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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영웅신화의 전형, 슈퍼맨 현대의 영웅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옛날 영화 (1978)을 찾아보다. “무한한 힘을 가진 영웅의 위장”이라는 신화적 테마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의 호소력은 “유한성을 자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불현 듯 특별한 인간(영웅)이 되기를 꿈꾸는 현대인들의 동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될 수 있겠다.(, 195) 그런데 보편적인 특성 못지 않게 미국적인 특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가 많다. 1. 탄생의 비밀, 비범한 탄생[17:50] 크립톤 혹성이 멸망할 때, 아기 슈퍼맨은 모세처럼 구유에 태워져 지구로 보내진다. ->지구에 도착 *이것은 천상에서 지상으로 떨어진(타락한) 천사의 지상여행 모티브를 지니다. 천상의 기원을 잊고서 지상에서 지내는 천사... 2. 평범하게 자라나지.. 2023. 4. 14.
'센과 치히로...'의 통과의례적 구조 통과의례의 기본적인 구도는 분리-격리-결합이다. 이 구도는 영웅 신화에서 영웅의 성장이라는 ‘통과제의적인 구조’로 응용된다. 조셉 캠밸이 영웅 신화 분석을 통해 정교화시킨 바 있는 이 도식은 현재 영화 제작자들에게 교과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워낙에 보편적인 도식인데다, 제작자들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되다 보니 영웅에 관한 작품들은 대부분 이 도식으로 설명되는 것 같다. 분리> 1. 일상세계에서 벗어남 2. 모험의 소명 3. 주저하거나 소명을 거부 4. 정신적 스승의 격려와 도움 격리> 5. 첫 관문을 통과하고 특별한 세계로 진입 6. 시험. 협력자와 적대자를 만남 7. 동굴 가장 깊은 곳. 두 번째 관문 8. 시련을 이겨냄 9. 보상을 받음 통합> 10. 귀환의 길에 오름 11. 세 번째 관문.. 2023. 4. 14.
티아라가 타자를 대상화하는 방식 무의미한 가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티아라의 신곡 의 뮤직비디오에는 북미원주민 이미지가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이 뮤비에서 티아라가 연기하는 ‘인디언’에는 미지의 타자를 대상화하는 전형적인 방식들이 모여 있다. 뮤비가 기대고 있는 상투성 덕분에 이 뮤비는 타자화 방식을 보여주는 교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여기서 타자 이미지가 사용된 방식을 정리하는 것이 무의미한 작업은 아닐 것 같다. 1. 인디언은 가상의 장소(미지의 장소)에 있는 원시인이다 뮤비는 어느 비행사가 이름 모를 섬에 추락하면서 시작한다. 그 미지의 섬에서 티아라 인디언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여기서 인디언은 북미 대륙이라는 특정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저 알 수 없는 어딘가에 사는 사람들이고, 철저하게 .. 2023. 4. 14.
반의례적 냉소: 지붕킥 117회의 결혼 의 결혼 에피소드가 기다려진다는 글을 올린 바로 그 날에(시간으로 따지면 글을 올리기도 전) 결혼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원래 일주일 정도 후에 재방송으로 을 보곤 했지만, 궁금해서 발 빠르게(?) 찾아보고 소회를 남겨 놓는다. (117회)의 결혼은 의 리나와 재환의 결혼식(이 글 참조)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순재-자옥의 결혼에는 리나-재환의 결혼에 등장했던 요소들이 더 악화된 형태로 등장한다. 거기에 없었던 요소들이 보태어져 최악의 상황을 연출한다. 리나-재환의 결혼이 수습된 형태로 끝난 반면, 순재-자옥의 결혼에선 결혼 의식에 대한 작가의 냉소(이것은 의 홍렬-종옥의 결혼에서 드러난 바 있다)가 극에 달해 수습되지 않은 채로 끝난다. 이런 냉소가 시청자에겐 달갑지 않을 것이다. “‘지붕킥’.. 2023. 4. 14.
의례의 효용: 지붕킥 104회 104회의 이순재-김자옥 에피소드는 의례의 효용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삶의 위기를 극복해주는 의례의 기능을 보여주었다고나 할까. 위기는 이순재가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 부르는 김자옥을 보며 싫증을 느낀 데서 비롯된다. 자옥은 순재의 싫증을 단박에 눈치 채었고 둘 사이는 서먹하게 된다. 곤란해진 순재는 의례(이벤트)의 힘에 의탁하여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다. 사위 보석에게 이벤트를 준비할 것을 명령한다. 2023. 4. 14.
