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배움309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 :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미국에서 노예제를 놓고 벌어진 교회내의 논쟁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교회가 성서를 현실에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교훈을 제공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나라 학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주제는 못 된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미국 뉴 멕시코 대학에서 이 문제를 전공한 학자의 책이 나와 있다. [두 얼굴을가진 하나님] (김형인 지음, 살림, 2003). 얇고 쉽게 쓰여진 책이지만 담고 있는 정보는 유용하다. 노예제 찬반을 놓고 미국 종교인들이 어떤 구절을 동원하고 어떤 논리를 구사하였는지를 잘 정리해주고 있고, 아울러 미국 노예제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도 요약되어 있다. 게다가 이 내용으로 박사논문을 쓴 학자답게 노예제와 관련된 학술적 논쟁들.. 2023. 4. 18.
종교와 스포츠 이창익, (살림, 2004) 내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처음 실감하게 해주는 것은 사람들의 몸짓이었다. 그닥 유쾌한 것은 아니다. 여유없는 황급한 몸놀림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부족한 거친 움직임들. 그런 것들이 사람들이 띄엄띄엄 살던 사회에 익숙해있던 내게 이 사회를 상기시켜준다. 몸짓 속에는 이 사회가 압축적으로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미세한 몸짓의 차이와 변화를 놓고서 할 말이 참 많다. 우리 몸 속에 새겨진 역사, 문화, 삶의 환경에 대해 풍성한 이야기가 가능하므로. 서점에 갔다가 아는 선배가 새로 쓴 책을 발견했다. [종교와 스포츠 –몸의 테크닉과 희생제의]라는 책이다. 아, 멋진 일이다. 책을 통한 만남이라니. 어쩌면 당사자와의 만남 자체보다도 더 반가운 일이 될 수 있을 정도.. 2023. 4. 18.
몇몇 잡스러운 상식들 를 읽다가 새로 알게 된 짜투리 이야기들. 미국 역사와 문화 구석구석을 다루는 책이다보니, 막힐 때도 많다. 미국 사람들에게 상식일 이런 이야기들을 미리 좀 안다면 책이 술술 읽힐 텐데, 그래도 책 읽다 막히는 부분 있으면 찾아보는 것도 요즘처럼 시간이 남으니 가능한 일이다. 학기중이라면 엄두도 못낼 일이다. 책의 주된 논의는 제쳐 놓고, 새로웠던 사실 몇 개를 정리해 본다. 1. In God We Trust "In God We Trust"라는 슬로건. 너무 유명해서인지 책에서 제대로 설명도 안하고 넘어가는 내용이었는데, 한참 읽고서야 감이 잡혀서 얼른 내가 갖고 있는 미국돈들을 살펴보았다. 그렇다. 모든 미국 화폐와 지폐들에는 "In God We Trust"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미국의 공공생활에.. 2023. 4. 18.
Touchdown Jesus 학교 서점을 구경하다가 요즘 미국 종교사 교과서로 널리 사용되는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미국 종교사 분야에서 인정받는 저자가 쓴, 매우 흥미로운 주제의 책, "터치다운 지저스"라는 책을 사고야 말았다. 제목은 알쏭달쏭하지만, 부제를 통해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다. "미국사에서 성스러움과 세속적인 것의 뒤섞임." 터치다운은 미식축구 용어로, 골을 넣었다는 것이다. "터치다운 지저스"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책의 처음 부분을 읽으면 나온다. 미국에서 가장 큰 가톨릭 학교인 노틀담 대학은 유명한 미식축구팀을 갖고 있다. (나도 텔레비젼에서 이들의 경기를 몇 번 본 적이 있다.) 이 학교의 미식축구 경기장은 우연히도 도서관 건물과 맞닿아 있는데, 그 도서관 벽면에는 손을 올리고 있는 예수가 그려져 있.. 2023. 4. 18.
