서 일본 복장을 하고 갔다. 그러나 파티에서 일본 복장을 한 남성은 스타 한 명뿐이었다.(694-695)

2. 한국 방문 때도 의상이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일본 복장으로 나타났던 것 같다. 그러나 기모노를 입은 백인에 대해 너무 많은 말들이 나오자, 양복으로 갈아입게 된다. 그가 양복을 입고 한국 음식을 먹는 사진이 <동아일보> 1921년 4월 21일 자에 실려있다.(697-698)
동아일보에서는 그에게 한복을 입을 것을 제안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며칠 뒤 25일 자에 그가 한복을 입은 사진이 실렸다. “조선옷을 입은 스타 박사”라는 표제로. 인류학자로서 그는 드레스 코드를 잘 활용했던 인물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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