루저가 데미갓이 되다 좀 시시하긴 했지만 애초부터 오락용이라기보다는 학습용으로 보았던 영화 . 여기서 학습이라고 하는 것은 그리스 신화가 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어떻게 번역되었는가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 쉽게 말하면 요즘 신화를 어떻게 팔아먹고 있는지를 보고 싶었던 것. 질 높은 번역이라고 평할 수는 없지만,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만듦새 때문이었는지 영화를 보는 동안 좀처럼 긴장감을 느끼지 않았고, 그래서 영화의 줄거리에 몰입하지 않고 원래 목적대로 비평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2023. 4. 14.
민정이의 '메리 크리스마스' 김병욱 피디는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크리스마스를 다루어왔다. 2006년 12월 22일 방영된 33회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하는데, 여기에는 그의 전작들에서 다루어진 소재들이 중첩되기도 해서 재미를 더해준다. 예를 들어, 33회 처음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의 “점등식”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에서 노구(신구) 할아버지가 앞 동에서 나무를 잘라와서 장식을 하는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한다. 거기서 신구는 집안의 권력자로서 점등식이라는 의례의 주재자가 된다. 반면에 에서는 실질적 권력자가 아버지 이순재가 아니라 며느리 박해미이기 때문에, 박해미가 점등식을 주재하고 이순재는 오히려 의례에서 빠져있다. 의례의 한 장면을 통해 권력 관계를 명확히 그려보인다. 김병욱 작품 중에서 크리스마스를 가장 본격적으로 다룬 .. 2023. 4. 14.
베리 메리 크리스마스 2004년 12월 24일 엠비씨에서 방영된 베스트극장 606화 는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제작된 우리나라 드라마 중에서 수작에 속한다. 세 개의 소품들이 엮여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에서 크리스마스를 통한 화해를 그리고 있다.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아니다. 화해의 정신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너무 교훈적이랄까 하는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화해가 우리 사회 곳곳을 가로질러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다시 말해 사회의 모습이 잘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크리스마스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전공상 내 관심을 끄는 것은 종교 간의 관계를 다룬 단연 세번째 이야기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이야기는 가족간의 화해이다. 반항적인 딸과 재혼하려고 하는 어머니의 화해, 다른 측면에서는 딸과 어머니 .. 2023. 4. 14.
찰리 브라운의 크리스마스 (A Charlie Brown Christmas)는 1965년 제작된 찰리 브라운 시리즈의 크리스마스 특집이다. (위키의 항목을 참조할 것.) 이것은 처음으로 제작된 크리스마스 특집 만화였고, 방영되자마자 미국인들의 크리스마스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인들의 대중문화 소비는 우리와 상당히 다른 점이 있는 데, 그들이 ‘클래식’이라고 부른 작품은 시즌이 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향유된다.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 작품을 향유한다는 것은 이 기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The Lonely Tree”라는 올해 글에서도 나타나난 바, 미국인들은 지금도 이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찰리 브라운은 왜 자신의 크리스마스가 행복하지 않을까 고민한다. 그는 즐겁게 노는 친구들에 끼어들지 못하고 .. 2023. 4. 14.
리나와 재환의 결혼식순 "The Bare Facts of Ritual"이라는 글에서 조나단 스미스는 북미 원주민의 곰사냥 의례에 대해 이야기한다. 북미 원주민은 자연물과 유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친구인 곰을 사냥해서 죽인다는 것은 미안한 일이 된다. 그래서 곰사냥 의례는 이러 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사냥꾼은 목욕재계를 하고 담배를 하늘에 올려 식을 준비한다. 인간 세계를 떠나 숲의 세계에 들어가는데, 숲에서는 손님에 대한 선물로 음식, 즉 곰을 내어준다. 선물로 주어진 곰에 대한 의례적 살해가 진행된다. 곰은 일대일로 사냥꾼과 대면하며, 사냥꾼은 그를 달래주는 노래를 해준 후 피를 흘리지 않는 방법으로 곰을 죽인 후 시체를 소중히 갖고 돌아와 의례 규정에 따라 고기를 가르고 처리한다. 이상이 전통적인 의례 규범이고 종.. 2023. 4. 14.
