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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돌아다니다가

다문화사회 종교시설: 이슬람

by 방가房家 2023. 5. 25.

(2012.10.29)

지난 달에 갑자기 참여하게 된 작업이 다문화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관련된 종교시설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닐 기회가 있었다.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보고서로 제출한 글을 아래 덧붙여 놓는다. 딱딱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글이라 생각대로 쓴 것은 아니지만 따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어 상부(?)에 제출한 내용 그대로 참고삼아 실어놓는다.

아래는 안산 이슬람성원에서 찍은 사진들

 

이슬람 안산 성원
 
1) 현황
이슬람 안산 성원은 안산 지역 무슬림들의 모금과 서울 중앙 성원의 지원으로 2002년에 건립된 종교시설이다. 모스크는 무슬림 공동체 소유의 3층 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의 1층에는 아랍 식료품점과 사무실이, 3층에는 거주 공간이 있으며 건물 외부에는 무슬림들이 기도 전에 손발을 씻는 시설이 있다. 
   예배일인 금요일(주마)에 100-200명의 무슬림이 모스크에 온다. 모든 무슬림이 기도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여건이 되는(회사에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사람들만 오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무슬림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이 모스크에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맘이 상주하면서 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2) 자생적 종교공동체
건물 입주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이슬람 공동체의 특징은 한국 종교단체의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하고 모스크 건립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남아시아 등 모이는 이들의 국적은 다양하지만 이슬람이라는 공통분모로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들은 모국어보다는 영어나 한국어로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출신 국가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을 중심으로 한 범국가적 정체성을 지닌 공동체가 형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원래의 종교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종교 시설과 공동체를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이슬람은 앞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주민 종교공동체의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3) 무슬림 노동자들의 삶의 중심
이곳 무슬림은 대부분 안산 공단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로, 대부분 가족 없이 혼자 지내는 이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생활은 한국생활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하루에 다섯 번씩 메카를 향해 드리는 기도(살라트)를 엄격하게 지키려 노력한다. 통계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러한 종교적 실천이 타지에서 혼자 지내는 이들의 생활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바로잡아주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무슬림들의 종교 생활에 대한 보장은 경우에 따라 편차가 심한 것으로 보인다. 무슬림 노동자가 많은 안산 지역의 경우 이슬람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어 직장에서 사업주의 양해 아래 다섯 번의 기도가 보장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근무 중간에 드리는 기도가 허용되지 않는 일이 더 많기 때문에, 기도를 하루 세 번으로 줄이는 편법이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기도가 보장되는 경우에도 금요일에는 하루 다섯 번 기도를 모스크에 모여서 드리는 것이 전통적인 관례인데, 이 정도 양해를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종교 관습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공식적으로 제공된다면, 이들의 종교적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사업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오히려 사업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조정책도 강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에서 다문화 상황을 위해 특별한 행사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이주민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충족되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이들은 직업, 시장, 기타 생활 관련 정보들을 공유함으로써 생활에 필수적인 도움들을 얻는다. 정신적인 면에서나 한국 정착 생활에 관련된 실질적인 면에서나 이 공동체는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다문화사회 관련 종교시설: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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