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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얻어배우는 것

초기 하와이 한인에 대한 견해들 중에서

by 방가房家 2023. 5. 19.

(2008.10.10)

관심 있는 분야에서 접하기 못했던 자료로 구성된 글을 읽는 것은 여러가지 생각을 할 기회를 준다. 지난 주 새문안교회에 가서 들었던 이덕희 선생의 발표, “초기 하와이 한인들에 대한 견해”가 그런 경우였다. 1902~5년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하와이에 간 한국인들에 대한 미국 내 다양한 견해들을 정리한 글로, 이 견해들은 미국 사회 내 한인에 대한 미국인의 최초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다.그중에서 인상적인 평가 하나는 선교사 노블이 전하는 것이다.


15.81일만 일하던 한인이지만 교회에 다니면 23.34일을 일한다! 교회와 노동력의 완전한 비례.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이처럼 노골적으로 증언할 수 있을까? 또한 중요한 것은 한중일 노동자를 비교하면서 종교적 성향을 대조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노동력에 대한 고용주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기독교인의 존재가 한국인들에 우호적인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요소였다는 것. 이런 평가의 틀은 지속된다.

한국인은 기독교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배울 수 있고 따라서 근면하다는 것. 다음 자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이다.

발표자는 한국에서 활동했던 미국 개신교 선교사들이 하와이 이민자들의 미국 내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것은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볼 수 없었던 것임을 강조하였다. 그 주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그걸 좀 돌려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평소에 해외 한국인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 국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대하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이민사의 최초에 해당하는 이 하와이의 사례가 그에 대한 힌트를 준다고 생각된다. 물론 교회가 교민사회를 엮어주는 넥서스 구실을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 교민사회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설명하기에는 좀 약하다. 이 논문에서 최초 이민사회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보면, 유용함의 정도를 넘어 한인사회의 생존의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다. 미국 내에서 중국인이나 일본인과는 구별되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할을 교회가, 교회와 연결된 미국 교회관계자들이 담당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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