스님들의 재주 128회는 드라마 상에서 약간 예외적인 설정이다. 은 주현과 홍렬 가족, 그리고 오중이네 자취방을 중심으로, 또 배경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인데, 120-30회 즈음에는 주현이 진급시험 공부를 하기 위해 절에 들어가면서 드라마의 일상적인 공간 설정에서 이탈한다. 약간의 외도를 하는 셈인데, 그래서 128회에는 절을 배경으로 주현 혼자 겪는 예외적인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혼자 심심해하던 주현은 우연한 기회에 주변 스님들의 놀라운 재주를 하나하나 보게 된다는 이야기. * 즐거운 기분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종교물. 무언가 깊이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다기보다는 내가 워낙 좋아하는 드라마에 나온 종교 이야기라서 올려보았다. 파일 크기가 작아 엠블 동영상으로 처리가능하기도 하고. (전체 백메가를 제공하는 이곳의.. 2023. 4. 14.
Holy Ghost People 수업 시간에 “Holy Ghost People”이라는 영상물을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이 비디오를 어떻게 한국에 들여올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테이프를 빌려 복사하는 게 방법이었지만, 시설도 마땅치 않았고 무엇보다도 테이프 복사라는 구시대의 테크놀로지가 도저히 내키지 않았다. 비디오를 컴퓨터 파일로 전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좀 알아보다가 귀찮아서 미뤄두고 있었다. 며칠 전에 "Internet Archive"에서 이 영상물이 공개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도, 스트리밍을 통해 웹상에서 볼 수 있게도 해 놓았다. 이곳에 가서 화면 왼쪽의 파일 이름을 눌러 감상할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오순절 교파 중 매우 극단적인 그룹인, .. 2023. 4. 14.
뭔가 빠진 것 같아서 하느님은 조지를 만들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무슨 영화를 제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꽤나 난감한 질문임에 틀림없다. 내가 본 숱한 영화들을 떠올려서 그 중에 뭐가 “제일” 내 맘에 들었는지를 정해야 하는데, 생각하기가 귀찮다. 그래서 나는 늘상 대답하던 대로 “제8요일”을 제일 좋아한다고 답하곤 한다. 왜 제일인지의 이유는 없다. 그냥 내 맘 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비슷한 유형의 난감한 질문으로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질문이 있다. 이 질문에는 “신형원”이라고 답한다.) 얼마 전 강남역에서 “제8요일”의 DVD를 3천원 주고 샀다. 왜 이런 가격이 나왔는지 유통구조를 이해할 수 없지만, 엽기적으로 싼 것만은 틀림없다. 7-8년 전 쯤에 제8요일의 사운드트랙 테이프를 6천원이 넘는 가격에 샀는데 말이다. (이젠.. 2023. 4. 14.
"브레이킹 더 웨이브"와 베스의 종교 는 탁월한 종교영화라고 생각한다. 한 개신교 교회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종교라는 것이 한 개인에게서 어떤 식으로 의미화되는지를 무서울 정도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신정론이라는 단어를 자꾸 떠올리게 된다. 이 영화는 베스라는 한 여인이 남편이 불구가 되는 사고를 당하고 나서, 남편이 바라는 대로 여러 가지 성적인 방종을 펼치다가 나중에는 극단적인 창녀일까지 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의 외면 끝에 결국은 죽게 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이다.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영화를 외면하고 싶은 유혹이 들 정도로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강렬한 어처구니없음이었다. 그러데 그 어처구니없음이 베스의 내면에서는 하느님의 뜻으로 철저히 의미화되어, 정.. 2023. 4. 14.
"브레이킹 더 웨이브"에서 그려진 교회 전공이 전공이다보니, 가끔 종교에 관련된 영화를 더 유심히 볼 때가 있다. 하지만 전공이라고 해서 더 알고 보는 것은 개뿔도 없을 때가 많다. 따로 조사를 하지 않는 한, 무슨 종교를 다루는지 잘 모르고 보는 일이 많다. 옛날에 베르히만 감독의 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엄격한 청교도 집안을 배경으로 한 영화였는데, 애들을 쥐잡듯이 하는 무서운 목사 아버지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하지만 더 자세한 종교적 배경은 모른다. 나도 남들과 매한가지로 북유럽의 “엄격한 청교도”라는 상식적인 사실 이상은 몰랐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이라도 뒤져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보고나면 그만인, 편한 시절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이 있다. 영화의 배경이 네덜란드였던 것 같다. 엄격하게 청교도 신앙을 지키는.. 2023.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