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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공부

불교-비불교 논쟁

by 방가房家 2023. 6. 1.

<<현대불교>>라는 불교 언론에서 한국SGI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한국SGI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벌인다는 기사였다. 한국SGI가 그 동안의 탄탄한 성장을 바탕으로 활동을 개진하고 있는데, 일본 이미지가 최악인 지금 상황에 적응하여 독도 망언 규탄대회를 여는 등 왜색 종교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현명함도 엿보이면서 석탄일을 잘 치룬 모습이다. (*최근 SGI의 활동은 종교계 전반에서도 주목받는 흐름인 것 같다. <<종교신문>>의 다음 기사 참조. 한국SGI, 대중화 시동거나 )
그런데 <<현대불교>>의 시선이 삐딱하다. 신문의 논조는 한국SGI가 불교로 취급되어도 되는가라는 문제제기이다. 기독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단 시비가 불교판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기사 마지막 부분의 내용이다.


불교계가 우려하는 부분도 바로 이런 점이다. 한국불교와는 상당히 다른 교상체계와 신앙형태를 갖고 있는 한국SGI가 불교단체를 표방하면서 보다 확산될 경우 전통적인 한국불교를 왜곡시킬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SGI의 교상체계를 연구해온 혜경 스님(화담정사 조실)은 “이대로 나아간다면 한국SGI가 대중 속으로 더 깊숙이 확산될 것이 틀림없다”며 “그렇다면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불교계도 한국SGI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불교의 왜곡을 미연에 막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http://news.buddhapia.com/news/BNC000/BNC0004840.html)

기독교식으로 “정통”이라는 범주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전통적인 한국불교”라는 범주를 설정하고 방어하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SGI를 전담해 연구하는 스님이 계신 것도, 기독교의 이단 전문가들(예를 들어 국제종교연구소의 故 탁명환, 지금은 탁지원)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다음은 SGI에 대한 나름의 분석 기사로 SGI가 반(反)불교라는 주장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

'겉만 불교 속은 반불교' SGI 대책마련 시급

불교의 기독교식 행위를 하고 있는 기사도 눈길을 끌지만 내게 더욱 흥미로운 것은 밑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이런 기사에는 으레 소개된 종교에 대한 비난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불교 종단 자체에 대한 자성의 내용들이 많았다. 다음은 비교적 점잖게 현대 한국 불교를 나무라는 글들이다.

출가는 결코 목적이 아닙니다...중생을 구제할 수단으로 출가가 방편으로 필요한 겁니다..그런데 우리 스님들 과연 중생 구제에 뜻있느 분들이 몇이나 있을까요? 글쎄요.. 아마 거의 전무할걸요... 저도 사실 스님들의 생리가 싫어요.. 그 분들의 사고 방식이 정말 싫어요... 그래서 저는 절에도 안가고 집에서 혼자 법화경 공부하고 있답니다... 아마 SGI 창가학회 회장님도 제 마음과 비슷할 겁니다... 돈은 중생들이 고생고생해서 절에다 시주하는 데, 스님들은 그 고생하는 중생들 마음은 전혀 모르고 권위나 부리고 있는 그 모습, 정말 지독히도 싫습니다...
한국 불교 위기의 본질은 현대인이 알아 듣기 쉬운 말로 불법을 전달하는데 실패한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초 속도시대에 느린 계송은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명사찰에서 일반 신도 대중을 상대로 하는 법회는 언제 부터인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있으니 일반 신도가 불교를 어떻게 이해하고 친근감을 가질수 있을까요?

나그네라는 아이디를 쓰신 분은 격렬하게 불교계의 현실을 비난한다. 불교계 자신의 문제를 쌓아두고서 남 비난이나 할 게제가 아니라는 호통이다. 매우 신랄하다.
 
