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자료278 [교우론], 우리는 우정을 통해서 만났다 영화 에는 남미 오지에 들어간 선교사와 원주민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장면이 있다. 타자와 타자의 만남, 그 서먹한 관계는 무엇을 통하여 이루어 졌을까? 처음에 양쪽은 물끄러미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영화의 선교사는 피리를 꺼내 들더니 불기 시작하였다. 피리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퍼지고, 경계하며 떨어져 있던 원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것이 선교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 장면이 매우 그럴듯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선교에 있어 공통 분모의 설정이 얼마나 중요하며 극적인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눈을 돌려 동양과 기독교의 첫 만남을 바라보자.(여기서 처음이라는 말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 2023. 4. 19. 초기 감리교인 노병선의 전도문서 노병선은 초기 감리교인으로, 배재학당을 졸업학고 웹웟청년회, 정동교회 전도사 등으로 주요한 활동을 하였으나, 1910년 이후로는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이지 않았다.(노병선 항목 참고) 그는 (1897)이라는 전도 책자를 저술하였다. 짧은 분량이지만 전형적인 전도문서 성격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꽤 진솔하게 담았다는 인상을 준다. 그가 나라를 위해 고민하다가 기독교를 찾게 된 과정도 나타난다. 왜 멀쩡한 미국 사람들이 이 나라에 와서 이러는지 궁금했다는 것은 바로 그가 품었던 질문일 것이다. 이 솔직한 책에서 그의 개성이 드러난 대목을 메모해둔다. -그는 기독교를 동서의 도를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대저 도에 근원은 하늘로부 난 것이니, 어찌 서양 하늘과 동양 하늘이 다르다고 하겠는가.” 그가 하느님/하.. 2023. 4. 17. 법한자전의 종교 항목(1912) 르 장드르 신부가 편찬한 필사본 불한사전 (1912). 2010년에 한 신자가 기증해서 알려진 자료로 2016년에 자료집으로 출판되었다. 나도 이번에 처음 본 자료이다. 페롱 신부의 불한사전(1869)을 보완해 작성된 사전이기 때문에 옛 어휘가 주를 이루지만 새로운 어휘도 보강되었다. 해독 못 한 부분도 꽤 있지만 나중에 보완하기로 하고 우선 읽을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올려둔다. 사전의 religion 항목이다. 불어 religion에 대응하는 한글 어휘는 도(교리)와 교(가르침)이다. 이는 옛 사전과 다르지 않다. 종교는 제일감의 대응어는 아니지만 존재하는 단어라는 사실이 ‘자연종교’라는 단어가 실려있어 알 수 있다. religion comme doctrine 도; comme enseignement .. 2023. 4. 17. 신 명칭에 관한 뮐러와 선교사의 논쟁 Max Muller, "Interminable Question," 9 (1881): 228-33. PDF: Muller_China_Review_1881.pdf 이 글은 시리즈에 포함된 제임스 레그의 중국 고전 번역에서 상제(上帝, Shang-ti)의 번역으로 "God"이 사용된 것에 항의하는 중국 개신교 선교사들의 서한에 막스 뮐러가 답변한 내용이다.선교사들의 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평무사해야 할 번역서에 레그의 개인적 의견인 ‘상제=God’에 입각한 번역이 이루어져 문제가 많음. 이 번역서의 영향력 때문에 중국에 대한 왜곡된 이해로 선교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 뮐러는 레그를 두둔하는 답변을 한다. 그의 기본적인 입장은 중국 고전의 제(帝)나 상제(上帝)는 영어의 하느님(God)에 해당한다는 .. 2023. 4. 16. 레그, 기독교와의 관계에서 본 유교 Legge, James, Confucianism in Relation to Christianity [A paper read before the missionary conference in Shanghai, on May 11th, 1877] (Shanghai: Kelly & Walsh, 1877). 파일: Legge_Confucianism_to_Xianity.pdf 선교사 출신의 중국학자 제임스 레그가 중국 선교회에서 발표한 글. 