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독교사상> 2018년 2월호에 “한국 기독교의 혼합주의, 혼합현상”이라는 내 글이 실렸다. 편집장 선생님의 배려 덕이다. 나로서는 혼합주의 담론의 주무대 중 하나였던 유서 깊은 잡지에 그에 대한 다른 시각을 담은 내 글이 추가된 것에 의미를 둔다.
2. 그런데 나조차도 이번호에서 눈길이 가는 쪽은 요가를 다룬 특집 기사이다. 아래 기사는 특집의 논문들의 쟁점을 요약 소개하고 있다. 기사 마지막에 인용된 문장이 눈길을 끈다. 이 문장은 ‘권두언’의 마지막 문장이기도 하다. 이 문장은 ‘혼합주의는 안 된다’는 혼합주의 담론이 편집진에게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준다.
‘기독교 사상’의 박종화(경동교회 원로목사) 편집위원은 “다만 힌두교적 종교성을 추구하거나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자 요가를 선택하는 경우라면 일종의 혼합종교적 무질서로 귀결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3. 내 논문은 잡지 맨 뒤에 놓여 있다. 이 배치가 어떤 의미인지, 아니 의미가 있기나 한 건지는 나로서는 판단할 수 없으며, 판단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권두언에 나오는 혼합주의 담론을 보니 내 글이 꽤나 생뚱맞다는 것이 느껴진다. 논조를 흐릿하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내 글의 표현은 분명 불편하게 받아들여지는 지점들이 있을 것이다. 혼합주의가 잘못된 것이 아닐 수 있다니, 아마 이런 생각은 기독교 외부의 한 이견 정도로 실렸다고 보인다. 구체적으로 편집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글이 실린 것 자체가 내 생각보다는 의미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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