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으러 가다가 우연히 우리동네에서 단학선원을 보게 되었다. 이 곳 전단지를 보니 애리조나에 무려 9개의 단학선원이 있다. 1개는 일명 “미국의 계룡산” 세도나에 있는 마고 가든(Margo Garden)이고 피닉스 밸리 도시 지역에 8개가 있다. 엄청난 숫자다... 느낌에 코스트코 정도의 갯수는 되는 것 같다. 세도나 마고 가든이 있는 애리조나에만 예외적으로 많은 건지 확인해보기 위해 미국 분포도를 보았는데, 미국 전역에도 많은 지점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름이 '단 요가'(Dahn Yoga)이다. 수련 혹은 수행에 대해 ‘요가’는 학술적인 번역은 아니나 상업적으로는 성공적인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표지 사진 모델의 자세, 단학 수행에도 이런 자세가 있겠지만 우리나라 단학선원 광고에서는 못보던 자세다. 요가 이미지에 부합하는 자세다. 이 전단지 어디에도 단학선원이 한국, 아니 동아시아 쪽에서 온 것이라는 정보나 인상은 주어져 있지 않다. 그냥 특이한 요가라고 생각하기 딱 좋게 만들어져 있다. 미국 사람이야 무식하니까 아시아에서 온 건 다 요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인이 본다고 해도 ‘아, 요가 학원이 있으니 한 번 가볼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미지 변신이 되어 있다. 기(氣)는 ‘ki-energy'라고 표현되어 있다. 부드러운 번역이다.
1990년대 초, 단학선원이 자리를 잡을 때는 소설 <<단>>에서 비롯된 민족주의적 유행이 자양분이 되었다. 고조선(재야 사학을 통해 구성된)부터 내려온 한민족의 오랜 수련 전통을 살린다는 취지를 강조하며 전국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시점에는 현대인의 건강이라는 실용적인 측면을 부각하며 ‘뇌호흡’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미국 땅에서는 국제적인 감각으로 요가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단학 선원의 비즈니스 감각이 눈부시다.
아래는 3단으로 접힌 전단지를 펼쳐 앞뒤로 스캔한 것이다.
(200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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