짧지만 레그의 신학적 태도가 잘 요약되어 있으며, 선교사들 사이에서 큰 논쟁이 되었던 발표였다. 이 글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지라드로(Norman Girardot)의 책 의 218-227을 볼 것. 전후 상황 및 선교사들의 논란에 대해서는 210-218, 227-234를 볼 것... 2023. 4. 16. 세계종교의회에 참석한 윤치호 윤치호가 1893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와 “세계종교의회”에 참석하고 남긴 기록이 있어 옮겨보았다. 그의 일기 중에서 13번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세계종교의회(Parliament of Religions)는 처음으로 세계 종교들의 대표자들이 모인 자리로, 초기 종교학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이 회합이 갖는 독특한 의미는 에릭 샤프의 (한울, 1986), 179-81에 서술되어 있는데, 샤프는 이 의회가 “종교학에 일면 자극이 되었고 또 일면으로는 위험한 것이기도 했다”고 평가한다. 윤치호의 생각은 이 행사를 바라보는 미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1893년이면 1888년에 미국에 건너간 윤치호가 밴더빌트 대학을 졸업한 후 에모리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 2023. 4. 16. 헐버트 편지에 언급된 막스 뮐러 대표적인 초기 개신교 선교사 헐버트의 편지에서 막스 뮐러의 책을 읽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 1884년 편지니까 1886년에 한국에 오기 조금 전의 일이다. "헐버트가 누이에게 보낸 편지"(1884년 10월 26일) 에서 검색 내 눈으로는 거의 읽기가 힘든 자료였는데, 웹 페이지에서 제공해준 번역 덕분에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첫장 아랫부분의 단락부터 둘째장 중간 부분까지의 내용. 다음은 번역을 다듬은 내용. 헐버트가 누이에게 보낸 편지 …… 나는 지금 내 공부를 무척이나 즐기고 있단다. 미슈나(Mishna)는 매우 기묘한 종류의 책이다. 그것은 후기 히브리어로 쓰여졌는데, 많은 그리스어와 아람 용어들이 섞여 있어서 내가 배운 히브리어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만으로는 읽기가 상당히 어렵다. 최근에 좋은 책을 .. 2023. 4. 16. "Visit to the Chinese Coast": 귀츨라프가 쓴 성경학교 교재 아랫글에서 언급한 19세기 전반 미국 성경학교 교재 목록 중에서 눈에 띄는 다른 책으로는 가 있다. 이 책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저자가 귀츨라프 목사라는 점이다. 귀츨라프(Karl Friedrich August Gutzlaff, 1803-1851)는 1832년 7월 17일부터 한 달간 조선(朝鮮) 서해안을 방문하였고, 특히 고대도에 머무르며 성경 등을 전달한 인물이다. 한국 개신교사에서 그는 ‘최초로 한국 땅을 밟은 개신교 선교사’로 추앙받는 인물이다.(그에 대한 한국 교계의 평가를 잘 보여주는 글로는 이 글을, 더 자세한 정보로는 이 글을 참조할 것.)귀츨라프는 중국에서 선교한 대표적인 개신교 선교사이다. 그의 선교사로서의 명성이 높았던 때문인지 생각지 못하던 곳에서 그의 이름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2023. 4. 16. 초기 개신교 선교사들의 사전에 나타난 신 명칭 초기 개신교 선교사 자료들에서 찾은 신 명칭 관련 자료들이다. 1. Underwood, Horace Grant 韓英字典 = 한영ㅈ뎐 : A Concise dictionary of the Korean language in two parts : Korean-English & English-Korean / Horace Grant Underwood ; assisted by Homer B. Hulbert, James S. Gale. Yokohama : [s.n.], 1890. 언더우드가 1890년 편찬한 이 사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한사전이다. 아직 하느님이라는 번역이 정착하기 이전의 것이고, 게다가 언더우드는 처음에 하느님 사용을 반대했던 사람이다. ‘God’에 해당하는 말로 신, 상제, 하느님, 천주 네 가지.. 2023. 4. 16. 존 로스의 번역 초기의 낱권 성경들 존 로스가 최초 우리말 신약 번역인 (1887)를 내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882), (1882), (1883), (1883), (1884), (1884), (1885) 등을 낸 뒤에 1887년에 한데 묶어 신약 전체를 낸 것이다. 