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과사전의 “애니미즘” 항목. 종교학자 데이비드 치데스터가 쓴 내용이다. 몇 부분을 메모하였다.
David Chidester, "Animism," In Bron Taylor (ed.), <<Encyclopedia of Religion and Nature>> (London: Continuum, 2005).
1.
“애니미즘이라는 용어는 종교의 한 유형이 아니라 종교에 대한 한 이론을 일컫는다.”(78)
첫 문장이 이 용어에 대한 오해의 핵심을 지적한다. 애니미즘은 현실에 존재하는 종교 전통이 아니다. 그것은 학자들의 이론적 구성물이다. 하지만 이 개념은 대중적으로 사용될 때 엄밀한 존재감을 지닌 것으로 인식된다. 선교계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법이 그 예이다.
[타일러의] 용어는 유럽인들의 세계종교 목록에서 현대의 토착 종교인들을 애니미스트라고 동일시하는 일이 흔히 있을 정도로 유행하였다. 예를 들어 최근의 기독교 선교 지침서에는 전세계 인구의 40%가 애니미즘을 믿는다고 나와 있다.”(78)
2. 이 용어는 페티시즘이나 토테미즘과 마찬가지로 19세기말에 나타났다. 당시 진화론자들은 동물의 심성과 애니미즘(혹은 종교기원론)을 연결시키기도 했다. 맥레난은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원시인의 경향성의 결과 종교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이에 대해서는 개 같은 종교기원론에서 정리하였음)
3. 타일러가 애니미즘 이론을 구성하는 데 사용한 자료는 “원시인"에 대한 보고서들이다. 여기서 치데스터는 자기 전공을 살려서 남아프리카 줄루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다. 타일러가 꿈에 대한 원시인의 오해에서 애니미즘이 생겨났다는 설명을 제안할 때 사용된 자료인데, 이 자료의 제공자는 기독교로 개종한 줄루족으로, 자료 자체가 원시가 아닌 식민지 상황에서 생성되었음을 말해준다. 타일러의 주장에 사용된 내용도 원래 맥락과는 다르다.(79-80)
4. 타일러 이론이 당대 서구 근대 사회에서 갖는 맥락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애니미즘 이론은 물질성의 의미에 대한 19세기 유럽의 딜레마를 다루었다. 종교적 믿음에 도전하는 의미를 지닌 과학적 물질주의의 팽창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는 망자의 영적 생존의 물질적 증거를 보여주는 심령술이 인기를 얻고 있었다. 타일러는 처음에 “심령술/정령주의spiitualism”을 종교 이론의 용어로 고려했다. 당대 유럽의 심령술 행위를 선사시대 종교의 “잔존물survival”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니미즘 이론은 과학적 물질주의의 종교적 함의, 그리고 심령술과 같은 신종교 행위의 과학적 함의에 대한 19세기의 고민의 맥락에 자리매김한다.”(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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