미국서 배우는 공부/ 우리 학문하기 탈식민주의와 학문하기는 까다로운 주제인데, 명료한 언어로 쓰여진 책을 하나 만났다. 심재관의 [탈식민시대 우리의 불교학]. 일단 잘 이해된 언어가 신뢰감을 준다. 어려운 주제인데 참 쉽게 읽힌다. 서구 문헌학, 오리엔탈리즘, 불교학, 일본의 근대 학문 그리고 한국의 불교학에 관한 이야기들... 자세히 알지 못했던 부분인데 잘 정리되어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서구 탈식민주의 이론들을 잘 정리해서 소개해주는 책이냐 하면, 그 반대이다. 서구의 이론적 논의들을 충분히 소화하면서도 아시아와 한국의 근대의 상황, 그리고 현재의 학문의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책이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마저도, 저자의 입장과 주장이 참으로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는 미덕은 인정할 것이다. 난.. 2023. 4. 18.
"Ritual Process" 전에는 이 책의 제목에 대해서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번에 읽으면서 과연 “Ritual Process"가 어떻게 번역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제의 과정? 제의 절차? 여기서 process란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닌 걸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아프리카 엔뎀부족의 입문 의례에서 나타나는 제의 구조를, 일반 사회가 돌아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개념틀로 확대 적용하는 짜임새를 지닌다. 그 확대 적용 과정에서 터너는 코뮤니타스(communita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넣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터너가 이 책에서 말하는 제의의 과정은 (5장 첫부분에 설명이 되어 있는데,) 통과 의례의 삼단계, 즉 분리-전이-통합(다른 용어로는 pre-liminal, liminal, post-liminal)이다. 통과 의례에서 .. 2023. 4. 18.
마나를 개념화하기 마나이즘을 주창한 매럿의 대표적인 글, “마나를 개념화하기The Conception of Mana”의 요약문을 번역한 것이다. 그의 저서 에는 논문마다 요약문이 실려 있어 정리에 도움이 된다. 다음은 해당 논문의 요약문을 번역한 것. 글이 약간 난삽한 건 내 탓은 아니다. (다음은 글 전체 내용: Marett_Conception_Mana.pdf ) 글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다: 개념의 일반화라는 종교학의 과제 / 마나 개념의 일반화 / 마나-터부라는 이원적 개념틀을 통한 종교 개념 제시 / 애니미즘이라는 기존 이론과의 관계 설정. 종교학(the science of Comparative Religion)이 마나(mana)나 터부(tabu)와 같은 원주민의 표현을 일반적인 범주로 사용하고자 할.. 2023. 4. 16.
뮐러, 종교학의 회고 F. Max Müller, "Science of Religion: A Retrospect," 219-2843 (Dec 31, 1898): 909-913. 파일: Muller-Retrospect.pdf 막스 뮐러의 말년(그는 1900년에 사망한다)에 신문에 기고한 글로, 그가 반세기 가까이 선도해왔던 종교학의 흐름에 대한 정리가 담겨 있다. 1865년 들었던 종교학 강의에 대한 회고로부터 시작해서 그가 주목하는 것은, 개별적인 종교사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일반적인 종교로, 추상으로서의 종교를 도출하려는 노력으로 발달되어갔다는 것이다. 헤겔의 예를 들면서 종교 기원에 대한 설명이 이러한 이론화의 노력으로서 제시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문제점은 남아있다. 그런 이론들이 자료로 뒷받침된 것이 아니라는 것. “우.. 2023. 4. 16.
선교에 대한 뮐러의 강연 Muller, F. Max, "Westminster Lecture on Missions," (New York: C. Scribner, 1876), 4: 238-266. PDF 파일: Muller_on_mission.pdf 종교학의 아버지 막스 뮐러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선교를 주제로 한 강연. 이 강연에서 선교사와 친함을 유난히 강조하는 뮐러의 언술은 그만큼 친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었으리라. 종교학이라는 불온한 학문을 잉태하려는 학자인 그가 기독교인들에게 환영받았을 리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그는 현실적으로 비서구세계 지식의 채널이 되었던 선교사들과의 유대가 필요했다. 그리고 신앙인으로서의 진정성이 기저에 있는 것도 물론이고. 그는 이 강연에서 세 가지 선교를 이야기한다. 첫째는 부모로서의 선교 상.. 2023.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