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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돌아다니다가

다문화사회 종교시설: 불교(2)

by 방가房家 2023. 5. 25.

(2012.10.29)

지난 달에 갑자기 참여하게 된 작업이 다문화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관련된 종교시설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닐 기회가 있었다.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보고서로 제출한 글을 아래 덧붙여 놓는다. 딱딱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글이라 제대로 된 글은 아니지만 따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어 상부(?)에 제출한 내용 그대로 참고삼아 실어놓는다.

아래는 부천 석왕사에서 찍은 사진들
 

 부천 석왕사

 ㅇ현황
석왕사는 부천 지역의 대표적인 조계종 사찰로 장례식장, 룸비니 어린이집을 비롯한 다양한 생활시설과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1995년부터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석왕사에서는 불교도가 많은 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축제나 교육 사업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 공동체 지원이 사원에 상주하는 동남아출신 승려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ㅇ동남아 불자 공동체의 형성
노동자 인권사업 외에 석왕사에서 주목할 것은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의 불자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석왕사에서는 이주민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예를 들어 추석 때에 경내에 미얀마, 파키스탄, 태국, 중국 등 국가별 부스를 마련해 각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한편 전통의상과 놀이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박종수, 2011: 60
 이런 행사에는 불자 이외의 이주민들도 참석하여 각국 이주민 공동체의 우의를 다진다. 한국의 명절 외에 자신의 나라의 주요 명절에도 많은 이주민들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한다. 경내에는 ‘스리랑카 부처님 봉안 법회’를 통해 모셔진 부처님이 자리하고 있어 석왕사가 지향하는 세계적인 불교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곳에서 또 주목해야 할 것은 동남에서 온 불교유학생들이 승가의 일원을 참석하면서 이주민 공동체 사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석왕사에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출신 승려들이 3-4명 상주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스님은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한국에서 불교를 배우며 활동하는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었다. 그는 절 내부의 숙소에 거주하면서 신앙생활과 절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정기적으로 동국대의 한국어강좌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 문화와 불교 학습을 진행하는 동시에 동남아 불자 공동체의 형성과 유지에도 참여하고 있었다.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여러 국가 출신 불자들과의 접촉을 돕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도 출근하여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이처럼 석왕사에서 하고 있는 다문화관련 사업은 불교문화권이라는 문화적 환경을 활용하여 이주민들에게 거부감을 최소화하며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석왕사 역시 한국 불교와 동남아 불교의 신앙이 공존하는 새로운 다문화적 불교문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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