기자 양반 & 기타 한국SGI를 비난하는 분들 보슈!!! 도데체 왜 사람들이 그 쪽으로 몰린다고 생각하슈??? 댁들 논리라면 이건 완전히 불교를 빙자한 사교집단인데 말이유!!! 까놓고 말해서 해방 이후 불교가 사회에 기여한게 뭐유??? 동대 역경원에 대장경 완간하는데도 수십년 걸렸소!!! 다른 종교들 보기 창피해서 말도 못꺼낼 일이요!!! 겨우 완역해 놓고 나니 세상이 변해 지루하다고 아무도 안 본다오!!! 윤뮨을 한다 디지털화 한다며 부산을 떨지만 언제 완성될지는 부지하세월이요!!! 또 뒷북 때리게 될 거요!!! 안 봐도 비디오요!!! 왜 이렇게 됐을까??? 뛰어난 스님하나 유학보내자고 하면 돈을 안 내는 신도가 자신이나 가족의 발복, 조상의 천도, 불상조성불사, 기와불사 등을 한다면 흔쾌히 돈을 낸다오!!! 왜 이렇게 됐수??? 누가 이렇게 만들었수??? 다 댁들같이 한국SGI비난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 것 아니우??? 신도들 보고는 버리라고 하면서 자칭 승려들과 그 똘만이 신도들은 열심히 챙기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우다!!! 독경도 제대로 못하는 자들이 승려랍시고 신도들 위에 군림하려고만 하는데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수다!!! 무식과 무능 위에 권위로 도배한 승려들과 맹목적인 추종으로 그들의 천박한 오만을 키워주는 개념없는 신도들을 보면 정말 역겹다오!!! .... 기독교가 설쳐대고 있어도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무능한 기성종단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국SGI를 지원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오!!! 기득권사수와 다른 종단이나 신도들의 재물을 내것으로 만드는 데만 혈안이 된-고쳐질 가능성 0%인- 모 종단 승려들의 행태를 볼 때 더욱 그렇소!!! 신도들의 재보시를 받으면 법보시라도 해야할 것 아니오??? 기본도 못하는 댁들이 과연 한국SGI를 비난할 자격이 있수??? 혹시 그 동안 독식하던 기득권을 빼앗길 것 같으니 일방적인 매도나 비난으로 기득권사수에 나선거유??? 여보슈들, 잘 나가는 SGI비난에만 열중하지 말고 제발 정신들 좀 차리슈!!! 댁들이 잘만 하면 떠나갔던 신도들도 다시 돌아온다오!!! 돈 많은 신도, 이쁘고 젊은 여신도만 좋아하는 고질병도 좀 버리고 말이유!!! 개념없는 양반들 같이니라구!!!!!

다른 독자들의 호통도 비슷한 맥락이다.

조계종 ==> "겉만 불교고 속은 반불교"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스님들 계행청정은 커넝 호화생활 비위행위 막행막식 종권쟁탈 인천의 스승으로서 자격이 없음에도 신도위에 군림하려고만 함. 간화선만이 절대진리이고 나머지는 위빠사나 포함하여 다 배척해야. 으리리한 대형불사 벌이면서 정작 사회에 필요한 참여불사 복지불사는 하나도 안함.
법화경을 주 경전으로 사용하면서 그 법화경을 설하신 분을 하위에 두다니... ==> 조계종은 안그렇습니까? 금강경을 소의경전으로 사용하면서 그 금강경을 설하신 분을 하위에 두지 않습니까? 아니, 금강경은 명목만 소의경전이고 실제 소의경전은 따로 있지 않습니까? 조계종과 현대불교는 SGI 공격할 시간이 있으면 불교계비리 개혁하고 청정종단 만들 고민부터 하세요. 조계종에도 한번 터졌다 하면 초토화될만한 비리가 요즘 문제되는 오일게이트니 행담도니 청계천처럼 산더미같지 많지 않습니까? 불자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나 조마조마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독자는 현대불교 신문사의 연원까지 되짚으며 급소를 때린다.

붓다뉴스의 모사찰 한마음선원도 한때는 조계종으로부터 SGI 와 똑같은 반불교 취급을 받은것으로 아는데, 비구니가 어떻게 깨달았다고 운운할수 있느니, 신통력으로 병고치는게 무당이지 어떻게 스님이라느니 등등 조계종으로부터 온갖 차별과 핍박을 받았는데도 오히려 교세를 확장하고 정식 조계종사찰로 인정받고 연등축제에도 참여 종단상을 받을 정도로까지 성장했는데, 이제는 조계종의 입장에서 SGI를 예전의 한마음선원 핍박하듯 기사를 쓰는군요. 솔직히 이번 기사에서 예전에 조계종단에서 냈던 "한마음선원은 반불교" 기사의 느낌을 받는건 왜일까요? 참고로 SGI신도는 아니고 오히려 SGI에도 뒤떨어진 한국불교를 걱정하는 불자임.

위의 글들 중에는 SGI 신도들의 것들도 있을 것이다. SGI 알바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한국 불교를 걱정하는 불자들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들이다. 역시 불교의 에토스는 정통-이단 시비가 통용되는 기독교계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확 느껴진다. 내 생각에도, 불교의 기본 정신에 따르면 어느 것이 진정한 불교이냐 하는 것은 중요한 논쟁이 아닐 것 같다. 방편의 적합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방편을 놓고 가부를 논하는 것이 핵심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불교에 산적한 문제들이 장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가 신자들의 인식에서 불교계의 저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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