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 벌레966 슈퍼스타 감사용과 롯데 자이언츠 출국할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 숙제를 하듯이, 밀린 한국 영화들을 빌려 보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 아, 대단한 작품이었다. 혼자 한 번 보고, 코멘터리 틀어놓고 한 번 더 보고, 부모님 보여드린다고 한 번 더 보았는데, 세 번 모두 눈물을 흘렸다. (몸이 허해진 다음 변화가 자주 질질 짜게 되었다는 것. 삼순이 보면서 매주 울 정도니. 오늘은 영웅 프로토스 박정석의 플레이를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더라는... --;;)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에 흥행 성적을 살펴보니 75만, 신통치 않았다. 개나 소나 100만은 넘던데,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아쉬운 영화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 뻔하면서도 무서운 진리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성공한 쿠데타는 벌할 수 없다는 나라가 아니었던가. 야구판에서 .. 2023. 5. 22. 맑게 개인 아침, 아 두루르르~~ 장마철에 어울리지도 않는 노래 하나가 듣고 싶어졌다. 그런데 왜 “방가의 음악사”에 대한 고찰이 나오는 건지... 1. 아버지는 클래식 매니아시다. 20년 전부터 시디 열심히 사 모으시고, 요즈음엔 진공관이며 전선을 바꿔가며 커다란 스피커를 열심히 관리하신다. 주말이면 빵빵한 스피커로 베토벤 음악을 들으신다. 이렇게 고전음악을 애호하는 분위기의 집안에서 자라난 아이의 성향은 두 가지로 예상해볼 수 있겠다. 하나는 음악에 대한 소양이 몸에 배여 귀가 열리고 자연스레 클래식 문화를 향유하는 법을 알게 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나의 경우인데, 집안의 클래식 소리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 쪽으로는 귀가 완전히 막혀버리고 다른 종류의 음악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나는 안티-클래식 매니아이다. 그 쪽으로는 머리 속.. 2023. 5. 22. 금자씨가 안경 썼네 요즘 내 눈에 띄는 포스터이다. 물론 여자 때문이다. 이영애는 안경을 쓰고 있다. 예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둔탁한 안경. 이 여자는 결국 안경을 벗게 될 것인가? 이 영화에 대해 아는 건 전혀 없지만, 아마 벗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 안경을 여자의 아름다움을 가리는 소도구로 사용하는 짓을 한지는 오래되었다. 안경 쓸 때는 멍청하고 둔탁해보이던 여자가, 안경을 벗는 순간 본래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남자의 품에 안긴다는 스토리를 가진 미국 영화들이 숱하게 많았고, 우리 영화에서도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안다. 여자의 내면적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포착하게 된다는 인식 전환의 순간을 지시하는 천박한 환유적 표현으로, 안경을 벗어버리는 장면은 사랑받아왔던 것이다. 영화계와 드라마의 이런 관.. 2023. 5. 22. 성원이 친구 토마스 돌이켜보면, 어릴 때 내 상상 세계를 지배했던 것은 계몽사 세계문학 전집 15권(안데르센 7권+그림형제8권)과 (출판사는 까먹었는데) 전래동화전집 10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칙칙한(?) 안데르센 이야기보다는 다채로운 그림형제 이야기를 좋아했다. 과자로 만든 집 나오는 헨젤과 그레텔도 즐겨 읽었고, 빨간 구두 신고 하도 춤 춰대는 바람에 나중엔 발목이 잘리고, 잘린 발목만 남아서도 춤을 계속 추었더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내 기억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엽기적인 이야기들도 있었다. 하여튼 민담 세계의 다양성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은 필시 내가 글을 읽은 이후의 일일텐데, 5살 이전에는 어떤 것들을 보고 좋아했는지 머리에 남아있는 것이 없다. 두 돌 난 내 조카 성원이가 좋아하는 것은 토마스라는 기차와.. 2023. 5. 22. 자랑 ... 그 과정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 기독교 교회사를 공부하고 있는 房家는 번역원고의 앞부분을 꼼꼼히 읽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기독교 교회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었고, 적절한 기독교 교회 용어 등을 알려주어 큰 도움을 주었다... (이종경, “옮긴이 후기,” 피터 브라운, (새물결, 2004), 512-513쪽.) 올해 귀국해서 처음 책방에 들렀을 때, 이 출판되어 나와있는게 첫 눈에 띄었다. 작년 12월에 출판되었으니 아직 따끈따끈한 책이다. (책을 사지는 않았지만) 책을 보니 마치 선물을 받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이 나왔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몇 년 전에 좀 도와드린답시고 들쑤셔놓고 간 일이었.. 2023. 