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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음악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가들 1

by 방가房家 2023. 5. 21.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영가(spiritual)들이 상상 이상으로 내 가까이 있음을 인지하고 나서, 이리저리 영가들을 모아보았다. 전에 말한대로, 우리나라의 <<어린이를 위한 바이블 송>>이라는 앨범에 적지않은 수의 영가들이 있어 그것들을 찾아보았다. 또, 영가는 미국의 대중문화를 형성한 원류 중 하나이기에 이러저러한 경로로 미국 가수들을 통해 우리 귀에 익숙해진 노래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에 <<흑인 영가>>라는 작은 책을 구해서 대표적인 영가들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었다. 분도출판사에서 출판된 지 20년이 넘은 이 책의 가격은 1600원! 성 바오로 서원에서 이 책을 찾았을 때는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은 알라딘에 올라온 명쾌한 독자평으로 대신한다.

이 책의 가격은 1,600원이다. 140페이지에 불과한 소책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요즈음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도 가치있었다고 단언해 말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우선 군더더기가 없다. 흑인 영가의 가사를 소개하고, 곡을 소개하고, 그 내용과 곡이 만들어진 배경을 소개한다. 그것이 전부다. 과장된 말들도 없고 책을 위해 소모된 헛된 페이지들도 없다. 이것은 흑인 영가의 성격상 너무도 잘 맞는 절묘한 구성이 아닌가 싶다. 사실 흑인영가를 소개하는데 화려한 책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의 삶에 대한 모독이다. 이렇듯 소박한 책이야말로 그들의 삶에 바치는 경의에 다름 아닌 것이다. 책, 가격만으로 말할 것은 아니다. 거품이 가득한 요즈음의 책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눈 여겨 봐야만 할 책이다.

아래 모아놓은 노래들은 매우 유명한, 그러나 나는 이제야 알게 되어 정리한 노래들이다. (분량상 가사는 1절만 싣는다.)

1. "Swing Low, Sweet Chariot"
영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이다. 내가 영가에 대한 정보를 얻는 웹 페이지 중에서, 덴버 대학교에서 학술 프로젝트(Spiritual project)의 일환으로 만든 유용한 페이지의 이름이 바로 "Sweet Chariot"이다. 성서에 등장하는 수레의 이미지는 불수레와 같이 살벌한 것이 대부분인데, 이 노래에서는 나를 고향으로 데려가줄 수레의 이미지가 아늑하기 그지없다. 숱한 이들에게 불린 노래지만, 그 중에서도 1969년도 우드스탁에서 조안 바에즈가 부른 유명한 공연으로 준비하였다.

Swing low, sweet chariot
Coming for to carry me home
Swing low, sweet chariot
Coming for to carry me home
I looked over Jordan and what did I see
Coming for to carry me home
A band of angels coming after me
Coming for to carry me home
 
 

2. "Wade In the Water"
‘물길을 헤치고’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삶의 고난을 헤쳐나가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노래다. 영가 중에는 암호 노래(coded song)라고, 노예 상태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탈출을 위해 비밀 메시지를 소통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노래들이 있다. 방법은 가지가지다. 노래 가사 안에 탈출을 위한 정보를 담을 수도 있고, 노래를 부르는 행위 자체가 어떠한 신호를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암호 노래에 대해서는 앞으로 공부를 해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겠지만, 이 노래는 대표적인 암호 노래로 알려져 있다. 준비한 곡은 에바 케이시디(Eva Cassidy)의 절창.

Wade in the Water
Wade in the Water, children
wade in the Water
God's gonna trouble the Water
Who's that yonder dressed in red
Wade in the Water
Must be the Children that Moses led
And God's gonna trouble the Water
 

3. "Michael Row the Boat Ashore"
“해변으로 노를 저어라, 마이클(미카엘)”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노동요. 웹문서 “Who was Michael, and why should he row his boat ashore?”에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듯이, 이 문장은 ‘마이클이 노를 젓는다’로 해석되지 않으며('row' 뒤에 's'가 붙지 않는다!), 마이클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노젓는 노예 중 한 명이었을 거라는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대천사장 미카엘을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 천사장 미카엘은 다니엘서 12장에 나온다. 한 사람이 강 이쪽에, 다른 사람은 강 저쪽에 있는 상황에서 미카엘이 등장하기는 하는데, 나는 아무리 보아도 미카엘이 강을 건너도록 도와주었다는 내용으로 읽히지 않는다. 어찌 되었든 해안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노예들에게 미카엘은 노젓는 것을 도와주는 존재로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이 노래는 쿰바야와 함께 190년대 미국 반전 세대들이 즐겨부른 노래이다. 그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 중 하나인 피터, 폴 & 메리의 노래로 준비했다.


Michael row the boat ashore, hallelujah
Michael row the boat ashore, hallelujah
Sister help to trim the sail, hallelujah
Sister help to trim the sail, hallelujah
The river is deep and the river is wide, hallelujah
Green pastures on the other side, hallelujah
 
 
 
4. "Deep River"
위의 노래에서 잘 보이듯이 강은 미국 남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건너야 하는 삶의 고난을 표상하는 친숙한 상징이다. 특히 미시시피강이 그들이 강에 대한 구체적인 심상을 제공해주었을 것이다. 준비된 노래는, 가스펠을 대중화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마리안 앤더슨(Marian Anderson)의 1938년도 작품.
 
Deep river,
My home is over Jordan.
Deep river, Lord,
I want to cross over into campground.
O don't you want to go
To that gospel feast,
That promised land
Where all is peace?
O don't you want to go
To that promised land,
That land where all is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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