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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 벌레966

성서로 노예제 정당화하기 성서가 악용된 사례는 무수하게 많다. 성서는 사실 워낙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고 있는 텍스트인데, 다수의 사람들은 단일한 목소리를 갖는다고 믿고 있는 텍스트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로 성서보다 좋은 재료가 어디 있겠는가? 사실 맘 먹고 이용해 먹으려 든다면 어떤 주장에든 사용될 수 있는 게 성서이다. 사실 그 짓이 수천년 동안 글 꽤나 하는 종교인들이 해온 것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남북으로 갈라져 노예 제도에 대한 논쟁을 할 때, 성서는 양편에서 모두 널리 인용되었다. 이 중에서 남부의 목사님들이 사용한 성서 구절들을 살펴보자. 사실 성서에서 노예제를 옹호하기 위해 인용될 수 있는 부분은 지천으로 깔렸다. 유명한 몇 개 사례를 보자. 1. 황금률(The Golden Rule)이라는.. 2023. 5. 26.
우리나라의 "기독교"라는 언어 기독교(Christianity)라는 말은 세 전통을 아우르는 말이다. 개신교(Protestantism), 천주교(Catholicism), 그리고 정교회(Orthodox Church). 하지만 절대 다수의 한국어 용법에서 기독교는 그런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 “무슨 종교 믿니?” / “기독교요.” “종교를 믿습니까?” / “기독교인이에요.” 이런 대화가 오고갔을 때, 기독교는 통상적으로 개신교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기독교 안에는 가톨릭이 포함되지 않는다. 기독교라는 말을 개신교가 독점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어의 심각한 현실이다. 미국 이야기를 잠시 들먹여야겠다. 미국에서 가톨릭 교회는 기독교의 한 교파(denomination)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단으로 인식되는 몰몬 교회(Mor.. 2023. 5. 26.
시드니의 크리스마스 경관 2018년에 즐겼던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호주 시드니, 캔버라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시내 한복판 마틴 플레이스의 큰 트리 피트 스트리트의 불빛 터널 시내 가장 유서 깊은 건물인 성모성당(St Mary’s Church)에서 밤마다 하는 프로젝션 공연 시내 공원(the Domains)에서 열린 캐롤 공연에 모인 사람들(2018.12.22.) 힐송교회(Hillsong Church)에서 열린 캐롤 공연(2018.12.23.) 2023. 5. 26.
서울시내 답사(1) 2018년 11월 3일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답사에서 들린 서울 시내의 종교시설들(1) 종묘, 천도교 중앙대교당, 조계사 1. 종묘 답사날에 때마침 가을 제향이 있어 영녕전에서 진행된 의례 관람. 제실이 열려 있는 모습, 제상, 희생에 쓴 고깃기름을 태우는 장면, 축문 읽는 장면, 춤과 음악 등을 볼 수 있었다. 2. 천도교 중앙대교당 종교로 인정받고자 한 염원이 만들어낸 건물. 1920년대 시민운동을 주도하던 공간이지만, 지금은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쓸쓸한 공간. 3. 조계사 경내가 화사한 꽃천지였다. 사람들을 끌여들여 연신 사진을 찍게 만드는 곳. 대중의 공덕을 물질적 형식으로 전환하는 작업의 최첨담에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2023. 5. 26.
서울시내 답사(2) 2018년 11월 3일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답사에서 들린 서울 시내의 종교시설들(2)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대한성공회 성가수도회 4.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갈 때마다 경탄하는 아름다운 교회. 최근에 교회 앞을 가리는 건물이 철거되어 그 아름다움을 시민에게 더욱 드러내고 있다. 이번 방문에는 건물 내부구조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빛의 각도에 따라 실내 분위기가 어떻게 조성되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5. 대한성공회 성가수도회 도심 한복판에 이런 정갈한 공간이 있다니. 이런 공간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더 대단함을 방문을 통해 배우게 됨. 2023. 5. 26.