5. 22. “First Lady” (2005.3.3) 신세계 백화점에서 우리집으로 “First Lady”라는 잡지가 온다. 상당히 거슬린다. 고급 종이에 멋들어진 사진으로 가득찬 이 책에는 우리나라 돈 많은 사람들이 지향하는 문화가 담겨있다. 뭐랄까, 고급문화라고 부르기엔 천박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노블’이라는 말을 붙여주면 어떨까 싶다.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내가 알지 못하는 소위 명품에 관한 것들이기에. 다만 그들이 언어를 쓰는 방식에서 느껴지는 허위의식에 대해서만 간단히 짚고 넘어간다. 이 책에서 내가 놀란 것은 영어에 대한 동경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영어에 대한 동경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겠으나, 이 책은 한국 독자를 대상으로 한 출판물에서 사용 가능한 최대치의 영어는 어느 정도인지를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이다.. 2023. 5. 22. 房家의 房氏 이야기 나는 내 성씨에 엄청나게 집착한다. 일단 내가 몇 년 전에 썼던 글을 보도록 하겠다. 한국 사회에는 (대략적으로 말해서) 두 개의 방씨가 있다. 주류 방씨인 모방(方)씨와 비주류 방씨인 방방(房)씨이다. 엄밀히 말하면 두 개의 방씨(邦, 龐)가 더 있긴 하지만 숫자가 너무 적고(각각 100-200명 정도) 역사가 짧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 하여튼 방씨는 하나가 아니다. 이 점을 주지시키는데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다. 방씨라는 성을 가졌다는 것만 해도 특이한데, 그 성씨가 한 종류가 아니라는 것에 신경쓸 것 있느냐는 것이 대부분의 태도이다. 원래 사람들의 인식은 낯선 것을 분화시켜 받아들이는데 게으른 법이니까. 그래도 房씨에 대해 좀 이야기를 해야 겠다. 일단, 방(方)씨는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고 있는.. 2023. 5. 22. 결혼은 미친짓이다 사회에서 제시해준 정상적인 연애와 가족의 궤도에서 약간 몸을 비틀어 빗겨나보려는 몸부림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보고 드는 생각들 이 영화를 그렇게까지 재미있게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보기 드물게 차갑고 냉소적인 미덕을 지니고 있다. 멜로라는 상업적 틀 안에서, 현실을 태연히 직시하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의 테제는, 적어도 나한테 있어서는 그리 도발적이지 않다. 남자 주인공 감우성은 인문학쟁이이다. 그렇다면 정말 결혼은 미친 짓 아닌가? 만약 감우성이 삼성맨이라면 이 영화는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철저히 인문학도라는 내 처지에서 영화를 보았다. 물론 결혼과 연애라는 이중생활을 하는 엄정화도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그러나 내 관점은 감우성 위주이다. 그리고 그.. 2023. 5. 22. Down To The River To Pray 코엔 형제의 2000년도 영화 (O Brother, Where Art Thou?)에는 인상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노래 한 곡이 삽입되어 있다.(영화에 삽입된 장면) “Down To The River To Pray”라는 곡이다. 찬송가이자 미국 민요이자 흑인 가스펠로서, 19세기이래 남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구전되던 노래이다. 이 영화를 통해, 특히 이 노래를 담당한 청아한 목소리의 가수 앨리슨 크러스Alison Krauss의 가창으로 통해 이 노래는 유명해졌다. 아래 크러스의 동영상, 청아하기 그지 없다. 노래에 관한 정보를 좀 찾아보았다. 이 노래는 19세기 중반 미국 민요로서 채록되었다. 그런데 원래의 형태는 지금과 차이가 있다. (1867)라는 노래집에 채록된 이 노래는 “The O.. 2023. 5. 21. 열 꼬마 인디언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 인디언...” 이 노래는 북미원주민에 대한 이미지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이리라. 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 노래는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배운 노래였을 것이다. 운동장에서 춤을 추면서, 아마도 숫자 배우기라는 교육적인 목적에서 불렀을 것이 틀림없다. 위의 간단한 동영상에서 특이한 것은 흔히 한국에서 불려지는대로 “하나->둘->셋->...->열”의 숫자세기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둘->셋->...->열->아홉->...->둘->하나”로 열까지 갔다가 하나씩 줄어드는 구조를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이 순서는 원곡의 형태를 반영한 것이다. 위키 사전에 따르면 노래의 원곡은 1868년의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에서 불린 것이었다. 민스트럴 쇼는 19세기.. 2023. 