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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선교사문헌

길가의 우상들

by 방가房家 2007. 6. 27.
 길가의 우상들

Alexandis Poleax, "Wayside Idols," The Korean Repository 2 (April, 1895): 143-144.


이 글은 구한말 외국인에 눈에 관찰된 장승이 어떠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서구인들은 세련되지 않은 장승의 모습에 경악하고, 지난해의 장승을 썩든 말든 그대로 두는 풍습에 다시 경악했을 것이다. 썩는 장승에서 종교의 퇴락을 읽어냈을 것이다.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국 종교에 대한 어떤 이론적인 설명을 만들어내는지를 잘 볼 필요가 있다.


‘장승’은 조잡하게 깎아놓은 통나무로, 공공 도로 지역에서 주의를 끄는 사람의 형상과 비슷하다. 서울과 제물포 사이의 길에는 장승이 여러 개 있어 이정표 역할을 한다. 그들은 8피츠 길이의 목재로 되어 있고 꼭대기는 탕건(宕巾)이나 관모를 나타내는 조각이 있다. 그 아래에는 평평한 표면까지 파 들어간 눈과 입술에 코가 제 자리에 박혀 있는 얼굴이 있다. 목은 구분되지 않고 팔과 손은 옆에 못 박혀 있는 판대기이다. 전체적으로 장승은 난폭한 인상의 존재이다. 내가 물어보았던 것에서는, 그들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단지 이정표로, 5리(2마일 정도)마다 거리를 표시하기 위해 서 있었다.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느냐는 내 질문에 대해서는, 전에 ‘장’이라는 이름의 어떤 양반이 반역죄를 지어 공적인 자리에서 영원히 칼을 쓰게 되었는데 그에게 모욕을 주는 동시에 거리를 표시하기 위해서 그의 조잡한 조각상들을 가슴과 배에 한문을 써서 공공 도로에 세우라는 포고가 내렸다는 말을 들었다.

서울 남쪽으로 공주로 여행하는 동안, 청주 검문소에서 나는 마을마다 입구와 출구에 이 장승들이 무리지어 있는 것을 보았다. 거기엔 또한 기둥 꼭대기에 오리의 조잡한 모사품을 박아놓은 것들이 조각상 옆에 꽂혀 있었다.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이들 형상의 무리는 ‘수살이’로 길을 따라다니다 마을로 들어오려는 악령을 내쫓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들 수살이는 많은 마을에서는 없어졌지만 서울 남북으로 아직 흔한 것이다. 나는 제물포 맞은편 월미도(Roze Island)의 작은 마을에서 사람들이 장작을 위한 의상을 사기 위해 물건을 주는 것에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수살이에 행해지는 희생은 봄과 가을에 있는데, 첫 번째 것은 하늘에 두 번째 것은 땅에 바치는 희생으로 알려져 있다. 왜 희생에 그러한 구분이 있으며 기둥 꼭대기 오리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나는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하였다. 아마도 이 잡지의 독자들 중 누군가는 알리라. 다는 오리가 수살이의 친구이자 전령이며, 하늘과 땅에 대한 희생이 수살이에게 바쳐지는 것은 그가 두 영역으로부터 모든 악을 쫓도록 하기 위함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나는 수살이와 장승에서 종교의 퇴락(religious decay), 혹은 관습의 퇴락(customary decay)의 가장 재미있는 예를 볼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반역의 예시로 장승의 기원을 이야기한 것에서 어떠한 확증도 찾을 수 없었던 반면에,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초자연적인 성격에 대한 신앙을 읽은 후 수살이가 재개작된 것일 뿐이라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살이는 주 왕조(중국, 기원전 1122-206) 시대에 기원하였으며 주례, ‘주의 례’라고 이야기된다. 그것은 일찍이 한국에 들어왔으며 이곳에 유행했던 물질주의적 우상숭배의 일부를 형성하였다. 지금은 한국인들이 이 형상에 대한 숭배를 많이 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일반인들에게는 단순한 형상 숭배로 이해되는) 불교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잃었다. 형식적으로 우상들이 서있는 길가 사원은 썩어 들어가고 있거나 페티쉬와 그림으로 가득 차 있다. 샤만 미신에 대해 말한다면, 하층민들은 퇴보되었다. 반면에 교육 받은 계층들은 일반민들의 추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긴 했지만 조상 숭배를 중심으로 한 보다 문명화된 교의를 갖는다.

형상 숭배가 일반적으로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수살이는 해안 지역에 잔존하고 있고, 몇몇 시골 사람들이 길가에 있는 그들에게 경배를 바치고 있긴 하지만 초자연적인 특성을 잃은 채 악귀를 겁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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