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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의 귀신론 E. B. Tylor, "demonology," , 9th ed. (New York: C. Scribner's sons, 1878), 7: 60-4. 파일: Taylor_demonology__EB_9th.pdf 인류학자 타일러가 집필한 1878년 "demonology" 항목을 읽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다. "demonology"는 ‘악령숭배’라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이다. 그러나 타일러는 ‘데몬’을 중립적인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다. 데몬은 죽은 자의 혼령의 의미로, 사실상 "demonology"는 그가 ‘영적 존재에 대한 믿음’이라고 주장한 ‘애니미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용어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종교 일반의 이해를 위한 기초적인 현상으로 다루어진 것이다. (19세기 말에 사용된) "demonol.. 2023. 4. 26.
장터에서 하는 선교 복음이 전해지는 곳: 시장에는 자신의 물건을 멍석 위에 펼쳐놓은 채 주위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서 있는 사람도 있다. 그는 무언가 말할 거리가 있으며, 또 화술도 대단한 사람처럼 보인다.……그는 성경과 소책자 뭉치를 갖고 있는 권서전도사이거나 선교사다.……모든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엇갈리는 장터에서 이것은 매우 이상한 일로 보일 것이다. 장터에서는 누구나 가능하다면 최대의 이익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 명의 사람들이 처음으로 복음에 관해 듣게 되는 곳은 바로 이러한 장터에서이다. (제이콥 로버트 무스, 문무홍 외 옮김, [푸른역사, 2008], 202.) 몇달 전에 “초기 선교사들의 전도활동과 장시”라는 발표를 들었다. 19세기 말에 장시는 전국의 상품 유통을 이어주는 공간인 동시에 문화.. 2023. 4. 26.
18세기말 영국의 종교 논의 다음 논문은 1688~1702년(명예혁명부터 윌리엄 3세 서거까지) 영국에서 있었던 종교(religion)와 타종교(religions)에 대한 논의들을 정리한 글이다. 공고했던 기독교의 위치가 흔들리고 새로운 종교에 대한 정보들이 유입되던 시기에, 영국 지식인들이 종교에 대한 담론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볼 수 있다. 주장의 내용은 어느 정도 예견되는 것이지만 어떠한 “자료”를 통해 그런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던 글. David Pailin, "British Views on Religion and Religions in the Age of William and Mary," 6-1 (1994): 349-375. [논문파일: Pailin-British_views_on_Religion.pdf ].. 2023. 4. 26.
중세 서양의 종교행위들 중에서 상당히 자극적인 이 사례들이 바이넘 저작의 주요 내용인 것은 아니다. 성찬과 단식과 관련된 성인들의 행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말하는 맥락에서, 다소 극단적인 신체에 대한 혐오가 “없지는 않았음”을 말하는 과정에서 살짝 보여준 사례들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와는 참으로 다른 중세인들의 감각에 의해 빚어진 기적과 종교행위들은 눈길을 끈다. 이 생경함은 예전에 호이징하의 을 읽으며 느낀 것에 가까운데, 그보다 더 강력하다. 바이념의 다음 책에서 조금 인용해본다. Caroline Walker Bynum, (Berkel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7). 의도적이고도 체계적으로 몸을 괴롭히는 것은 많은 [중세] 수도원 여성들의 매일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시.. 2023. 4. 26.
소크라테스에게 영적인 신호란? 나는 소크라테스의 글을 그리 많이 읽은 편이 되지 못하지만, 가끔 철학에서 그가 다루어지는 방식에 불편함을 느길 때가 있다. 그는 분명 “철학의 아버지”이다. 하지만 간혹 우리는 그에게서 우리가 생각하는 근대적 철학자 이미지를 추출해내려고 강요하는 때가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그가 갖고 있던 신적인 영역에 대한 존중을 무시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때가 있다. 루이-앙드레 도리옹, 김유석 옮김, (이학사, 2009)에서 그런 걱정에 도움이 되는 구절들을 옮겨 보았다. 소크라테스가 종교적인 차원을 담고 있음에 분명한 이 임무를 근거로 내세울 때마다, 그는 어떤 때는 자신이 신에게 강력한 도움을 제공하며 신에게 봉사하는 중이라고 주장하고( 23b, 30a), 또 어떤 때는 자신이 신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라.. 2023. 4. 26.
