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http://blog.empas.com/annylove/7898251 )
요즘 듣기에 좋은 노래라서 올려놓는다.
서러워 말아요 꽃잎이 지는 것을
그 향기 하늘 아래 끝없이 흐를텐데
그 향기 하늘 아래 끝없이 흐를텐데아쉬워 말아요 지나간 바람을
밀려오는 저 바람은 모두가 하나인데
밀려오는 저 바람은 모두가 하나인데부르지 말아요 마지막 노래를
마지막 그 순간은 또 다시 시작인데
마지막 그 순간은 또 다시 시작인데
조동진이 만든 "다시 부르는 노래"에는 나와는 참 잘 맞는 만물유전(萬物流轉)의 세계관이 담겨있다. 조동진도 라즈니쉬 탐독하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의 히피 취향이 되었든, 나의 도가적 취향이 되었든 굳이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정도 차원에서야 다 통하는 이야기인걸....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몇 명 된다. 조동진도 불렀고, 남궁옥분도 불렀고, 심지어는 70년대 중반의 20대 청년 이수만도 불렀다. 하지만 현경과 영애가 부른 이 노래야말로 참 감동적이다. (1990년에 나온 <잊을 수 없는 노래>라는 기획 앨범에 실려 있는데, 현경과 영애가 활동기인 1970년대 중반 이후 15년만에 다시 만나 이 앨범 취입을 한 건지, 전에 불러 둔 것이 있는 건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1절을 현경이 부르고, 2절을 영애가 부른 뒤, 3절을 현경과 영애가 같이 부르는 것이 현경과 영애의 독특한 노래 방식이다. 주의해서 듣지 않으면 둘이 부르는 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인데, 비슷한 두 목소리가 합쳐지는 것에 매우 독특한 힘이 있다. 그래서 보통은 3절을 들을 때면 힘이 빠지기 마련인데 현경과 영애가 부르면 3절에서 전율이 느껴진다. 혹자는 듀엣임에도 불구하고 화음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 방식에서 아마츄어리즘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그 둘은 전문 가수라기보다는 미대생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맑디맑은 목소리의 매력에 무한정 빠져든다.
나는 여성 듀엣을 무척 좋아하는데 우리나라에 거의 없는 게 또 여성 듀엣이다. 얼마나 갈증에 시달렸으면 많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수(sue)의 “Someday”같은 노래를 아껴 들어주기까지 했다. (반면에 코코는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다. 은방울 자매나 바니걸즈 계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가요사에서 내 마음에 드는 여성 듀엣은 “사랑해요”를 부른 고은희, 이정란 정도뿐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현경과 영애의 음악을 재발견(!)하고나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지금은 50대 화가들이 되어 있는 그들이 다시 노래를 들려주리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아름다운 음반 한 장 남겨준 것만으로도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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