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제임스의 <<종교경험의 다양성>>The Varieties of Religious Experience의 3장은 “보이지 않는 존재의 실재성”The Reality of the Unseen이다. 그는 여기서 귀신 이야기와 하느님에 대한 감각을 연속선상에 놓고 논의를 진행한다.(이것은 오토의 논의보다 앞선 것이다.) 그는 별다른 껄끄러운 논의 없이 천연덕스럽게 사례들을 이어간다.(62-75) 사례와 사례들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귀신 이야기는 하느님 이야기가 되어 있다.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인용한 내용은 <<종교체험의 여러 모습들>>(대한기독교서회, 1997)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사례1) 한 친구가 밤에 느낀 무시무시한 느낌. “갑자기 나는 그 무엇인가가 나의 침실 안으로 들어와서 침대 곁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은 불과 1-2분 동안이었다. 그것이 어떤 일상적인 감각에 의한 느낌이었는지 어떤지는 알지 못하겠다. 그러나 그 ‘느낌’은 무시무시하고 불유쾌한 것이었다. 그 느낌은 나의 존재 근저에 있는 그 어떤 것을 뒤흔들어놓는 것이었다.”
사례2) 무언가에 대한 느낌이 좋은 쪽으로 나타난 경우. “나의 온몸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는 행복감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선善에 대한 각성이 불현듯 나에게 생기게 되었다.……그것은 내 옆에 매우 강한 어떤 사람이 실제로 서 있다고 하는 확실한 느낌이었던 것이다.”
사례3) “아무런 예고 없이 내 전존재는 상당히 커다란 긴장 상태 속으로 빠져 들었으며ㅡ 무엇엔가 커다란 자극을 받은 것 같았다.……그것은 어떤 존재가 내가 있던 방에, 그것도 바로 내 옆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사례4) “갑자기 누군가가 이 방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것도 어떤 사람이 아니라 영靈spirit이 있다고 하는 생각이었다.”
사례5) “자동기술automatic writing을 할 때마다,……내 밖에 있는 어떤 다른 존재가 나와 같이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낀다.”
사례6) 비실재에 대한 감각. “의미를 알 수 없는 찰나적인 존재인 이웃들에 내가 둘러싸여 있고, 그들 모두는 신기루와 같은 것들을 그렇게 열심히 쫓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있을 때, 나는 내가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사례7) 헐버트 책에서 읽은 절대적인 실체Absolute Reality에 대한 경험. “어떤 종류의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나는 근본적이며 우주적인 절대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이 존재와 내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는 다소 기묘한 느낌이 드는 이 관계를 통해 힘을 얻으려 했다.”
사례8) “나는 하느님의 영Spirit이 내 안과 주위에 있다는 것을 그렇게 생생하게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방안 온통 하느님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례9) 이 사람은 미지의 존재를 무한자the Infinite로 표현한다. “나는 나 자신을 창조하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과 사랑과 슬픔과 유혹까지도 창조하신 그 존재와 함께 있었습니다.”
사례10) “나는 내 자신이 들려 올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한 것이다.”
사례11) “하느님과 직접 말을 하고 있으며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느님이 실재하고 계시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이라도 나에게 떠난 적이 없습니다.”
사례12) “나는 발밑에 있는 것이라고는 온통 하얀 구름밖에 없다는 것을 보고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 적도 있었다.……이러한 순간에 나는 잠시 나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사실을 망각했다.”
사례13) 전형적인 간증. “나는 하느님이 살아계심을 굳게 느끼고 있습니다.……기도할 때나 찬양할 때, 나는 하느님께 마치 친한 벗에게 말하듯이 말하고 있습니다.”
사례14) “어려움이 내게 닥쳤을 때 처음에는 아찔하였다. 그러다가 오래지 않아 성경 말씀을 듣게 되었다. ‘네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사례15) “하느님이 내 곁에, 나의 오른편에 계셔서 나와 함께 노래 부르고 시편을 읽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교회에서 나올 때까지 갖게 된다.”
사례16) “하느님은 마치 어떤 인기척을 내고 있는 듯이 내 곁에 계십니다. 그는 나의 숨결보다도 더 가까이 내 곁에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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