종교학사에서 매럿에 대한 평가 20세기 초 종교학사에는 “Robert Ranulph Marett”이라는 인류학자가 있었다. 종교학사 책에서 ‘마레트’라는 이름으로 주로 번역되어온 이름인데,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이 학자의 이름은 좀더 버터 발린 발음으로 표기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글브리태니커와 국어사전에 실린 대로 “매럿”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신이 없어 "국립국어원"을 검색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외래어표기법 규정이 있음을 찾을 수 있었다. 어느 표기나 장단이 있겠지만, 규정대로 따르기로 하였다. Marett 「명」『인』 영국의 인류학자(1866~1943). 우리말 표기: 매럿(O), 마랏(X), 마레트(X), 마렛(X), 마렛트(X)] 사실 이 학자는 지나가면서 언급된 적은 있어도 자체.. 2023. 4. 26.
골목길의 언어 저자의 고집스러움이 잔뜩 묻어 있는 이런 책이 좋다. 임석재의 (북하우스, 2006)은 욕 들어먹기 딱 좋은 책이다. 그것은 저자가 책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를 하고 있는 “막연한 낭만주의와 철부지 감상주의”라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것이 얼핏 보면 소위 달동네라는 지역을 누비며 사진을 찍고 골목길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 책에 대한 대부분의 어른들의 반사적인 반응일 것이다. 저자가 조사하러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도 그런 것이었으리라. 책에도 재개발이 되지 않고 골목길로 남아있는 것을 한스러워 하는 주민들의 반응이 적지 않게 담겨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굴하지 않고 그 자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간에 대한 살뜰한 애정을 담아낸다. 공간에 대한 애정은 미학적인 것인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2023. 4. 26.
그리피스의 일본종교 서술중에서 메모 그리피스(Griffis, William Elliot)는 서양인들의 한국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을 저술한 목사이다.(위키 항목) 그는 일본에서 집필활동을 하였는데, 그의 주전공영역은 한국이라기보다는 일본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한국 이해는 일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즉 서구인으로서 일본이라는 동양국가를 이해할 때 적용되었던 이해의 틀이 한국에 적용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에서 찾아본 몇 구절들. 이 책은 한국에 대한 저술들이 나온 이후 집필된 것이어서 한국에 대한 이해가 일본 이해에 영향을 준 것인지, 일본 이해가 한국에 영향을 준 것인지를 따지는 것은 좀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Griffis, William Elliot, T.. 2023. 4. 26.
선교사 존스의 1902년 크리스마스 스케치 선교사 존스(George Heber Jones)의 자료를 뒤지던 중 그가 한국 크리스마스에 대해 기록한 짧은 글을 발견. George Heber Jones, "Christmas among the Koreans," Korea Review 2-2 (Feb., 1902). 1902년의 글로, 짧지만 당시 풍경에 대한 중요한 관찰들을 담고 있다. 그는 한국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벌써 자리잡았음을 이야기한다. 그는 한국에서 트리로 사용되는 소나무에 장수(長壽)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영생(永生)의 약속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덧붙이기까지 한다. 한국 초기 크리스마스의 특징적인 장식인 등불(lantern)에 대한 언급도 중요하다. 집집마다 등불을 하나씩 장만하여 교회 입구에 열지어 장식하는 모습은 불교에서 .. 2023. 4. 26.
뮐러, <독일인 작업장의 글조각들> 서문 막스 뮐러의 (Chips from a German Workshop) 서문을 읽으면서 메모했던 것들. Friedrich Max Muller, "Preface," (London: Longmans Green, 1867), 파일: Preface_ Chips_from_a_German_Workshop.pdf 이 책은 도서관에 없어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인터넷을 통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뮐러는 ‘종교가 전개되는 와중에서 유지되는 연속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그가 생각하는 종교의 핵심이자 ‘참된 종교의 요소들’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 “하느님에 대한 감각, 인간의 약함과 의존의 감정, 세계를 신이 다스린다는 믿음, 선함과 악함의 구별,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 이것들이 모든 종.. 2023. 4. 26.