이번에 이전의 낱권 번역들을 간단하게 일람해 보았는데, 대충만 보아도 눈에 뜨이는 중요한 차이들이 있었다. 1. 이것은 최초로 우리말로 번역된 (1882년)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하느님’이다. 로스는 번역에 ‘하나님’을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많이 보급된 에도 하나님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최초의 번역에서는 ‘하느님’이 나온다. 이것은 하느님/하나님이 단순한 표기의 문제라는 점을 알려준다. 그가 함경도인들과 작업하였기 때문에 하나님.. 2023. 4. 16. 강이천이라는 유생과 정감록과 천주교 1797년(정조21년)에 “바다[海浪]에서 도적이 온다”는 말을 퍼뜨려 처벌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는 강이천(姜彛天)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사전을 찾아보면 고증학적인 연구를 한 유생이라고 나와 있기도 하고 처형된 가톨릭 교인이라고 나와 있기도 하다. 그러나 , , 그리고 당시 재판 기록인 (推案及鞫案) 등의 자료들을 통해 추적해 본 그의 세계관은 상당히 다채롭다. [내가 직접 자료를 본 것은 아니고 일본 친구의 도움으로 내용을 소개받은 논문, 鈴木信昭의 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다.] 내가 보기에 강이천은 긴즈부르그의 책 에 나오는 메노키오 노인과도 같은 인물이다. 백승종이 이름지은 조선후기 ‘불만지식인’들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성격을 가지는데, 지식인과 민중적 상상력의 경계 지점에 위치하면서 그 둘을 종합한.. 2023. 4. 16. 미국 초기 개신교 전통들 미국 종교사를 읽다보면 무지 많은 교단들이 등장해서 정신이 없는데, 포니 선생이 수업 시간에 나눠준 표는 교단들을 정리해서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1) 첫번째 가지는 종교개혁을 통해 로마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온 교단들. 개혁교회, 루터 교회, 재침례파, 그리고 영국 국교회. 이중 재침례파(Anabaptist)는 혹독한 탄압을 받았는데, 독일과 스위스 지역에 있던 이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와 그 중에서도 종교의 차이에 관대했던 (퀘이커교도들이 맡고 있었던) 펜실베니아주에 정착해 독자적인 마을들을 이루고 살게 된다. 지금의 아미쉬(Amish)나 메노나이트(Mennonite) 교단들이 그들의 후예이다. 2) 두번째 가지는 영국 국교회에서 뻗어나온다. 청교도, 퀘이커, 감리교, 쉐이커. 다.. 2023. 4. 11. 존스, "영행강목" 조원시, "영행강목", 5-1, 1907년 1월 최병헌의 "성산유람기"와 동일한 호에 수록. 최병헌이 종교 개념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존스가 먼저 시작. 2020. 12. 8. 최병헌, "삼인문답" 최병헌, "삼인문답(1)", (1900. 3. 21) 최병헌, "삼인문답(2)", (1900. 3. 28) 기독교 전도인이 유학자 둘과 나눈 가상 대화 형식의 글이다. 유학과의 대화를 통해 기독교를 소개하고 전도하는 내용이다. 최병현은 이후 이런 대화 형식을 발전시켜 1907년에 "성산유람긔"를 연재하고 1909년에 을 출판하게 된다. 2020. 11. 12. Elizabeth Anna Gordon 한국 불교에 관한 책을 쓴 고든 부인 관련 자료. 다음 글의 앞부분을 번역한 것이다. (시험삼아 구글에 번역시키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작업해보았다. 구글이 경어체로 번역하는 바람에 그대로 따름) Noboru Koyama, “Elizabeth Anna Gordon (1851–1925)”, Britain and Japan: Biographical Portraits, Vol. VIII (BRILL, 2013). Elizabeth Anna Gordon (1851–1925) 고든 부인과 일본 1891년 엘리자베스 안나 고든(Elizabeth Anna Gordon, 결혼 전 이름은 Henry)과 그녀의 남편 존 에드워드 고든(John Edward Gordon, 1850–1915)은 세계 일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그.. 2020. 7. 3. 이전 1 ··· 4 5 6 7 8 9 10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