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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성인의 어떤 수행법

by 방가房家 2023. 4. 19.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천국에서는 손가락 놀리듯이 좆을 마음대로 놀릴 수 있을거라고 상상했다. 마치 악수를 하듯이, 꼴리는 대로가 아닌 마음대로의 섹스를 하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정욕, 이것은 기독교사 내내 수도사들에게 일차적으로는 극복의 대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정욕을 불러일으키는 여자 역시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차분하고 신중하기 이를 데 없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논문의 행간에도 여자들에 대한 공포, 그래서 야기되는 적개심을 읽어낼 수 있을 정도이다.
로베르 성인(Robert of Arbrissel)은 여자들을 위해 헌신한, 11-12세기에 활동한 수도사였다. 일생동안 많은 여자 수도원을 건립하였다. 그런 그가 행한 수행 방식은 다소 엽기적이다. 그의 수행에는 여자들 사이에 눕는 것을 죽음에 비견할 정도로, 웃지 못할 절박함이 있었다. 로베르 성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여부와는 별도로, 다음 자료가 잘 보여주는 것은 이런 것이다. 그가 여자를 무엇이라고 생각했는가? 중세 기독교에서 여자란 어떤 의미인가?

로베르는 가끔 자기가 죄의 삶으로부터 교화시킨 여자들(수녀들을 말함) 사이에서 잤다고 한다. 로베르는 이 수행을 순교(martyrium)라고 불렀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젊은 날의 죄를 회개하였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것은 초기 기독교에 뿌리를 둔 금욕의 한 형태로, 비정상적일 정도로 육체적 유혹을 제어하는 수행의 한 방식으로 중세 초기까지 지속된 것이었다. 여기서 여자는 육체적 정욕 덩어리인 요부라는 전통적인 유형으로 기능하였고, 수사의 완덕 수행에서 이겨내야 할 존재로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였다. (Eleanor Commo Mclaughlin, "Equality of Souls, Inequality of Sexes," Religion and Sexism, pp.24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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