뮐러의 <종교학으로의 초대> 중에서 신의 개수를 기준으로 종교를 분류하는 기술은 선교사 문헌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일신론과 다신론의 구분을 필두로 해서 거기서 파생되는 복잡한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막스 뮐러의 저작 중에서 그 어휘들을 완벽하게 정리해서 제공하는 대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매우 중요하고, 어떤 목적을 위해서는 매우 유용한 분류가 다신론적(polotheistic), 이원론적(dualistic), 유일신론적(monotheistic) 종교로 나누는 것이다. 종교가 상위의 힘(Higher Power)에 대한 믿음에 주로 의존하는 것이라면, 그 상위의 힘의 성격은 세계의 종교들을 분류하는 가장 독자적인 특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 게다가 두 다른 종류들을 추가하는 것이 확실히 필요하다. 그들은 단일신론적(henoth.. 2023. 4. 26.
<효경> 16장에 대한 레그의 주석 의 제16장(의 경우. 에서는 17장에 해당된다)인 ‘응감장’(感應章)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우리말 번역은 김덕균 역주, (문사철, 2008)을 따랐다. 子曰, 昔者明王, 事父孝, 故事天明. 事母孝, 故事地察. 長幼順, 故上下治. 天地明察, 神明彰矣. 공자가 말했다. “옛날에 명철한 왕은 아버지를 섬김에 효를 다했다. 그러므로 하늘을 섬기는 것도 분명하였다. 어머니를 섬김에 효를 다했다. 그러므로 땅을 섬김에도 밝게 하였다. 어른과 어린이의 질서를 잘 지켰다. 그러므로 상하가 잘 다스려졌다. 하늘과 땅이 밝고 밝으면 귀신이 감응하여 잘 드러난다.” 1879년에 종교학의 시작을 알리는 전집인 (The Sacred Books of the East) 시리즈가 막스 뮐러의 기획 아래 출간되기 시작되었다. 이.. 2023. 4. 26.
지볼트 기록에 나오는 조선 종교 기술 1823-29년에 일본에 체류했던 독일인 의사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위키 항목)는 20권에 달하는 일본에 관한 기록 을 출판하였다. 그 중 한 권이 조선에 관한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 외국인은 나가사키에 있는 인공섬 데지마에만 머물 수 있었다. 지볼트는 데지마에 머무는 동안 표류해온 조선 어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일본에 표류해 온 조선 어민들은 나가사키로 이송되어 머물다 조선으로 보내어지도록 되어 있었다. 지볼트는 조선 귀환을 기다리는 어민들과 이웃해 있던 관계로 그들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제한된 환경에서 저술된 책이기 때문에 소략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 이 꼼꼼한 독일인은 한국인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언어학적인 견지에서.. 2023. 4. 26.
혼마 규수케가 본 한국 종교 이번에 읽은 개화기 자료는 다소 특이하다. 일본인 낭인(浪人)이라고 할 수 있는 혼마 규스케가 비판적인 눈으로 조선을 기록한 책이다. 혼마 규스케, 최혜주 옮김, (김영사, 2008[1894]). 이 책에도 ‘종교’라는 항목에 대한 서술이 등장한다. 한국 전통 종교들의 난맥상을 기술하는 내용은 “지금은 기백이 완전히 죽었다”고 당시 조선을 기술하는 다른 서술들과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종교 없음’이라는 서술 방식은 당시 선교사들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종교가 없는 나라’라는 선교사 담론을 이미 수용한 채 한국을 관찰했던 것으로 보인다. 1894년이니 ‘종교’(宗敎)라는 용어를 적용한 초기 기록에 해당된다. 원문에서도 종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국립중앙전자도서.. 2023. 4. 26.
방이라는 글자 종교학이나 기독교 못지않게 이 블로그의 주 테마로 유지되고 있는 방(房)의 이미지에 대한 자료 추가.(현재 이 블로그에서 ‘방씨’를 검색하면 이 글 말고도 8개의 글이 검색된다. --;) 방(方)이 아니라 방(房)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우리 사회에서 “OO방”이라는 언어 형식이 강세를 띠고 있음에 대해서 진작부터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노래방, 찜질방, 피씨방, 게임방 등의 인기 업종들에 의해 대표되듯이, 우리 사회에서 ~방이라는 공간에 대한 애착은 최근 10년간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부각되어오고 있다. 사적 공간의 창출의 욕구와 이에 부응하는 상업적 형식의 공급은 다방(茶房)을 모태로 하여 한국 근대사회 한켠에 지속되어 왔다. 현재 시점에서 ~방에 필적할만한 공간은 모텔-고시텔-휴게텔의 용법에서 보이는.. 2023.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