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유람기,” 「신학월보」 5, no. 4, (1907년)
탁사 최병헌은 1907년 「신학월보」에 4회에 걸쳐 “성산유람기”를 연재하였다. 그 내용을 증보하여 1909년에 『성산명경』을 출판하였다. 『성산명경』은 총 80쪽 분량의 책자인데, 이 중 “성산유람기”로 연재되었던 부분은 앞의 33쪽이고, 나머지 47쪽은 추가로 집필된 내용이다. 기독교와 유교, 불교, 도교의 만남을 대화 형식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아래 파일은 성산유람기 네 번째(연재로서는 마지막) 글이다. 여기서 전보의 비유가 나온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먼 세상을 연결해 주는 알려주는 전보 이론(전보학)을 알지 못하기에 먼 곳(보이지 않는 세계)의 존재를 수긍할 수 없다는, 기술과 결합한 날카로운 공격으로 유학자의 의심을 꺾는 장면이다. 현대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몇십 년 전에 선생이 만약 서양 제국에 들어가 전보학(傳報學)을 졸업하고 돌아와 우리에게 말씀하시기를 “철사 하나만 공중에 매고 보면 만 리 밖의 소식을 삽시간에 통할 것이요. 몇천 리 밖에서 서로 말씀을 듣고 수작하며 철사가 없이도 소식을 통하는 법이 있다.” 하면 우리가 선생의 말씀을 믿으리까. 반드시 반대하되 “천리마가 있더라도 천 리 밖의 일은 하루 만에 통할 것이요, 사람이 백 보 밖에서도 말을 서로 듣기 어렵거늘 어찌 만 리의 소식을 삽시간에 알며 천 리 밖의 말씀을 서로 들으리요” 하여 믿지 않을지니 그 이치가 있다 함은 전보학 공부를 졸업함이요, 그 이치가 없다 함은 전보선과 전화기를 보지 못한 연고라. 오늘날 선생이 천당, 지옥이 없다 하며 독생(獨生) 성자 예수 그리스도가 없다 함이 어찌 전보학을 모르고 영통(靈通)함이 이치 밖이라 함과 무엇이 다르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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