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배움/메모

마나를 개념화하기

by 방가房家 2023. 4. 16.

마나이즘을 주창한 매럿의 대표적인 글, “마나를 개념화하기The Conception of Mana”의 요약문을 번역한 것이다. 그의 저서 <<종교의 문턱The Threshold of Religion>>에는 논문마다 요약문이 실려 있어 정리에 도움이 된다. 다음은 해당 논문의 요약문을 번역한 것. 글이 약간 난삽한 건 내 탓은 아니다. (다음은 글 전체 내용: Marett_Conception_Mana.pdf )

글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다:
개념의 일반화라는 종교학의 과제 / 마나 개념의 일반화 / 마나-터부라는 이원적 개념틀을 통한 종교 개념 제시 / 애니미즘이라는 기존 이론과의 관계 설정.

종교학(the science of Comparative Religion)이 마나(mana)나 터부(tabu)와 같은 원주민의 표현을 일반적인 범주로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단어의 원래의 의미나 지역적인 의미를 다소 무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이익은 그렇게 함으로써 야만인 자신의 언어를 통해서 가능한 한 스스로의 심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이익을 통해 상쇄된다. 더구나 이 용어를 널리 적용하는 것은 마나의 지역적인 의미에 의해 정당화되기 때문에, 이 용어는 주술이나 종교에 나타나는 신비롭거나 초자연적인 힘을 포괄한다. 그렇다면 종교학은 마나를 초자연적이거나 성스러운 것의 긍정적인 측면, 혹은 야만인의 구체적인 경험에서(추상적인 사유에서 늘 지각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일상적인 사건의 질서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지각되는 기적적인 사건의 질서를 지칭하는 일반적 범주로 채택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터부는 초자연적인 것의 부정적인 측면을 지칭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부정적인 방식으로 초자연적인 것은 터부, 즉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긍정적인 방식으로, 즉 일상적인 것 너머의 힘으로 느껴졌을 때 초자연적인 것은 마나가 되기 때문이다. 이 터부와 마나의 공식은 순수하게 실존적인 차원에서, 다시 말해 사람들의 가치를 떠나 그 자체에서, 초자연적인 것의 특성을 잡아내는 데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도덕적인 차원에서는 초자연적인 것이 선함 혹은 악함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그것은 야만인의 설명의 종류에 따라 특성이 정해지는데, 예를 들어 그들은 악한 초자연적인 힘을 의미하는 특별한 말들을 갖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주술과 종교 사이의 대립은 차라리 초자연적인 것 중 나쁜 부류와 좋은 부류 사이의 비슷한 구분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주술-종교적’(magico-religious)인 것은 초자연적인 것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에 함께 해당되는 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터부와 마나의 공식이 최소한의 종교 정의로서 애니미즘을 대체한다면 애니미즘이라는 범주는 쓸모가 없어지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더 증거를 들 필요도 없이 마나의 지역적 의미를 보면, 마나가 정령, 영혼, 귀신의 교리와 연합하여 존재할 수 있음이 증명된다. 사실 그러한 교리는 초자연적인 것의 영역과의 관계가 분명하게 획정되지 않는, 원시적인 철학의 영역을 이룬다. 예를 들어 정령과 귀신이 초자연적인 것이라고 설명되는 반면에 영혼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반면에 마나는 인격적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내재하는 심리적 힘을 표현하는 말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영혼을 의미하는 것에 가까워지고, 항상 초자연적인 것과 공존한다. 그밖에 원시적인 철학에서 인격적인 것과 비인격적인 것 간의 경계선은 유동적이고 모호하다. 발달된 종교에서도 불교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처럼 마나 유형에서 강조되는 관념인 초자연적인 것의 비인격적인 측면이 지배적인 경우가 있다. 다른 한편 인격적인 측면에 지배적이라면, 이 우선성은 애니미즘 때문이라기보다는 인신동형적인 신론에 기인한 것으로, 심리적으로 다소 독자적인 발달에 의한 것이다.
R. R. Marett, <<The Threshold of Religion>>, 2nd ed. (London: Methuen & co., 1914[1909]), 99-10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