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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만남

가톨릭과 무교의 만남1

by 방가房家 2009. 1. 11.

경향잡지 1912. 9. 30 제6권 262호, “미신(迷信)”(류기정), pp.419-421.

(현대어 표기로 바꾸고, 띄어쓰기와 구두점을 첨가하였음.)


... 대저 우리 조선에 소위 동티니 벌력이니 하는 허황된 미신으로 말미암아 생겨, 토목금수어별 등 물(物)을 위하고 혹은 고목을 버히면 동티가 난다 배암을 죽이면 벌력을 입는다 하여 부지 중 미신에 혹(惑)함이 있으니 이는 혹 어떤 이가 여러 해 된 고목을 담대한 마음으로 버힌 후 곧 위석하여 알거나 혹은 죽는 일이 있음이라.

그러므로 귀신에 어두운 자는 조금 이상한 나무를 보면 그 나무에서 무슨 벌이나 아니할까 공연히 두려운 마음을 발하여, 심한 자는 당장 그 나무로서 귀신의 호령이 내리는 듯이 생각하여...  무당을 청하여 음식을 차려가지고 그 나무 밑에 가서 빌며 낫기를 구하니 어찌 이것이 다 어리석은 자의 미신이 아니리오...

이같이 어리석은 일을 행함은 몽매한 종족에 빠지기를 자처하는 큰 수치로다.  대저 세계에서 미개한 야만으로 들리는 아프리카의 수단 지방에 토민같이 사람을 살육하는 종족들은 배물교(拜物敎)를 행하려니와 사천여년 문화에 젖은 종족으로서 어찌 저 미천한 아프리카 토민들과 같이 무령(無靈)한 물건을 숭배하리오.  이는 도무지 자연계(自然界)에 밝지 못한 연고라.

그 위하는(그들이 모시는) 나무는 항용 고목이니 발육이 성한 것이 별로 없고 몸도 굵고 속은 다 썩어버린 빈 나무라.  이러므로 공기가 온 대에 부유(浮遊)하던 탄산까스라는 기체가 이런 속 빈 나무 속에 쌓여 있으니, 만일 사람이 이 나무를 버히면 나무가 넘어질 때에 그 속에 쌓여 있던 탄산까스가 일시에 일어나는데, 만일 사람이 호흡할 때에 이 기체를 마시면 사람은 당장 현기증과 두통이 나며 심하면 숨이 막혀 위험한 지경에 이르는지라...  그런즉 공기 중에 유독한 기체가 있어 고목나무 속 같은데 쌓여있음을 주의할 것이오, 부질없이 마귀의 소위로 알고 무령한 나무에 가서 빌지 말지로다.



고목에 대한 신앙을 미신으로 공격하는 글.  성 보나파키우스가 게르만 사람들에게 선교할 때 그들의 성스러운 나무를 찍어 넘어뜨린 것을 시작으로, 기독교 선교사에서 수많은 성목(聖木)들이 선교사에 의해 베어졌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많은 사례들이 있다. 
과학적 담론을 통해 미신을 배격하려는 시도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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