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배움/메모

방이라는 글자

by 방가房家 2023. 4. 26.

종교학이나 기독교 못지않게 이 블로그의 주 테마로 유지되고 있는 방(房)의 이미지에 대한 자료 추가.(현재 이 블로그에서 ‘방씨’를 검색하면 이 글 말고도 8개의 글이 검색된다. --;) 방(方)이 아니라 방(房)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우리 사회에서 “OO방”이라는 언어 형식이 강세를 띠고 있음에 대해서 진작부터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노래방, 찜질방, 피씨방, 게임방 등의 인기 업종들에 의해 대표되듯이, 우리 사회에서 ~방이라는 공간에 대한 애착은 최근 10년간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부각되어오고 있다. 사적 공간의 창출의 욕구와 이에 부응하는 상업적 형식의 공급은 다방(茶房)을 모태로 하여 한국 근대사회 한켠에 지속되어 왔다. 현재 시점에서 ~방에 필적할만한 공간은 모텔-고시텔-휴게텔의 용법에서 보이는 ~텔 정도가 아닐까 한다.

개화기 자료를 읽다가 한국인의 ‘방’사랑이 뿌리 깊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다음은 1894년 경 일본인의 관찰이다. 일본의 이름붙이기와 한국의 이름붙이기를 대조한 내용이 흥미로우며, 학교에 대해 자방(字房)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처음 듣는 것이다. 안경방이라든지 금은방 등 지금도 남아있는 상업적 공간의 이름이 그 당시부터 존재했음도 알게 되었다. 한국의 근대는 ‘방’을 집밖으로 불러낸 것이기도 하리라.

방이라는 글자

우리나라에서는 무슨무슨 옥(屋)이라는 것을, 조선에서는 무슨무슨 방(房)이라고 한다. 삿갓방, 은방, 안경방, 류가 모두 그렇다. 또 학교를 칭해서 자방(字房)이라고 한다. 문자를 발매한다고 하는 의미인가.
우리나라의 하숙집도 요즈음 반드시 무슨무슨 관(館)이라고 호칭한다. 그리고 서고도 도서관이라고 한다. 대개 서적을 두는 곳이라는 의미인가.
[혼마 규스케, 최혜주 옮김, <<조선잡기: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김영사, 2008[1894]), 9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