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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음악

Down To The River To Pray

by 방가房家 2023. 5. 21.

코엔 형제의 2000년도 영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O Brother, Where Art Thou?)에는 인상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노래 한 곡이 삽입되어 있다.(영화에 삽입된 장면) “Down To The River To Pray”라는 곡이다. 찬송가이자 미국 민요이자 흑인 가스펠로서, 19세기이래 남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구전되던 노래이다. 이 영화를 통해, 특히 이 노래를 담당한 청아한 목소리의 가수 앨리슨 크러스Alison Krauss의 가창으로 통해 이 노래는 유명해졌다. 아래 크러스의 동영상, 청아하기 그지 없다.

 

노래에 관한 정보를 좀 찾아보았다.
이 노래는 19세기 중반 미국 민요로서 채록되었다. 그런데 원래의 형태는 지금과 차이가 있다. <Slave Songs>(1867)라는 노래집에 채록된 이 노래는 “The Old Good Way”라는 제목을 갖고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기도하러 강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로 간다는 것. 원작은 ‘산기도’였는데, 구전을 거치며 생긴 변형인지 지금은 강으로 통용된다. ‘down’이 갖는 이미지로 인해, 그리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요단강이라는 중요한 상징의 위력으로 인해서 자연스러운 변형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사실 영화에서도 강의 이미지가 강조되어 세례/침례의 장면으로 구성되었고, 나 역시 침례를 언급할 때 자료로 활용하고 싶은 정도로 강의 이미지는 노래의 중심에 있다. 그 핵심이 변형의 산물이라니, 텍스트의 정통성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묘한 매력을 풍긴다. 1867년 책에 실린 가사는 다음과 같다. 
 
As I went down in de valley to pray,
Studying about dat good old way,
When you shall wear de starry crown,
Good Lord, show me de way.
O mourner, let's go down, let's do down, let's go down,
O mourner, let's go down, Down in de valley to pray.
 
가사에는 다소 낯선 표현들이 있다. 공부한다(study about)는 표현도 눈에 띄고, 무엇보다도 교회의 가르침을 “the good old way”라고 부르는 것이 특이했다. 좋은 길과 오래된 길, 이 묘미 있는 결합이 어떻게 기독교를 가리키게 되었는지를 궁금했는데, 1850년에 출판된 <The Good Old Way>라는 설교집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설교 앞부분에는 <예레미아서>가 인용되어 있다. 여기서 오래된 길과 좋은 길이 동격으로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 주가 말한다. 나는 너희에게 일렀다. 가던 길을 멈추어서 살펴보고, 옛길이 어딘지, 가장 좋은 길이 어딘지 물어 보고, 그 길로 가라고 하였다. 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평안히 쉴 곳을 찾을 것이라고 하였다.” (예레미아서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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