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식 옮김, 『한 알의 밀이 떨어져 죽으면: 멕켄지 선교사의 일생』(A Corn of wheat or the life of Rev. W. J. McKenzie of Korea)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교육부, 1985[1904]), 172-197.
(1894년 12월 3일 일기 중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구속의 은혜를 감사한다.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서씨가 어떤 동학 지도자와 면담을 하였는데, 서씨는 그 지도자가 소지한 서적 중에 신약성경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는 것이다. 더욱 경박스러운 일은 그 지도자가 동학 교리를 가르칠 때 이 신약성서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 지도자는 복음의 교리에 대해서는 몰랐으나 회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며 또한 만사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또 도덕적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서씨는 또한 그 지도자가 한 때 천주교 신자였던 교주의 교리서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는 박해기간 중에 회심을 하고 그 교리서보다는 성경을 더 따랐다. 그는 사도 바울처럼 자신도 하늘로부터 그렇게 하도록 명령을 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성경의 보다 깊고 심오한 의미를 설명해주자, 그는 이에 감사하였다. 그러나 세상 권력에 대한 욕망이 그를 방해하였다.
‘예수 교리와 동학은 매우 유사하므로 우리는 아무런 공포심도 없다. 오늘은 두 번의 집회를 가졌는데 많은 사람이 참석하여 하나님의 가호하심에 무한히 감사하고 행복함을 느꼈다.
(1894년 12월 5일 일기에서)
서씨의 아들이 동학군 지도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학군 지도자는 내가 아무런 공포심이 없이 지낼 수 있으리라는 것과 만약 예수교와 동학이 상호협조하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서 불안한 모습은 볼 수 있었으나 뚜렷하게 두려워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모든 동학군들은 약 백 이십여리 북쪽에 일본 사람들이 모물고 있다고 여겨지는 곳으로 갔다.
(1894년 12월 12일 『Presbyterian Witness』에 보낸 편지에서)
교인 중 어떤 이가 야밤을 틈타 동학군의 지도자가 된 옛 친구를 만나러 갔다. 그는 그 지도자가 신약성경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대화 중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기 시작했다. 그를 찾아간 서씨는 그 동학지도자가 인용한 성경귀절이 지니고 있는 깊은 영적인 의미를 그에게 설명해 주었다. 서씨는 또한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통해 이루어진 구원에 대하여도 설명해 주었으며, 그가 소유한 그 책이 인쇄된 것은 책 표지에 나타난 그대로 4년 밖에 되지 않았으나, 사실은 수세기 전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들은 밤새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결국 그 동학군 지도자는 서씨에게 그의 가르침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우리들을 보호해주기로 약속하였으며, 그런 취지의 편지도 한 장 써 주었다.
(1895년 1월 1일 지포드 목사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약 1개월 전에 신천에서 있었던 일본군과의 싸움에서 어떤 동학군 지도자 한 사람이 일본군의 총기에 맞아 옷이 약간 찢어진 일이 있었는데, 그는 그 후 줄행랑을 놓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나타나서 일본군을 소탕하려고 동학군들을 다시 규합하였습니다. 동학을 반대했던 많은 사람들은 약탈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강제로 동학에 가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천주교인이나 불교승과 같이 목에 염주를 하고 다닙니다. 그들은 몸을 깨끗이 닦고 매일 하나님께 기도하며 종종 제물도 드립니다. 몇몇 지도자들은 성경을 소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서양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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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동학군의 지도자들도 우리 마을을 지나가는 일이 있으면 인사차 우리를 찾아옵니다. 우리 마을에는 부자나 그들의 적이 없는 것이 큰 이점입니다. 동학군들은 서울로부터 무슨 소식이 도착한 줄 알면 그것을 들으러 옵니다. 인근 부락에서 20여명의 일본 상인들이 수차례에 걸쳐 살해당했다고 들립니다. 나는 조선 사람들이 노획한 시계와 다른 물건들을 수선해 주었습니다. 최근에는 스파이로 의혹을 받은 몇 명의 승려들이 사살된 적도 있습니다.
나는 동학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동학 경전을 좀 구했으면 합니다. 그것은 알아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동학은 조선에서의 모하멧교와 같이 되어가는 지도 모릅니다. 동학의 가르침 속에는 기독교적 요소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의 좋은 특징은 그들이 신약성경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성서를 소유하고 있는 점은 주께서 재림하시기 전에 예수에 대한 지식을 세상에 전파하는 일을 더욱 촉진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