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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이 루갈다 옥중편지에서 메모한 부분

by 방가房家 2013. 4. 3.

유요안과 동정부부로 지내고 함께 순교한 이루갈다의 옥중서한. 심문기록과는 달리 순교한 천주교인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희귀한 자료이다. 이 내용은 1868년 울산에서 순교한 김종륜이 필사한 자료를 통해 전해진다. 이 자료에는 “누갈다 초남이 일긔 남매”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다음 출판물에서 읽은 내용

이태영, 유종국 역주, <<동정부부 순교자 이순이 루갈다 옥중편지>>(천주교 전주교구, 2011).




1. 이순이-유중철 동정부부 생활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예수님의 ‘성혈공로’를 이야기하며 유혹을 이겨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양인이 발원맹세發願盟誓하여 사년을 지내는 동안 실제로 남매같이 지냈사옵니다. 중간에 유혹을 거의 십여 차례를 당하여 거의 약속을 저버릴 뻔하였다가 성혈공로聖血功勞를 일컬어 능히 유혹을 면하였사옵니다.”(이루갈다가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세상이 좋아지거든 각각 떠나 살자 하고”

“우러러 유혹을 이길 바를 간구간구하옵더니 주의 총우寵佑로 겨우겨우 면하여”

“형매兄妹로 언약하고 사년을 지내더니……주님을 배반한 자가 될까 주야로 염려하고 힘께 죽기를 눈물을 흘리며 우러러 청하옵더니, 이 어찌 뜻한 바가 앞당겨질 줄을 알았으랴! 더욱 총은이라. 세상에서는 다시 돌아가 권면할 곳이 없어서 생각나는 것이 천주이시며 다음 향하는 것이 천당이라.”


2. 죄에 대한 인식. 자신의 고난을 죄의 결과로 말하며, 치명(순교)을 통해 죄에서 벗어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이 죄는 무엇을 말할까? 원죄 개념에 대한 이해가 궁금하다.

“제弟는 죄악罪惡이 지중至重하여 이리저리 천지흔혹天地很惑한 시절을 당하오니”

“천상지하의 지극한 죄인이라……만일 이처럼 끝을 마치다가 치명을 하게 되면, 일시의 죄명을 다 벗고 만복萬福으로 가리니 어찌 서러워할 일이겠습니까?”


3. 무엇보다도 순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남편과는 같은 날 순교하자는 의지를 다진다. 순교 이후에 대한 믿음을 내비치는 대목도 중요해 보인다.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 기회가 좋은 때를 타서 위주치명爲主致命하리라고 심중心中에 정지定志하고” 

“오인吾人이 상약相約하기를 위주치사爲主致死하자 하여 각각 정지함이 견여금석堅如金石이라”

“원하는 바가 위주치명하여 동일동사同日同死하자더니”

“감히 주의 의로운 자녀가 되고, 의인義人의 반열에 참예參禮하고, 천상의 여러 성인의 벗이 되며, 미복美服을 갖추고 성연盛宴에 참예하면 이 얼마나 광영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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