서울시내 답사(3) 2018년 11월 3일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답사에서 들린 서울 시내의 종교시설들(3) 정동 덕수궁 주변에 빼곡히 들어찬 기독교 답사지들 3. 덕수궁 후문쪽 돌담길 -2017년 8월에 개방한 100미터 구간이다. 석조전 뒤에 난 문부터 시작되는 길. (영국대사관 안의 70미터는 아직 개방되지 않아 주교좌성당까지가는 길은 막혀있다.) -이 작은 길은 고종이 선원전에 드나들던 길이다. 서원전은 조선의 왕들을 모신 사당으로 고종이 의욕적으로 덕수궁으로 옮기고 다주 찾은 것 같다. 기록에는 이런 형태로 나온다. “회극문에 나아가 선원전 각실의 영정을 맞이하다.” 4. 구세군 역사박물관 덕수궁 소유였다가 친일기업인에 넘어간 부지를 구세군에서 매입하여 1928년에 부스(Bramwell Booth) 대장 방문 기념으로 .. 2023. 5. 25.
청평성지에 다녀와서 (2015.11.3) 지난 10월 23, 24일에 통일교(정식명칭: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청평성지를 다녀왔다. 가고 싶다고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닌데, 한국종교문화연구소에서 마련한 기회에 편승해서 좋은 체험을 했다. 그저 장소만 방문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인사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사전 공부 없이 간 주제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아래의 글은 연구소 뉴스레터에 싣기 위한 답사후기이다. 핵심적인 교리 변화에 대해서는 공부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인상 중심으로 간단히 남긴 기록이다. 보고 든 생각은 더 많았지만 정리되지 않아 몇 가지만 글로 남겼다. 1. 살금살금 밞아야 할 곳 이번 청평성지 답사(11차 종교문화탐방, 10월 24-25일)는 특별한 만남이었다. 연구소 쪽에서.. 2023. 5. 25.
프로이트의 도시 수업 시간에 애니메이션 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주인공 마르잔이 유학 간 유럽 도시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어두침침한 색채로 묘사된 그 도시가 내가 다녀온 그곳이었다니. 다시 찾아보니 만화는 도시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며칠 머물렀던 비엔나는 내게 음악의 도시로 경험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커피의 도시로 경험되기에는 돈이 부족했다. 내 일정상 이 도시는 "프로이트의 도시", 정신분석학의 본향이었다.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어 프로이트의 흔적을 따라가 볼 수 있었다. 빈 대학 회랑에는 여러 학자들과 함께 프로이트의 흉상이 전시되어 있다. 빈 대학에서 길을 건너면 프로이트의 이름이 붙은 작은 공원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목을 축인 후 프로이트 박물관이 있는 골목으로 향했다. 박물관 .. 2023. 5. 25.
다문화사회 종교시설: 이슬람 (2012.10.29) 지난 달에 갑자기 참여하게 된 작업이 다문화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관련된 종교시설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닐 기회가 있었다.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보고서로 제출한 글을 아래 덧붙여 놓는다. 딱딱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글이라 생각대로 쓴 것은 아니지만 따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어 상부(?)에 제출한 내용 그대로 참고삼아 실어놓는다. 아래는 안산 이슬람성원에서 찍은 사진들 이슬람 안산 성원 1) 현황 이슬람 안산 성원은 안산 지역 무슬림들의 모금과 서울 중앙 성원의 지원으로 2002년에 건립된 종교시설이다. 모스크는 무슬림 공동체 소유의 3층 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의 1층에는 아랍 식료품점과 사무실이, 3층에는 거주 공간이 있으.. 2023. 5. 25.
다문화사회 종교시설: 원불교 (2012.10.29) 지난 달에 갑자기 참여하게 된 작업이 다문화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관련된 종교시설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닐 기회가 있었다.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보고서로 제출한 글을 아래 덧붙여 놓는다. 딱딱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글이라 생각대로 쓴 것은 아니지만 따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어 상부(?)에 제출한 내용 그대로 참고삼아 실어놓는다. 아래는 원불교 서울 외국인센터에서 찍은 사진들 원불교 서울외국인센터 1) 현황 서울외국인센터는 2001년 스리랑카 교화를 준비 중이던 최서연 교무가 국내에 5000여 명의 스리랑카 이주민들이 한국에 체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실을 개설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되었다. 설립 이후 이곳은 최.. 2023. 5. 25.
