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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영상

Holy Ghost People

by 방가房家 2023. 4. 14.

수업 시간에 “Holy Ghost People”이라는 영상물을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이 비디오를 어떻게 한국에 들여올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테이프를 빌려 복사하는 게 방법이었지만, 시설도 마땅치 않았고 무엇보다도 테이프 복사라는 구시대의 테크놀로지가 도저히 내키지 않았다. 비디오를 컴퓨터 파일로 전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좀 알아보다가 귀찮아서 미뤄두고 있었다. 며칠 전에 "Internet Archive"에서 이 영상물이 공개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도, 스트리밍을 통해 웹상에서 볼 수 있게도 해 놓았다. 이곳에 가서 화면 왼쪽의 파일 이름을 눌러 감상할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오순절 교파 중 매우 극단적인 그룹인, 스네이크 핸들링을 하는 한 교회의 예배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67년에 찍은 매우 오래된 영상으로 어떤 기교도 부리고 있지 않지만 예배 상황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찍은 데서 오히려 감동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타이틀이 나올 때 정지 화면을 통해 효과를 주는 편집은, 유래를 보지 못했을 정도로 소박한 기법이지만, 느껴지는 것은 만만치 않다.
전체 53분짜리 영상인데, 웹에서는 두 토막으로 나누어져 있다. (둘 중 아래의 파일이 앞토막, 위의 것이 뒷토막이다.)
시작하면, 교회가 자리한 웨스트 버지니아의 애팔래치아 산간 마을을 보여주며 약간의 설명이 나오고, 약 10분 정도 이 교회 신자들의 인터뷰를 보여준다. 10분이 지나면 예배가 시작된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인사를 나누고 기도를 시작한다.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목사에 해당하는 아저씨(막판의 극적인 장면의 장본인)가 이런 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예배를 시작한다. 22분 경 기도가 시작되고 사람들은 여기저기 쪼그려 앉아 방언을 한다. 경련을 일으키는 모습, 바닥에 드러눕는 모습들이 카메라에 잡힌다. 한 신자가 간증을 하며 장내가 잠시 정리되더니, 28분 경 젊은 남녀의 찬송이 시작된다.
찬송과 더불어 영상 뒷토막으로 넘어간다. 찬송 다음 한 할머니의 간증이 있고, 뒷 토막 6분경 경쾌한 찬송과 함께 집회 분위기가 고조된다. 한 아주머니의 춤과 함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사람들이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약 8분 경 분위기가 고조되자 누군가가 상자속의 뱀을 꺼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뱀을 나누어 들고 춤을 춘다. 발작적인 반응과 이어지는 노래, 카메라는 최고조에 달한 집회의 열광을 그저 보여준다. 열기가 잦아들고 14분 경 목사가 설교를 하고 헌금을 받는다. 그런데 19분 경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팔에 감고 있던 뱀이 목사의 왼팔을 문 것. 목사는 손수건으로 팔을 감싸고 피를 닦아내면서도 설교를 계속한다. 그렇게 집회는 계속되지만 장내는 좀 어수선하다. 이 영상은 그 상황을 보여주며 종료된다. 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순진하게 웃는 한 아이의 얼굴이 인상적이다.
실제로 이 영상에 찍힌 집회 4시간 후, 뱀에 물린 목사는 사망하였다. 그 사실이 이 영상을 유명하게 해 준 것이기도 하고, 영상의 담담한 사실성에 처연한 느낌을 더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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