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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공부/기독교세계

카푸친회, 카푸치노

by 방가房家 2023. 5. 27.

책을 읽다가 "Capuchin"이라는 단어가 나와 찾아보았다. 카푸친회라고 불리는, 프란체스코회의 일파이다. 내가 잘 몰랐던 수도회의 이름이다. 네이트닷컴 백과사전에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카푸친회 (-會 Ordo Fratrum, Minorum Capuccinorum)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만든 가톨릭수도회 작은 형제회(O.F.M)의 독립적 분파 중 하나. 1525년 이탈리아 사제 M. 바시오가 개혁운동의 하나로 시작하여 28년 독립하였다. 프란치스코가 정한 회칙을 엄격히 지키려 하였으며 기도와 선교를 위주로 하였다. 바시오는 29년 카프친수도회 회의에서 초대 총장으로 선출되었고, 수도회는 교황 클레멘스 7세의 대칙서(Religionis zelus, 1528)에 이어, 36년 교황 바오로 3 세에 의해 정식으로 인가되었다. 카푸친회는 은둔생활을 하며 특히 활동과 관상(觀想) 사이의 완전한 균형을 중시하였다. 가톨릭 개혁시기에는 예수회와 함께 교황청을 도와 선교사업에 참가해 프로테스탄티즘의 진전을 막았으며, 17세기에는 아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 등지로 진출하였다. 수도회의 이름은, 수도복에 달린 두건(이탈리아어로 카푸친)을 쓰고 생활한 데서 유래한다. 1만 18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어쩐지 카푸친회가 우리가 마시는 카푸치노(cappuccino)와 상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카푸치노의 색깔이 카푸친회의 갈색 후드 복장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보통 이런 식의 이름붙이기는 그리 진지한 것이 못되니 그 정도면 충분한 설명이 될 듯하다. 이탈리아에서 지은 이름일테니, 그 나라에 있는 카푸친회 수사를 보고 지은 이름이리라. 카푸친회 수사들은 아래 사진처럼 생겼다. 참고로 "Capuchin"이라는 단어는 원숭이 한 종류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역시 옷 색깔에서 유래하였으리라.



이걸 알아보는 과정에서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카푸치노의 유래를 검색해보면 설명들이 죽 나오는데(http://www.google.co.kr/search?q=%EC%B9%B4%ED%91%B8%EC%B9%98%EB%85%B8+%EC%9C%A0%EB%9E%98&hl=ko&lr=&ie=UTF-8&newwindow=1&start=0&sa=N), 많은 설명들이 잘못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제일 위에 검색 된 것을 하나 살펴보자.
커피위에 얹은 커품 우유의 모습이 마치 이슬람교 종파의 하나인 카푸치노 교도들이 머리에 흰 머리수건을 두른 모습과 비슷하다하여 '카푸치노'라는 이름이 붙여진 커피이다.

카푸친회를 이슬람인으로 잘못 서술하고 있다. 이 엉터리 설명은 제대로된 설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8:2 정도로 잘못된 설명이 압도하고 있다. “아랍인들이 흰 터번 또는 모자(cap)를 쓴 모습과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고 설명해 놓은 데도 있고, 잘못된 설명도 여러가지이다. 인터넷 정보라는 것이 어디 하나 그럴듯한 것이 올라오면 오려붙여 여기저기 올라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슬람에 관한 것이니 오려붙이기의 과정에서 의심을 가져볼 여지도 없었을 것이다. 작은 오류이지만, 이슬람이라는 타자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연관된 것이기에 커피맛처럼 뒷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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