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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문화/결혼식

결혼식에 관련된 만문만화들

by 방가房家 2009. 1. 11.

신명직의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 만문만화로 보는 근대의 얼굴>> (현실문화연구, 2003)에서 1920-30년대 안석영의 만문만화들을 볼 수 있다. 당시 사회상을 날카롭게 풍자한 작품들로, 그 깊이가 보통이 아니다. 짧은 글과 그림의 조합을 통해 사회 단번에 깊숙이 들여다보게 해주는 좋은 자료를 소개해준 저자에 고마움을 느낀다.
많은 만화들 중에서 옛날 논문 주제와 관련이 되는 결혼에 관한 자료들만 간단히 남겨 놓는다.
 
 
1. 1931년이 오면(3): 1930년에 그려진 이 만화는 재빨리 결혼을 해치우는 풍속도에 대한 풍자이다. 간편한 결혼에 대한 대중적 열망은 개화기 때부터 존재해왔으며 이른바 ‘신식 결혼’을 형성한 가장 큰 추동력이었다. 신식 결혼은 개신교 결혼식을 발판으로 해서 간편함의 욕구를 실현한 새로운 의례의 출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1930년대면 신식 결혼이 형성되고 있는 시기이다. 결혼에 대한 서구적인 이미지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데, 1920년대 말부터 “활동사진”이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이 만평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2. 수중 결혼을 해보지: 결혼식을 올릴 돈이 없는 서민들 사이에 행해지던 복수(福手)결혼이란 것이 있었다. 빈자(貧者)결혼이라고 불린 이 결혼은, 신랑 신부가 서로 혼례를 위한 머리를 만들어주는 ‘복수’의 역할을 해주는 결혼식이었다. 찬물만 떠놓고 가족들이 모여 서로 머리를 만져주는 것으로 끝나는, 격식 없는 결혼이었다. 이 가난한 사람들의 결혼이 이 만평에서 풍자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찬물만 떠놓고 하는 결혼식을 뒤집어 ‘양키’들의 수중 결혼식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비아냥댄다.




3. 아스팔트의 딸: 안석영은 당시 식민지 근대 도시의 새로운 인간의 모습을 “아스팔트의 딸”이라고 표현한다. 무언가 여운을 남기는 인상적인 표현이라서, 내 주제와 상관이 없지만 여기 간직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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