5. 21. '도미니크'라는 노래 도미니코 수도회의 존재를 소개하려다 보니, 다음과 같은 우회적인 방법이 나왔다. 준비하는 과정에는 싱잉 넌(singing nun)을 소개한 글이 도움이 되었다. 1. 2009년 말의 자일리톨 광고에 사용된 밝은 분위기의 노래가 있다. 이 노래의 원곡은 1971년 서수남과 하청일이 부른 ‘벙글 벙글 웃어주세요’이다. 2. 서수남과 하청일의 노래는 바로 1963년 ‘싱잉 넌’(Singing Nun)이라는 가수가 부른 (Dominique)를 번안한 노래였다. 노래하는 수녀는 벨기에의 도미니코 수도원에 있었던 루크 가브리엘 수녀(Sister Luc Gabriel, 속명俗名은 Jeanine Deckers: 위키의 설명)였다. 이 노래는 수도원의 설립자 성 도미니크의 생애를 소박하게 그리고 있다. 후렴구 내용은 다.. 2023. 5. 21. 1930년대 한국어의 '하늘' 하느님이냐 하나님이냐의 논쟁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930년대 한글맞춤법 개정에 의해 아래아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그대까지 ‘하ᄂᆞ(아래아)님’으로 통용되던 신 명칭에 새로운 철자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거추장스러운 문제가 생긴 것.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는 듯 했다. 1930년대 발행된 개신교 잡지 만 해도 새로운 철자법에 따라 ‘하느님’이라는 표기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문제가 생긴 건 1938년 성경개역판을 내면서 ‘하나님’을 고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20세기초 한국어의 변화로 인해 하날은 하늘로 변했는데 하나님은 그대로 남게 된 것. 요약해서 말하면 일군의 신앙 집단이 자신의 신에 대해 철자법의 예외를 선언한 것이 오늘날 하느님/하나님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이 논쟁을.. 2023. 5. 21. Like A Prayer 마돈나의 1989년 앨범 머릿곡인 "Like A Prayer", 특히 그 뮤직비디오는 기독교적 상징으로 가득 차 있고 또한 그 상징들을 절묘하게 활용하여 진보적인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한 뛰어난 작품이다. 이 유명하고 그동안 말도 많았을 작품을 난 관련된 글을 읽고 나서야 (공부때문에!) 찾아서 보게 되었다. 2007년이 되어서야 이 비디오를 처음 보면서 “아, 마돈나가 예쁜 여자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난 이쪽에 대해서는 정보나 관심이 없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헐서더의 글(Mark D. Hulsether, "Like A Sermon," in Bruce David Forbes and Jeffrey H. Hahan, eds.,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 2023. 5. 21.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가들 2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http://www.negrospirituals.com/ 에서 많이 얻을 수 있다. 내가 인상깊게 읽은 글로는 구전되는 영가들이 지니는 새로운 역사 자료로서 가치와 그에 대한 분석이 얼마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종교사를 서술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을 수 있는 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해 놓은 다음의 글이 있다. Lawrence Levine, "Slave Songs and Slave Consciousness: An Exploration in Neglected Sources," African-American Religion (New York: Routledge, 1997[원글은 1971]). 영가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종교사에 대한 고전적인 읽을거리로 소개된 것들로는 다음.. 2023. 5. 21.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가들 1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영가(spiritual)들이 상상 이상으로 내 가까이 있음을 인지하고 나서, 이리저리 영가들을 모아보았다. 전에 말한대로, 우리나라의 이라는 앨범에 적지않은 수의 영가들이 있어 그것들을 찾아보았다. 또, 영가는 미국의 대중문화를 형성한 원류 중 하나이기에 이러저러한 경로로 미국 가수들을 통해 우리 귀에 익숙해진 노래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에 라는 작은 책을 구해서 대표적인 영가들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었다. 분도출판사에서 출판된 지 20년이 넘은 이 책의 가격은 1600원! 성 바오로 서원에서 이 책을 찾았을 때는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은 알라딘에 올라온 명쾌한 독자평으로 대신한다. 이 책의 가격은 1,600원이다. 140페이지에 불과한.. 2023. 5. 21.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