다문화사회 종교시설: 불교(2) (2012.10.29) 지난 달에 갑자기 참여하게 된 작업이 다문화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관련된 종교시설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닐 기회가 있었다.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보고서로 제출한 글을 아래 덧붙여 놓는다. 딱딱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글이라 제대로 된 글은 아니지만 따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어 상부(?)에 제출한 내용 그대로 참고삼아 실어놓는다. 아래는 부천 석왕사에서 찍은 사진들 부천 석왕사 ㅇ현황 석왕사는 부천 지역의 대표적인 조계종 사찰로 장례식장, 룸비니 어린이집을 비롯한 다양한 생활시설과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1995년부터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석왕사에서는 불교.. 2023. 5. 25.
다문화사회 종교시설: 불교(1) (2012.10.29) 지난 달에 갑자기 참여하게 된 작업이 다문화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관련된 종교시설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닐 기회가 있었다.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보고서로 제출한 글을 아래 덧붙여 놓는다. 딱딱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글이라 생각대로 쓴 것은 아니지만 따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어 상부(?)에 제출한 내용 그대로 참고삼아 실어놓는다. 아래는 관악구 명락사에서 찍은 사진들 명락사 명락빌리지 ㅇ현황 명락빌리지는 천태종이 서울 지역에서 운영하는 결혼이주민 여성의 쉼터이다. 이곳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거나 이혼 후 갈 곳이 없는 이주민 여성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취업을 위한 도움을 제공한다. 명락빌리지는 명락사에서 약간 떨어진 별도의 건물을 임대해 .. 2023. 5. 25.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에서 생산되는 신앙 더운 여름날 찾아갔던 용인의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 눈길을 끄는 전시물들이 많지는 않았다. 순교자에 관련된 유물들이 적어서 그랬는지 개신교사에 관련된 사진이나 전시물들로 공간을 많이 채웠는데, 오히려 그쪽에 더 눈이 갈 정도였다.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이 기념관은 1989년에 개관되었다. 상당히 놀랐다. 내가 실제 이곳에서 가장 많이 받은 느낌은 급조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이 20년이 넘은 곳이었다니! 꽤 오래되었음에도 급조된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컨텐츠의 부족이 이 공간의 고유한 속성에 가까움을 암시한다. ‘비어있음’을 이 공간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 이를 잘 보여주는 전시물은 내가 무심코 찍어두었던 거울이리라. 거울 아래에는 “나도 순교자가 될 수 있다!”라는 인상적인 글귀가 쓰.. 2023. 5. 24.
토제인면상이 말해주는 종교 휴가지 양양에서 우연히 들른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종교 관련 유물도 하나쯤 있으려니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정말로 딱 하나 있었다. 그러나 그 하나 있는 것이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이었고, 딴 것에는 흥미가 없는 나로서는 그 하나만 유심히 쳐다보고 나왔다. 그 유물은 ‘흙으로 빚은 사람얼굴상’(土製人面像)이었다. 전시된 모습은 다음과 같다. 사진이 흐릿하기 때문에 모조품 사진을 제시한다. 이 사진은 박물관에서 판매하는 냉장고 자석이다. 내 방 냉장고에 부착된 모습. 사람 얼굴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표제어가 없다면 사람 얼굴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찰흙 판에 손가락으로 구멍 다섯 개를 눌러 놓은 것이 다다. 입은 그럴 듯하지만 구멍 네 개를 눈이라고 어떻게 봐주어야 할지 난감하다. 공식적.. 2023. 5. 24.
이스라엘수도원 서울 집회소 자리(상도동) 교세는 거의 없었지만 한국 기독교계 신종교사 흐름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녔던 김백문의 이스라엘수도원. 해방 직후에 이스라엘수도원은 경기도 파주 파평면에 본부를 두었지만 서울 집회소는 상도동에 있었다. 내 주거지와 가까운 곳이라 구체적인 주소가 어디인지 찾아보았는데, 매우 불확실한 자료(인터넷 게시판의 찌라시성 글)에 따르면 그곳은 “상도동 494-1번지”였다. 확인이 필요하고 현재 주소와 일치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보를 따른다면 이곳은 현재 숭실대입구역 근처 우리은행 뒤의 건물(금정빌딩)이 있는 곳이다. 맨날 지나다니는 곳이다. 당장 나가 사진을 찍어 왔다. 1. 김백문 이스라엘수도원의 위상을 간단히 말하면, 김성도(새주파, 성주교회), 백남주, 김남조, 예수교회 그룹(이용도와 관련된) 등 신유 계.. 2023.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