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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영상

사우스파크, "몰몬교에 대한 모든 것"

by 방가房家 2023. 4. 14.

사우스파크 시즌7 제12회 "All About Mormons"(South Park S7 E12, 2003). 

한 논문에서 언급된 것을 보고 구해다 보았는데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었다. 후기성도교회(이하 몰몬교로 지칭)에 대해여, 그리고 신앙의 속성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주는 수준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

1. 두 문화의 만남

[1:50-3:00] 스탠과 개리 / [8:40-10:40] 스탠 아버지와 개리 가족
처음에 인상적인 것은 미국 거친 일반적 문화와 가족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몰몬교 문화의 만남을 묘사하는 장면이다. 학문적 언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몰몬교도들은 평균적으로 착하다. 건전한 생활을 하고 가족을 중시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람들, 내가 겪어본 그들은 그러했다. 그것은 개인적 경험을 넘어 통계적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착한’ 문화를 가진 그들과의 만남이 어떠한지 인상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들은 왜 착한가? 착한 문화는 교리적인 이유로 설명될 수 있는가? 나는 이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상당히 중요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2. 덤덤덤덤덤: 조셉 스미스에 관련된 내용 요약
스미스가 계시를 받은 과정과 그 내용, 그것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차분하게 요약한다. 압축적이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거의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교육용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정도 내용으로도 몰몬교 교리가 아메리카 지역을 배경으로 하여 변형된(토착화된) 기독교임이 충분히 전달된다.
이 만화답지 않게 사실적인 내용을 늘어놓고 있지만, 이 만화답게 그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것은 모든 설명 뒤에 “덤(dumb) 덤 덤 덤 덤”이라는 후렴구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덤’의 의미는 무엇일까? 만화는 몰몬교의 교리를 조롱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보기에 다라서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내가 보기에는 단순한 조롱 이상의 의미가 있는데 이는 마지막 부분에서 분명해진다.
 
3. 회의
처음에는 몰몬 가족의 분위기에 감화되었던 개리는 교리에서 수긍할 수 없는 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회의를 품게 된다. 그것은 조셉 스미스가 받은 계시의 사실성 문제. 스미스만이 고대문자로 계시된 돌판의 존재를 알고 있고, 계시된 후에는 사라졌다는 이 대목, 이성적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의심할 만한 바로 그 부분에서 개리는 교리에 대한 의심을 품고 결국은 스탠과 결별한다.
한 논문에서는 조셉 스미스의 계시가 결국은 거짓말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이 만화를 신종교가 잘못 이끌어진 결과물이라고 묘사하는 작품으로 분류한다.(David Feltmate, “New Religious Movements in Animated Adult Sitcom,” <Religion Compass> 5-7(2011), 346.) 주인공 스탠의 입장에서 그렇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의 개리의 대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것

스탠이 떠난 후 개리는 가족들과는 달리 다소 심각한 표정을 한다. 이것은 그의 신앙이 한 단계 성숙함을 의미한다. 그는 종교적 믿음이 논리적 증명의 대상이 아님을 인식한다. 그것은 삶을 유지하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이 종교가 갖는 윤리적 기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나는 실존적 차원의 문제라고 부르고 싶다. 이것은 종교 일반의 문제이다. 몰몬교만이 합리적으로는 수용할 수 없는 바보 같은 교리를 가진 것이 아니다. 어느 종교도 그런 교리를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시비비가 아니라 그 종교가 전통을 이루며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살아가게끔 해주었다는 것이며, 거기에 종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개리의 마지막 언급은 일반적인 회의를 넘어선 성숙한 신앙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 만화는 우리에게 몰몬교를 넘어 종교 일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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